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라고 진단받은 환자들중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명에 한 명꼴입니다. 나머지는 수술을 안하더라도 나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척추 관절 전문병원인 나누리병원 장일태 박사(신경외과 전문의)는 최근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는 척추수술에 대해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수핵탈출증’또는 ‘추간판탈출증’ 수술이 빠르게 늘고 있고 강남의 일부 병원은 허리수술을 잘 한다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수술하는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도 일부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막무가내로 수술을 권하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척추수술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이 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까닭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척추수술 증가속도는 비정상적으로 높아, 병원이 마구잡이로 수술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척추수술은 2000년 2만2000건, 2001년 4만6000건, 2003년 6만4000건으로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283%나 늘었다. 미국은 1980년대에 척추 수술이 급증했는데 이 당시 9년 동안의 증가율이 75%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척추 수술중에서도 비용이 많이 드는 척추 고정술의 경우 미국은 성인 인구 10만명당 33명이 시술을 받은 데 비해 우리는 65명으로 두 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디스크 환자중 수술이 필요한 10%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이 예방효과만 있는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으나 디스크환자에게는 훌륭한 치료 항목중 하나다. 최근에는 운동을 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맞춤 운동처방’을 내려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병원도 있다.
운동처방을 내리기 위해서는 디스크 환자의 근육상태를 일단 진단한다. 환자가 어떤 근육이
특별히 약하다거나, 어떤 근육을 강화할 경우 허리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 검사장비를 통해 파악한다. 이에 따라 환자는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운동을 처방받게 된다.
장재일 원장은 “디스크 환자에게 수영이 좋다고 하지만 접영같은 것은 오히려 해롭고, 근력운동중에서도 어떤 헬스기구는 오히려 척추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환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적당한 강도로 할 수 있도록 상세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외에도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에 직접 진통 효과가 있는 약물을 주입하는 통증치료를 통해서도 수술없이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다.
장 원장은 “척추전문을 표방하는 병원 가운데에는 다른 치료법보다는 일단 수술을 권유하는 병원들이 있다”며 “척추질환 치료에도 수술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병의원들이 ‘입원이 필요없고 수술 뒤 바로 퇴원하는 최신 치료법’ ‘주사바늘을 이용한 첨단 수술’ 을 광고하기도 한다. 국내 유명 ‘척추 전문’ 병원들에서도 이런 수술이 남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최신·첨단 수술중에는 기존 수술보다 성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것이 ‘수핵성형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이다. 이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의료진들은 입원이 필요없으며 환부가 작아 합병증이 거의 없다는 수술의 장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척추 수술을 오래 경험한 전문의들은 대체로 생각이 다르다. 시간이 5∼10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지만 수술의 성공률은 낮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한 척추질환 전문가는 “5∼6년 전에 이 수술이 의료계의 관심을 끌었을 때 직접 시술해본 결과 성공률이 2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환자들은 수술을 받았으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재발해서 결국 다른 치료법을 써야 했다는 것이다. 최신·첨단 수술에 현혹되지 말고, 검증된 치료법을 신뢰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에는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나 수술을 한 환자들이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척추질환 전문병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척추 관절 전문병원인 나누리병원 장일태 박사(신경외과 전문의)는 최근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는 척추수술에 대해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수핵탈출증’또는 ‘추간판탈출증’ 수술이 빠르게 늘고 있고 강남의 일부 병원은 허리수술을 잘 한다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수술하는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도 일부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막무가내로 수술을 권하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척추수술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이 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까닭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척추수술 증가속도는 비정상적으로 높아, 병원이 마구잡이로 수술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척추수술은 2000년 2만2000건, 2001년 4만6000건, 2003년 6만4000건으로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283%나 늘었다. 미국은 1980년대에 척추 수술이 급증했는데 이 당시 9년 동안의 증가율이 75%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척추 수술중에서도 비용이 많이 드는 척추 고정술의 경우 미국은 성인 인구 10만명당 33명이 시술을 받은 데 비해 우리는 65명으로 두 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디스크 환자중 수술이 필요한 10%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이 예방효과만 있는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으나 디스크환자에게는 훌륭한 치료 항목중 하나다. 최근에는 운동을 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맞춤 운동처방’을 내려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병원도 있다.
운동처방을 내리기 위해서는 디스크 환자의 근육상태를 일단 진단한다. 환자가 어떤 근육이
특별히 약하다거나, 어떤 근육을 강화할 경우 허리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 검사장비를 통해 파악한다. 이에 따라 환자는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운동을 처방받게 된다.
장재일 원장은 “디스크 환자에게 수영이 좋다고 하지만 접영같은 것은 오히려 해롭고, 근력운동중에서도 어떤 헬스기구는 오히려 척추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환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적당한 강도로 할 수 있도록 상세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외에도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에 직접 진통 효과가 있는 약물을 주입하는 통증치료를 통해서도 수술없이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다.
장 원장은 “척추전문을 표방하는 병원 가운데에는 다른 치료법보다는 일단 수술을 권유하는 병원들이 있다”며 “척추질환 치료에도 수술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병의원들이 ‘입원이 필요없고 수술 뒤 바로 퇴원하는 최신 치료법’ ‘주사바늘을 이용한 첨단 수술’ 을 광고하기도 한다. 국내 유명 ‘척추 전문’ 병원들에서도 이런 수술이 남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최신·첨단 수술중에는 기존 수술보다 성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것이 ‘수핵성형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이다. 이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의료진들은 입원이 필요없으며 환부가 작아 합병증이 거의 없다는 수술의 장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척추 수술을 오래 경험한 전문의들은 대체로 생각이 다르다. 시간이 5∼10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지만 수술의 성공률은 낮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한 척추질환 전문가는 “5∼6년 전에 이 수술이 의료계의 관심을 끌었을 때 직접 시술해본 결과 성공률이 2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환자들은 수술을 받았으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재발해서 결국 다른 치료법을 써야 했다는 것이다. 최신·첨단 수술에 현혹되지 말고, 검증된 치료법을 신뢰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에는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나 수술을 한 환자들이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척추질환 전문병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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