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쪽빛 하늘아래 예술적 영감이 마구 떠오르는 요즘이다. 쪽빛 하늘, 쪽빛 바다…. 쪽빛이야말로 우리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자연색이 아닐까? 이러한 자연색에 매료되어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주는 천연 염료를 찾아 나섰다.
“눈에 보이는 대로 믿지 마라, 그가 품은 마음을 보라.”
천연염색을 하는 이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말이다. 이유인즉슨 붉은 장미라고 하여, 붉은 색으로 물들지 않으며, 그 염재 속에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황토와 같이 원래의 색을 내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자연 염재는 원래의 색과 다른 색으로 물들고, 같은 염재라 하더라도 섬유, 채취시기, 보관상태, 생산지에 따라서 발현되는 색이 다르며, 매염제에 따라서도 다르게 염색되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이랴~! 철따라 주변에서 나고 자라는 꽃과 나무, 풀들에서 얻어지는 천연염료는 그 희귀성과 아름다운 빛깔은 말할 것도 없이 항균성과 소취성, 항알레르기성을 품고 있어, 우리네 건강까지 어루만져준다. 그리고 인공적인 가공을 거치지 않으니 그야말로 환경까지 생각하는 진정한 에코리즘의 큰 뜻을 품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의 관심이 천연염색·천연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인부터 주부, 학생, 심지어 유치원생들까지 천연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고 있으며, 이에 발맞추어 천연염색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숍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Part 1
아이와 함께 천연염색 체험 할 수 있는 곳
염재 채취부터 염색체험까지‘예뜨락’ 

덕양구 성사동에 가면 아이들과 함께 천연 염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예뜨락’이 있다. 푸른 빛을 내는 쪽 염색으로도 유명한 예뜨락은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 체험 농장으로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쪽 염색의 맥을 이어가는 천연 염색가 정용성씨와 최인화씨 부부가 운영하는 예뜨락에서는 사계절 언제나 쪽빛으로 물든 천연소재들을 볼 수 있으며, 쪽의 재배와 염색, 그리고 천연염색을 이용한 공예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쪽 외에도 메리골드 등의 염재들을 직접 재배하고 있어, 직접 염색 재료로 쓰이는 염재(메리골드) 채취부터 천연염색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유치원생 뿐 아니라, 초등학교, 주부, 가족단위 체험인들에게도 인기라고. 체험 프로그램은 천연염색의 전반적인 과정을 체험하는 1일 체험 학습, 생 쪽을 따서 명주에 염색하는 여름 테마 체험, 염료 채취부터 염색까지 세부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심화반이 있다.
천연 염색가 정용성씨는 “쪽은 흔히 체험하기 힘든데, 천을 염료에 담갔을 때 노란색, 연두색, 진한 녹색을 거쳐 파란색이 되기까지의 원리와 과정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어 보는 이마다 탄성을 자아낸다”며 쪽 염의 신비로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홀치기 기법 등을 통한 무늬 만들기, 매염제 만들기, 염료 추출하기도 직접 체험 가능하며, 쪽 염외에 붉은 색을 내는 홍화, 노란색을 내는 메리골드, 황색 빛이 나는 양파껍질, 황토 등을 이용한 염색 체험과 농장 둘러보기, 꽃따기, 크림 형태의 쪽 염료인 니람 만들기 등 다채로운 테마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예뜨락은 2004년 전통 염색 시범사업소로 선정되어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여름철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천연 염색 교육을 하고 있다.
예뜨락 최인화 사장은 “건강하게 사는 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천연염색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부, 학생, 유치원생까지 예뜨락을 찾는데, 자연물에서 색소가 나와 옷에 물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다. 특히 삼삼오오 모여 오물조물 염색 천에 물을 들이는 아이들의 손이 곱기만 하다”고 전한다.
이렇게 우리 인근에서 천연염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예뜨락 이외 파주 장단콩 마을, 파주 산머루 농원, 김포 다도 박물관, 파주 우농 타조 농장, 파주 쇳꼴마을, 고양 남북 공원, 강화 동검리 체험장, 곱게 빚은 행복 등이 있다.

