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이 보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강남 1세대 상징 ‘은마’…한편으론 아쉽기도

원주민들 시원 섭섭, 인근은 가격 상승 기대감

지역내일 2010-03-16 (수정 2010-03-16 오전 11:17:40)


요즘 강남권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문제다. 오랜 시간을 끌었던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함으로써 재건축이 허용되었고 강남 1세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은마아파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이라는 호재(?)를 놓고 서울시 전체가 떠들썩하고, 강남권 주변에서는 각자의 경제 득실을 따지며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쁘지만 정작 은마아파트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은마 세입자들은 달갑지 않아
은마아파트 주변은 교육1번지로 불리는 강남의 내로라하는 학원들이 포진해 있다. 때문에 지은 지 30년이 지난 은마아파트는 정작 주인보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다른 지역에서 건너와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절반을 훨씬 웃돈다.

노원구에서 지난해 은마아파트로 전세를 얻어 이사 왔다는 김성희(40) 주부는 “아이가 올해 중학생이 되기 때문에 이왕이면 환경이 좋은 강남에서 공부시키려고 무리를 해서 왔는데 재건축이 현실화 된다는 말에 솔직히 맥이 풀린다”고 토로했다.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방이라도 재건축에 들어갈 것처럼 여러 곳에서 말이 나오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이곳에서 살 생각이기 때문에 솔직히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소식은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 실제 인근 부동산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허용이 발표되자 주인들이 가격 상승을 묻는 문의가 많은 반면 세입자들은 당장 언제부터 재건축에 들어가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30여 년 전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와 은마아파트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원주민 윤삼례(75) 할머니는 “아파트가 너무 낡아 녹물이 줄줄 샐 때는 빨리 재건축이 돼야 한다 싶다가도 온갖 세월을 함께한 이곳이 막상 사라진다니, 강남의 한 시대가 저물어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심정을 밝혔다. 


주변 아파트들 수혜 여부에 촉각
은마아파트와 마주보고 있는 미도아파트와 선경아파트 등 주변의 일반 아파트 사람들은 재건축 소식에 촉각을 잔뜩 세우고 있다. 이웃인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면 자신들의 아파트 가격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선경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권모(47)씨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소식을 듣고 솔직히 내 집의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지나다니면서 늘 낡은 은마아파트가 눈엣가시처럼 보였는데 요즘은 새삼 다시 쳐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사람들도 자신처럼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서 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에 대해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중층아파트 특성상 재건축 사업성이 낮고 사업추진이 저층아파트에 비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은마아파트의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용적률이 높아지고 사업 속도가 빨라져 가격이 오른다면 모를까 현재 상황에서는 주변 아파트가 수혜를 입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층 재건축은 벌써부터 설레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은 인근 강남권 중층 재건축 단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때문에 예정돼 있는 중층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 주인들은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분위기다.

강남구는 은마아파트를 포함해 26개 단지, 1만7,782가구가 중층 재건축이 예정돼 있다. 은마아파트 외에도 같은 대치동에 있는 청실 1, 2차 아파트가 사업시행 인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압구정동 구 현대 10차를 비롯해 압구정지구가 한강르네상스개발에 따른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와 가까이 있으면서 비슷한 세월을 함께한 청실아파트의 한 주민은 “은마아파트가 허물어진다니 섭섭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재건축이 결정되었으니까 순조롭게 진행돼 다른 아파트 재건축에 촉진제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은마아파트 재건축 소식에도 인근 저층 재건축 시장인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은마아파트 주변 사람들은 여건이 비슷한 중층 재건축 시장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영진 소장은 “분위기상 은마아파트와 유사한 조건의 중층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한민자 리포터 hmj64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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