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정신여고 채 란

수학, 언어영역 장벽 넘어 고지에 서다

지역내일 2011-10-02 (수정 2011-10-02 오후 2:11:22)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채 란 양은 매일 스스로에게 메시지를 준다. ‘나는 성적이 오를 것이다’는 문구다. 수능시험을 목전에 둔 터라 성적에 대한 불안감이 마음 한 구석에 숨어있기에 이를 떨치고자 일종의 자기 암시를 주는 셈이다. 매일 가지고 다니는 플래너 표지에도 목표로 하는 대학 마크가 새겨진 스티커를 나란히 붙여 놨다. 새 봄, 대학 새내기로 화려하게 데뷔하기위해 긴장감이 감도는 고3 생활을 적당히 즐기고 있는 채 란 양을 만났다. 채양은 정신여고 교사 누구나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정한다.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협동심과 배려심, 지도력까지 갖춘 성실한 학생이기 때문이다.




깨우침 안겨준 노래선교단
  채양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서 고교시절을 알차게 보냈다. 바로 ‘노래선교단’ 활동이다. 노래선교단은 2학년에서 운영되는 특수학급으로 음악을 통해 선교 및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반. 정신여고에서 4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학생 활동인 만큼 선발기준도 까다롭고 선발된 학생들은 자부심도 대단하다. 가창 오디션을 포함 인성평가와 성적 등을 고려해 한 학급 40명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이들은 틈틈이 노래와 율동 연습을 해 기관이나 교회, 교도소, 병원, 학교 등에서 감동의 무대를 펼친다.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처럼 입시만 바라보며 공부하다 졸업하고 싶지 않았어요.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노래선교단이 딱 맞겠다 싶었죠.”
  채양이 노래선교단을 선택한 이유다. 여기서 채양은 단장을 맡아 의미 있는 1년을 보냈다. 5월부터 시작되는 외부 공연을 준비하고 30회에 달하는 무대에 서면서 책임감과 지도력도 키울 수 있었다. 그녀는 “선교단 활동을 하면서 협동심, 배려심, 사랑을 베푸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배웠다”면서 “연습, 공연으로 시간을 빼앗기기에 시험 준비 기간에는 학급 친구들과 중요과목을 정리해 돌려보면서 성적관리를 했다. 2학기에는 수능대비 스터디그룹도 만들어 함께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얘기했다. 이 시간들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됐고 성적과 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수학 포기자’ 스스로 실력 채우다
  채양은 영어를 잘한다. 전국고교생영어말하기대회와 교내 영어말하기대회 수상실적을 갖고 있고 작년에는 G20서울정상회의 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역도서관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영어책 읽어주기 봉사활동도 했다.
  빼어난 영어 실력을 갖춘 비결을 물어봤다. 지금까지 한 번도 영어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초등5학년부터 중2까지 영어사교육으로 활용한 것은 라디오 ‘굿모닝 팝스’와 영어학습지 뿐이라는 것. 평상시에는 좋아하는 미국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면서 듣기실력을 키웠다.
  “원래 언어에 관심이 많았고 학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생활 속에서 재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실력이 길러진 것 같아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방법을 잘 활용한 영어고수의 씩씩한 답변이다.
  ‘엄친딸’의 면모는 다른 과목에서도 발휘된다. 1학년까지 스스로를 ‘수포자’라고 할 만큼 수학을 두려워했던 채양은 4, 5등급을 오락가락하던 수학성적을 1, 2등급으로 올려놨다. 비법이라면 방과후학교를 활용해 개념설명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숙제를 꼼꼼히 한 점. 언어영역도 비슷하다. 4, 5등급을 받던 성적이 지금은 늘 1등급이다.
  “힘든 과목을 극복한 비결에 사실 특별한 것은 없어요. 어떻게든 이 과목을 정복하겠다고 마음먹고 길게 보면서 꾸준히 노력한 거죠. 특별히 과외나 학원을 다니기보다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3년 내내 함께 했다고 보면 되요.”




공정무역 주도하는 무역전문가가 꿈
  부족한 점은 모두 극복해 고민이 없을 것 같은 채양에게도 취약점은 있다. 매일 모든 과목을 공부하지만 뒷마무리를 하지 않고 자꾸 과목을 바꿔가며 공부한다는 점. 그러다보니 공부의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다. 이런 방법을 바꾸고자 요즘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정해 과목마다 공부분량을 체크하게 된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거나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스트레스도 풀어준다.
  그녀의 꿈은 무역업을 하는 것이다. “고1때 공정무역에 대해 사회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나중에 이런 일을 직업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때부터 관련된 책도 읽어보고 자료도 찾아봤는데 대학진학은 경영, 경제학보다 어문 쪽을 전공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 쪽으로 원서를 쓸 생각”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채양의 플래너에는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에 시도할 굵직한 계획들이 차근차근 쓰여 있다. 일단 대학에 입학하기 전, 홀로 중국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세계경제를 주름잡을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에 가서 그들의 문화나 생활을 느끼며 미래를 설계해보고 싶어서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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