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걸고 단식했던 임종석은 어디에?
정치권 13일 파병안 처리 합의 … 열린우리당 태도변화에 침묵만
지역내일
2004-02-12
(수정 2004-02-12 오후 1:56:17)
지난해 10월 31일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이 동료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병원으로 향했다. 13일간 단식투쟁을 한 그였다. 겉모습은 지치고 야위었지만 당당한 표정이었다. 임 의원의 단식은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반대의지를 보여주는 투쟁이었다. 단식에 그친 것이 아니라 배수진으로 의원직까지 내걸었다. 그는 “대규모 전투병 파병이 현실화 되면 의원직까지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불렀다.
당시 각 언론은 임 의원의 단식투쟁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그는 전대협 3기 의장출신이자 대표적 386세대 정치인이다. 그만큼 다른 어떤 의원보다 상징성과 명분이 있었다. 결국 임 의원 투쟁이 도화선이 돼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라크 파병과 재건을 위한 의료, 공병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임 의원의 승리였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은 다시 이라크 파병안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의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두 달째다. 이미 초읽기에 접어든 상태다.
11일 총무회담에서는 13일 처리키로 전격 합의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31명의 의원들이 파병반대 입장을 정리했다. ‘권고적’이라는 단서조항이 붙긴 했지만, 전투병 파병 반대가 당론이다. 열린우리당도 정부안에 따른 당론 번복을 놓고 심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몇 차례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당연히 보여야 할 임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공개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정동영 신기남 의원 등 신임지도부는 당론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맞서 김근태 원내대표, 장영달 국방위원장 등 재야출신 중진들이 반대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과거 임 의원의 당당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골적인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임 의원의 홈페이지엔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악의적인 비난을 제외하더라도 임 의원 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배’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당론으로 어떻게 결정하든 관계없이 임종석 개인의 소신을 유지했는지 뜻을 굽혔는지 역사는 정확히 기록할 것이다. 입장을 밝혀 달라”고 주장했다.
같은 초선인 한 동료의원은 “처음 단식할 때부터 말렸다. 의원직까지 걸었던 것 때문에 당에도 부담이 생겼고, 개인도 욕을 먹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의원은 12일 전화통화에서 “고통스럽다. 나는 생각이 분명 다르다. 그러나 강하게 반대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처리해줘야 한다는 중론을 뒤엎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뒤 “지난번 정한 당론과 이번 정부안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의원직까지 건 단식투쟁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임 의원의 이런 태도가 선뜻 납득이 될지 여전히 의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당시 각 언론은 임 의원의 단식투쟁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그는 전대협 3기 의장출신이자 대표적 386세대 정치인이다. 그만큼 다른 어떤 의원보다 상징성과 명분이 있었다. 결국 임 의원 투쟁이 도화선이 돼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라크 파병과 재건을 위한 의료, 공병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임 의원의 승리였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은 다시 이라크 파병안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의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두 달째다. 이미 초읽기에 접어든 상태다.
11일 총무회담에서는 13일 처리키로 전격 합의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31명의 의원들이 파병반대 입장을 정리했다. ‘권고적’이라는 단서조항이 붙긴 했지만, 전투병 파병 반대가 당론이다. 열린우리당도 정부안에 따른 당론 번복을 놓고 심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몇 차례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당연히 보여야 할 임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공개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정동영 신기남 의원 등 신임지도부는 당론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맞서 김근태 원내대표, 장영달 국방위원장 등 재야출신 중진들이 반대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과거 임 의원의 당당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골적인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임 의원의 홈페이지엔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악의적인 비난을 제외하더라도 임 의원 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배’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당론으로 어떻게 결정하든 관계없이 임종석 개인의 소신을 유지했는지 뜻을 굽혔는지 역사는 정확히 기록할 것이다. 입장을 밝혀 달라”고 주장했다.
같은 초선인 한 동료의원은 “처음 단식할 때부터 말렸다. 의원직까지 걸었던 것 때문에 당에도 부담이 생겼고, 개인도 욕을 먹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의원은 12일 전화통화에서 “고통스럽다. 나는 생각이 분명 다르다. 그러나 강하게 반대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처리해줘야 한다는 중론을 뒤엎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뒤 “지난번 정한 당론과 이번 정부안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의원직까지 건 단식투쟁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임 의원의 이런 태도가 선뜻 납득이 될지 여전히 의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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