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생포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요한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여부가 드러나게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지난 3월 이라크 침공 개시 이전,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러조직들과 연계를 맺고 있어 국제사회의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력한 전쟁명분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13일 후세인이 미군 당국에 의해 전격 체포됨에 따라 WMD 문제는 진실을 가릴 계기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미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후세인으로부터 WMD 보유와 관련된 결정적 증언을 끌어낸다면 미-영 양국 정부는 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 상당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후세인의 입에 ‘전쟁의 정당성’이 달려있는 셈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군 당국의 후세인 심문은 주로 두가지 영역에 집중되고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의 최우선 관심사는 이라크 내 대미 저항세력과 후세인의 연계 여부. AP통신은 14일 후세인이 대미 무력저항과 지도자들의 행방 등 자신과 이라크 내 게릴라 전쟁과의 관련 여부를 집중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후세인 정권 당시의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 WMD 보유 여부라고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WMD 보유와 이를 매개로 한 각종 테러사건과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이다.
후세인의 반응에 대해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후세인이 순순하고 협조적이라고 설명했으나 다른 관리들은 후세인이 체포 직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답을 피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후세인이 체포에는 순순히 응했지만 당국의 조사에는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후세인의 문답조서를 본 한 관리의 말을 빌어 후세인이 WMD와 유엔 사찰 등의 문제에 대해서 자신을 합리화하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세인은 이라크가 WMD를 보유했느냐는 질문에 “물론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WMD는 미국이 전쟁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왜 당신의 시설을 사찰할 수 있도록 유엔 사찰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후세인은 “우리는 사찰단이 대통령 시설에 들어가 우리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대꾸했다.
후세인의 체포로 강력한 전쟁 명분인 ‘WMD 보유 의혹’과 ‘후세인과 테러세력과의 연계’가 입증되기를 희망했던 미 정보당국 관리들의 바램과는 거리가 먼 태도다. 후세인은 애초부터 WMD 프로그램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미국도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WMD는 흔적조차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전쟁명분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부시 대통령과 정보기관들은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WMD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후세인이 잡히더라도 이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확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후세인 심문을 통한 전쟁명분 사후 입증은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 부분에 대한 후세인의 진술을 확보하더라도 부시 행정부에게 선전적 가치 이상의 의미있는 내용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90대 후세인 정권 전복 공작에 참여했던 전직 CIA 요원인 로버트 배어는 “조사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후세인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면서도 “이라크 내에 WMD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제 명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후세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진술은 이 무기를 확보하려했던 그의 의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지난 3월 이라크 침공 개시 이전,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러조직들과 연계를 맺고 있어 국제사회의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력한 전쟁명분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13일 후세인이 미군 당국에 의해 전격 체포됨에 따라 WMD 문제는 진실을 가릴 계기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미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후세인으로부터 WMD 보유와 관련된 결정적 증언을 끌어낸다면 미-영 양국 정부는 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 상당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후세인의 입에 ‘전쟁의 정당성’이 달려있는 셈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군 당국의 후세인 심문은 주로 두가지 영역에 집중되고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의 최우선 관심사는 이라크 내 대미 저항세력과 후세인의 연계 여부. AP통신은 14일 후세인이 대미 무력저항과 지도자들의 행방 등 자신과 이라크 내 게릴라 전쟁과의 관련 여부를 집중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후세인 정권 당시의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 WMD 보유 여부라고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WMD 보유와 이를 매개로 한 각종 테러사건과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이다.
후세인의 반응에 대해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후세인이 순순하고 협조적이라고 설명했으나 다른 관리들은 후세인이 체포 직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답을 피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후세인이 체포에는 순순히 응했지만 당국의 조사에는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후세인의 문답조서를 본 한 관리의 말을 빌어 후세인이 WMD와 유엔 사찰 등의 문제에 대해서 자신을 합리화하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세인은 이라크가 WMD를 보유했느냐는 질문에 “물론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WMD는 미국이 전쟁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왜 당신의 시설을 사찰할 수 있도록 유엔 사찰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후세인은 “우리는 사찰단이 대통령 시설에 들어가 우리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대꾸했다.
후세인의 체포로 강력한 전쟁 명분인 ‘WMD 보유 의혹’과 ‘후세인과 테러세력과의 연계’가 입증되기를 희망했던 미 정보당국 관리들의 바램과는 거리가 먼 태도다. 후세인은 애초부터 WMD 프로그램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미국도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WMD는 흔적조차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전쟁명분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부시 대통령과 정보기관들은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WMD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후세인이 잡히더라도 이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확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후세인 심문을 통한 전쟁명분 사후 입증은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 부분에 대한 후세인의 진술을 확보하더라도 부시 행정부에게 선전적 가치 이상의 의미있는 내용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90대 후세인 정권 전복 공작에 참여했던 전직 CIA 요원인 로버트 배어는 “조사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후세인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면서도 “이라크 내에 WMD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제 명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후세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진술은 이 무기를 확보하려했던 그의 의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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