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언제부터 엄숙했나?

지역내일 2010-07-19
아버지라고 하면 아직까지는 한 가정의 가장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버팀목이자 큰 울타리와 같아 말도 별로 없고 엄숙한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정말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엄숙하기만 할까? 아버지는 세상에 날 때부터 그렇게 말도 없고 점잖은 존재였을까?
<아버지의 백 드롭>에는 아버지 4명이 나온다. 직업도 가지각색이거니와 하나같이 점잖고 어른스러운 아버지와는 거리가 멀다. 아버지의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아들을 위해 무리한 도전을 하는 프로레슬러, 아들이 같은 반 친구에게 주눅 들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밀어주는 어시장 사장, 자신의 꿈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개그맨, 가족을 속이는 게 즐거운 철없는 아버지 등 별난 아버지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사고가 유쾌하다.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숨기는 속마음을 보는 것 같아 즐겁다. 늘 가족에게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생을 즐기고 웃음을 좋아하는 것은 아버지도 마찬가지 아닐까.
필자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웃음보다 무표정일 때가 많았다. 일 때문에 늘 바쁘고 우리 형제와 놀아준 기억도 별로 없다. 무뚝뚝하고 재미없고… 그래서 아버지는 조금 불편했다. 그런데 이제 연세가 들고 일에서도 손을 놓으며 조금씩 달라졌다. 농담도 잘하시고, 조곤조곤 이야기도 재미있으며 특히 어렸을 때 말썽 피운 추억거리는 ‘아버지가 정말 그러셨어?’ 하고 되물어야 할 정도다. 어쩌면 젊은 시절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여유가 없었나 보다. 그 많은 이야기와 장난기를 감추고 그 오랜 세월을 무뚝뚝한 얼굴로 지내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작가의 말대로 어른이란 아이가 자라서 완전히 성질이 다른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른에게 남아 있는 아이의 면모, 아이에게 이런저런 어른의 요소가 들러붙은 게 어른이라는 것에 정말 동감한다. 그리고 가장이라는 것이 그 많은 것들을 감춰버릴 만큼 무거운 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아버지들이 철없어 보이지만, 예의 문학작품에서 입을 굳게 닫고 아무 말 없이 감싸주는 아버지보다는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다. 어른이라고만 느끼던 아버지에게서 괴상하고 어린이 같은 면을 발견한다면 좀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백 드롭
지은이 나카지마 라모
옮긴이 한희선
펴낸곳 북스피어
값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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