특집 - 인공강우(설) 기술 도입

수해·가뭄 해소하는 국책사업으로

지역내일 2003-12-08 (수정 2003-12-09 오후 3:03:47)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국회에서 자연재해의 예방차원에서 ‘인공강우(설) 기술 도입과 실용화’가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행자위 유재규 의원(강원도 홍천·횡성·아래 사진)은 8일 국회 예결위에서 ‘인공강우 기술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재해대책특별위원장인 유 의원은 “지난 9월 15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국내 및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인공강우를 이용한 자연경감 대책 포럼’을 개최한 결과, 인공강우 기술이야말로 가뭄해소는 물론 사전에 비를 바다에 내리게 함으로써 수해까지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재난재해주무부인 행정자치부가 직접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인공강우 활용사례 연구를 위해 선진국 기술 도입 및 인공강우 시범 실시 비용으로 30억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인공강우 실용화 문제는 가뭄 및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의 예방을 위한 과학적 대처방안으로써 사업의 타당성에 대하여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기상청 등 관계부처와 충분한 협의하고, 심도 있는 정책 검토를 한 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획예산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허 장관은 답변에서 “인공강우를 실용화하려면, 우리나라 기후조건에 맞는 기술적 타당성 및 법적·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해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작년 태풍 ‘루사’에 이어 올해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로 인한 수백명의 인명피해와 수십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지난 2001년에는 봄 엘리뇨 현상으로 100년만에 겪는 최악의 가뭄이 찾아와 전국이 타들어 갔으며, 농작물이나 제조업이 입은 피해는 엄청난 규모였다.
유 의원측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인공강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 인공강우 원리 = 인공강우는 마른하늘에서 비를 오게 하는 마술이 아니라, 구름층이 형성돼 있으나 빗방울로 발전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구름을 이용하는 기술다. 즉 현재의 인공강우 기술은 구름 없이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없으므로 인공증우(人工增雨)쪽에 가깝다.
즉 인공강우는 구름속에 강수 요소인 응결핵(CCN)과 빙정핵 등이 적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구름씨(Cloud Seeding)’를 뿌려 물방울을 키워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구름속의 물방울을 끌어 들여 빗방울을 만드는 ‘구름씨’로는 ‘드라이아이스(고체 CO₂)’, ‘요오드화은(AgI) 연소탄’, 흡수성(CaCl₂·NaCl) 등이 사용되며, 실험방법은 항공기 살포와 지상연소 방식 등이 있다.
살포된 드라이아이스(직경 0.8cm, 길이 1~2cm)나 연소된 요오드화은의 연기 입자 주위에 미세한 수분 알갱이가 달라붙고, 주변의 찬 공기로 인해 형성된 얼음 알갱이가 눈이나 비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 인공강우를 위한 기술과 장비 = 인공강우를 실용화하기 위해선 구름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는 기술이 집적되어야 한다. 구름의 종류, 생성시기, 입자의 크기, 수분 함유량, 빙정핵의 농도, 온도 등에 대한 분석자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실험 및 연구를 통한 기술과 경험이 축적해야 한다.
즉 ‘구름씨’를 뿌렸을 때 비로 발전할 구름과 그렇지 못한 구름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며, ‘구름씨’를 뿌려야 할 타이밍과 양(量)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인공강우 시행 전, 시행 중, 시행 후의 구름의 변화상태를 관측해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인공강우를 위해 필요한 기본 장비는 △구름수액 관측장비 △빙정핵 농도 관측장비 △구름입자 크기·분포 분석장비 △구름생성 발달과정 관측장비 △항공기데이터 처리장비 등이다.
또한 인공강우 항공실험장비로 ‘구름씨’로 활용되는 드라이아이스 배출기와 요오드화은 연소기, 요오드화은 연소탄 투발기 등의 장비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인공강우 전용항공기 2대도 필요하다. 비행기 제원은 8~10인승 쌍발 프로펠러기로 인공강우용 장비와 기상레이더 등을 장착해야 한다.
이때 비행기 1대가 먼저 구름속을 통과하면서 ‘구름씨’를 뿌려야할 정확한 위치 등을 파악하고, 또다른 비행기는 앞선 관측 비행기의 지시에 따라 ‘구름씨’를 정확한 위치에 뿌리는 역할을 한다.

