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어지는 퇴출의 계절에 ‘보수 동결’이 무슨 대수냐.”
정부가 12일 이한동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갖고 ‘장·차관급 공무원과 1급 독립 기관장 254명
의 내년도 보수를 올해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노동자 다수의 반응이다.
◇ 국민을 기만하는 쇼일까 = 오홍근 국정홍보처장은 이날 “최근 우리 경제사회가 대내외적으로 어
려움을 겪고 있어 국정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부터 고통분담을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면서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을 계기로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 4대 부문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
무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산 법정관리 등의 절차에 들어간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의 반응은 분노에 가까웠다.
“동결은커녕 삭감된 임금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우성건설).” “이제껏 부족하지 않은 보수를
받아왔던 고위 공직자들이 보수를 동결한다니 헛웃음만 나온다(대우차 부평공장)”
6급 이하 하위 공직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공무원직장협의회에 소속된 이들은 “판공비가 있
는 고위 공직자들과 달리 우리의 생활은 하루가 버겁다고 느낄 정도”라며 “그간 인원감축도 하위
직만 대상으로 하더니, 고위직들이 보수를 동결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강요할지 안봐도 알 수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선실장은 고위직 보수동결을 “한마디로 국민을 기만하는 쇼”라며 “인원감축
등 비용줄이기 위주의 구조조정이 맞는 것인지 재검토해야할 시점에서 정부가 고통분담 운운하며 고
위직 보수동결을 선언하고 나선 것 자체가 쇼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응은 달랐다.
한국경총 최재황 홍보실장은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은 바람직스런 일”이라며 “경제가 어렵고 퇴
출기업과 실직자가 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사회지도층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당연
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또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 때문에 민간기업과 하위 공무원들에게 임금 또는 보수 인상 자
체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일반 기업에서 노·사 특히 근로자들이 경제의 어
려움을 이해하고 회사 쪽의 구조조정에 적극 협조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 무조건 허리띠만 졸라서는 곤란 = 반면 한국노총 이상연 홍보팀장은 “정부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내년도 임금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직장인들의 의료
보험료가 20% 이상 오르고 국민연금 등 각종 공공물가가 오르고 있는 마당에 임금억제 분위기로 몰아
가는 것은 직장인들의 목줄을 죄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 한국경제를 망친 것이 고위 공직자 등 사회지도층인데도 사표를 써서 그것을
책임지려는 모습이 없다”며 “보수동결은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강한 불만을 내보였다.
중앙대 이병훈(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경제가 어려우니까, 정부의 고위직들이 솔선수범으로 허리
띠를 졸라매자는 생각이 나올 법하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앞장서서 공무원 보수를 최소한 중
견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엊그제였는데 보수동결을 운운하는 것은 일할 사기를 꺾는 역
효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는 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되는지 근원적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허리띠만
무조건 졸라서는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이 잘될 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 의원들도 내년 세비를 13.6% 올리기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12일 동결로 선회했다.
이강연 기자 lkyym@naeil.com
정부가 12일 이한동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갖고 ‘장·차관급 공무원과 1급 독립 기관장 254명
의 내년도 보수를 올해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노동자 다수의 반응이다.
◇ 국민을 기만하는 쇼일까 = 오홍근 국정홍보처장은 이날 “최근 우리 경제사회가 대내외적으로 어
려움을 겪고 있어 국정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부터 고통분담을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면서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을 계기로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 4대 부문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
무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산 법정관리 등의 절차에 들어간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의 반응은 분노에 가까웠다.
“동결은커녕 삭감된 임금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우성건설).” “이제껏 부족하지 않은 보수를
받아왔던 고위 공직자들이 보수를 동결한다니 헛웃음만 나온다(대우차 부평공장)”
6급 이하 하위 공직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공무원직장협의회에 소속된 이들은 “판공비가 있
는 고위 공직자들과 달리 우리의 생활은 하루가 버겁다고 느낄 정도”라며 “그간 인원감축도 하위
직만 대상으로 하더니, 고위직들이 보수를 동결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강요할지 안봐도 알 수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선실장은 고위직 보수동결을 “한마디로 국민을 기만하는 쇼”라며 “인원감축
등 비용줄이기 위주의 구조조정이 맞는 것인지 재검토해야할 시점에서 정부가 고통분담 운운하며 고
위직 보수동결을 선언하고 나선 것 자체가 쇼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응은 달랐다.
한국경총 최재황 홍보실장은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은 바람직스런 일”이라며 “경제가 어렵고 퇴
출기업과 실직자가 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사회지도층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당연
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또 “고위 공직자 보수동결 때문에 민간기업과 하위 공무원들에게 임금 또는 보수 인상 자
체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일반 기업에서 노·사 특히 근로자들이 경제의 어
려움을 이해하고 회사 쪽의 구조조정에 적극 협조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 무조건 허리띠만 졸라서는 곤란 = 반면 한국노총 이상연 홍보팀장은 “정부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내년도 임금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직장인들의 의료
보험료가 20% 이상 오르고 국민연금 등 각종 공공물가가 오르고 있는 마당에 임금억제 분위기로 몰아
가는 것은 직장인들의 목줄을 죄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 한국경제를 망친 것이 고위 공직자 등 사회지도층인데도 사표를 써서 그것을
책임지려는 모습이 없다”며 “보수동결은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강한 불만을 내보였다.
중앙대 이병훈(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경제가 어려우니까, 정부의 고위직들이 솔선수범으로 허리
띠를 졸라매자는 생각이 나올 법하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앞장서서 공무원 보수를 최소한 중
견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엊그제였는데 보수동결을 운운하는 것은 일할 사기를 꺾는 역
효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는 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되는지 근원적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허리띠만
무조건 졸라서는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이 잘될 턱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 의원들도 내년 세비를 13.6% 올리기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12일 동결로 선회했다.
이강연 기자 lkyy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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