Part 2
천연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
천연염색의 다양한 배움터 ‘아트앤크래프트’ 

천연염색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확산되면서 취미로 배우고자하는 이들이 늘고, 각종 교육기관과 단체, 동호회 등의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천연염색을 가르치려는 곳도 늘고 있다. 우리 인근에서는 고양시·파주시·김포시 소재 농업기술센터의 프로그램이 유명한데, 그 곳에서 천연염색에 대한 기본기를 익혔다면 화정에 위치한 아트앤크래프트로 가보자. 다양한 문양염과 핸드페인팅 기법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천연염색의 세계를 맛 볼 수 있다.
아트앤크래프트의 정영숙 사장은 “젊은 엄마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직접 아이와 함께 염색해 보고 싶다며, 원단과 염료, 그리고 염색법에 대한 질문을 주로 한다. 아토피 등의 피부염이 있어 찾는 이도 있고, 직접 염색 체험을 하고자 하는 이도 있다”며, 체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정 사장은 천연염색에 대해 “자연에서 색감을 내어 눈이 피로하지 않으며, 쉽게 싫증나지 않는다. 자연 친화적이며, 공장에서의 염소표백제, 형광 중백제, 풀 성분 방부제 등이 없어, 아토피, 요충, 피부병에 탁월하며 우리 몸에 좋다”며 천연염색을 일반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 중이라고 한다.
현재 아트앤크래프트에서는 9월 강좌 ‘내 손으로 만드는 추석선물용 천연염색스카프 세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 외 에코 쿠션, 친환경 내츄럴 에코백 무료강좌를 열기도 한다.
지난 8월 회원들과 생쪽 프로그램을 하고 온 정영숙 사장은 “생쪽염은 원래 8월 초쯤 하면 좋다. 바람에 나부끼는 푸른 쪽을 보니 가슴까지 상쾌해지는 느낌. 그 작은 잎에서 어찌 그리 고운 색이 나오는지, 신비롭기까지 하다. 쪽잎은 온도에 민감해 색소가 파괴되기 전에 빨리 염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아트앤크래프트 이외 파주시·고양시·김포시의 농업기술센터, 어울림누리 문화센터, 생협이나 한 살림, 고양 YWCA, 파주 환경 운동 연합, 파주 곱게 빚은 행복 등에서 천연염색을 배울 수 있다.

Part 3
천연염색제품 어디에서 구입할까?
자연의 색을 담으니 건강이 찾아오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를 둔 이은영씨는 “얼마 전 쪽으로 염색한 이불로 바꾼 후 아이가 깊은 잠을 자게 되었다. 물론 내의나 속옷도 천연염색을 한 옷으로 바꾸었고. 가격이 비싼 것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밤새 가려워 잠도 자지 못하던 아이를 생각하면 또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앞으로는 흰 면 티셔츠를 사서 삶은 후 황토나 포도, 양파, 치자 등으로 천연염색을 해서 입혀 볼 생각이다”라며 천연염색 제품에 대한 효능을 전한다.
이렇듯 천연염색 제품은 자연을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색감과 환경 친화적인 이유 말고도 피부 알레르기에 효능이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주위에도 천연염색 의류, 침구 등의 천연염색 제품을 파는 곳이 있는데, 규방과 예뜨락, 아트앤크래프트, 그린벨트, 토텍, 천연섬유 등이 대표적이다.
규방의 조철란 사장은 “천연염색의 과정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요하므로 가격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천연염색 제품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색감과 변색이 되어도 은은한 멋이 살아 있는 것, 그리고 인체에 무해하며, 무엇보다 다양한 기능성과 환경오염이 적은 점에서 앞으로 천연염색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천연염색 제품에 대한 관심을 넘어 대중화·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한다.
모 TV 광고에 “옷은 스타일을 추구하지만 세제야말로 브랜드를 따진다”는 카피가 있다. 그럼 천연염색을 한 제품들은 어떤 세제를 사용해야 할까? 규방의 조철란 사장은 “천연염색을 한 이불이나 옷은 세탁을 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 알칼리성 세제는 염색된 천을 보라나 붉은 계통으로 변하게 하므로, 천연 염색한 옷은 빨 때 반드시 중성세제를 써야 한다. 울 세제에 식초와 소금을 적당한 비율로 희석시켜 사용하고, 세탁을 할 때는 세탁시간을 짧게 해야 이염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좋은 천연제품을 화학세제로 세탁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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