◆ 인공강우 기술의 활용과 한반도 조건 = 인공강우의 기술은 주로 인공증우, 우박억제, 안개소산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인공강우 선진국의 경우 구름이 강한 비구름으로 발전하기 전에 인공강우를 만들어 수해를 예방하는 차원까지 실용단계에 돌입했다.
미국의 경우 태풍의 세력이 커지기 전에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을 태풍 속에 뿌려 비를 유도해 태풍의 힘을 약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러한 실험을 진행해 태풍의 변화된 모습을 관찰했다.
우리나라도 매년 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패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가뭄에 대한 예방차원의 기술로 인공강우 기술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유엔이 2006년부터 전 세계적인 물부족 사태를 경고하는 등 수자원확보 차원에서도 인공강우(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비가 많은 지역이지만 하절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인공 강설을 통한 물자원의 확보가 중요하게 제기된다.
한반도는 3면이 바다로 구름발달에 필요한 수증기가 충분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동쪽에 태백산맥이 남북으로 놓여 있어 편서풍 영향으로 강제상승에 의한 구름층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구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남해와 서해상으로부터 주 1회 기압골이 통과해 인공증우(설)의 호조건을 이루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가 없어 인공강우 실행으로 인한 국가간의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없는 조건이다.

◆ 우리나라 인공강우 역사 = 지난 1995년 기뭄을 계기로 인공강우기술이 국내에 소개되어 항공기 및 지상실험이 부분적으로 수행된바 있다.
2001년 봄철 가뭄을 계기로 인공강우 필요성이 제기되어, 같은해 6월 14일과 12월 10일 2회에 걸쳐 인공강우 항공실험을 실시했다.
6월 14일(오전 10시30분~12시30분) 기상청 주관으로 경남 거창~합천지역에 1호기와 경북 군위~의성~안동 지역에 2호기를 각각 띄웠다. 1호기는 요오드화은, 2호기는 드라이아이스를 가지고 항공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1호기는 구름의 온도가 하강했으며, 2호기는 0.5mm(구미), 0.4mm(대구), 1.0mm(경주)의 강우량을 보였다.
12월 10일(오전 9시30분~11시30분) 전남 목포~나주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며, 공군비행기를 띄워 나주지역에는 요오드화은 20g/30발을 연소시켰으며, 목포지역에는 드라이아이스 600kg을 뿌렸다. 결과는 이이싱 형성과 강수발생을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지상에 도달되기 전 증발해 버렸다.
2001년도 2회 가진 실험은 장비와 인력부족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으나, 인공강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3월 29일에도 경남 합천과 경북 의령 지역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다. 이날 실험은 기상청 인공강우연구팀과 자문단 등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공군 수송기를 타고 약 4.9km 상공으로 올라가 구름위에서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는 우리의 인공강우에 대한 기술집적도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 항공기술 도입과 예상비용 = 유재규 의원은 인공강우 기술집적을 위해서는 선진기술을 과감히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 9월 보고한 ‘인공강우(설)을 이용한 자연재해 경감 기술개발’계획에 따르면 2008년까지 총 145억원을 투자하면 인공강우 실용화 기술 완성 및 민간공동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인공강우 기술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해로 30억원 예산이 필요하다. 즉 30억원을 투자해 △구름형성 물리변화 실험 및 대기환경 분석 기술개발 △기상예측 및 인공강우 구름물리 수치 모의 실험 △인공강우 항공·지상실험연구 실시 및 실험관측장비 도입 △선진기술도입 및 외국 전문업체를 통한 항공실험 등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2005년 인공강우 표준 기술 개발에 27억원, 2006년 인공강우 기술의 실용화 기반 구축에 25억원, 2007 인공강우 실용화 기술완성에 30억원, 2008년 인공강우 실용화 기술 완성 및 민간 공동추진을 위해 3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한편 기상청이 인공강우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인공강우가 실용화된다면 가뭄이나 수해의 피해와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이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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