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차기행 2-7

난눠산(南?山)의 차수왕(茶樹王)

지역내일 2010-07-18

장홍을 벗어난 택시는 서쪽 멍하이(?海)를 향해 달린다. 시내를 벗어나니 야자수를 곧게 심은 길가에 너머 야산에 드문드문 차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차밭에는 아직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예로부터 해발 1000n 이상의 높은 고도와 습도, 그리고 짙은 안개는 명차 생산의 필수 요소로 알려져 있다. 짙은 안개는 찻잎을 두툼하게 만들어주고 차의 향을 더욱 짙게 한단다. 
40대의 택시 운전사 진씨는 아침부터 장거리 손님을 만나서 인지 신이 났다. 창문을 열고는 길가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아가씨들에게 휘파람을 불며 손짓을 한다. “어! 잘 빠졌는데...” 아가씨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징홍을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채 안되어 멍하이 경계를 넘어서고는 비포장으로 들어서더니 난누오산(南?山) 부락 입구를 지난다. 소수민족인 하니족 거주지역이다. 더 이상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진흙탕이 이어진다. 동네 사람들에게 고차수에 대해 물으니 대충 알고는 있지만 안내는 어렵다며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 한국에서부터 이 차나무를 보기 위해 왔다고 사정했더니 반색을 하며 한국인이라면 예외란다. 하니족 청년 하나가 오토바이로 올라갈 수 있다며 필자를 뒷좌석에 태우고는 산길을 달린다. 숲길을 쏜살같이 달리며 하는 말이 처음엔 일본인처럼 보여서 달갑지 않았지만 한국인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란다. 한국인을 만난 적은 없지만 TV를 통해 한국 문화에 너무도 익숙하다며 이런저런 연예계 소식을 묻는다. 중국의 오지에서도 한류의 물결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안개 자욱한 개울을 건너고 옹달샘을 지나 삼십여분을 달린 오토바이는 산속에서 멈춘다. 더 이상은 올라갈 수 없으니 걸어야 한단다. 이십분 정도 이슬 젖은 숲을 헤치며 올라가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눈 앞엔 차나무 군락이 펼쳐진다. 이곳의 차나무는 관목이 아니라 소교목형으로 사람 키만큼의 높이에 가지가 많이 펼쳐져 있다. 마치 사과밭이나 배 과수원에 들어온 느낌이다. 식물학적으로 야생의 재배형 차나무는 보이차의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다량의 폴리페놀과 여기에 속해있는 카테킨, 카페인, 아미노산의 함량이 일반 소엽종 차나무에 비해 월등히 많아 깊은 향과 맛을 낸다. 농약과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야생의 이 차나무들 덕택에 하니족은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단다. 과거에는 소엽종의 재배차에 밀려 차를 만들어 내다 팔 생각을 못했던 야생차가 지금은 중국 전역에서 최고로 대접받는 진품 야생 보이차가 되어 있다. 중국 전역에 몰아친 보이차와 야생차 열풍에 봄이면 차 상인들이 몰려들어 몸싸움을 벌여가며 선도입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물론 덕분에 가격도 매년 두 배 이상이나 상승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또다시 수풀을 헤치며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뿌연 안개 속 짙은 차향이 비강을 자극하고 비탈진 언덕 사이로 철망에 둘러싸인 굵은 차나무가 자태를 드러낸다. 난누오산의 차수왕(茶樹王)이다. 아무런 표식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8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고령의 차나무는 이곳 차 재배의 역사를 대변한다. 중국인들이 그리도 자랑스러워하는 차문화, 하지만 하니족의 하주 먼 조상들이 어느 곳에서 옮겨다 심었을 차수왕의 존재는 자신의 후손들에게 물질적 풍요와 함께 늠름한 모습으로 하니족이 바로 차의 원류라는 자긍심을 남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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