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로 만든 피리소리, 들어본 적 있나요? 환한 보름달 뜬 가을밤이 아니라도 그 소리를 들으면, 마음 한가운데로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입니다. ‘우리동네 문화센터를 찾아서’ 이번 주는 주엽역 그랜드백화점에서 직영 운영하는 ‘그랜드아카데미’의 소문난 인기강좌 대금&소금반입니다. 가슴은 시원하게 머리는 맑게 씻어주는 대나무 소리를 따라 가보았습니다.
그들의 얼굴이 환한 비결은?“석양이 질 때 대금의 소리를 한번 들어보세요.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 소리를 한번 들으면 반하게 돼요. 소리를 잘 내면 얼굴도 밝아져요.”
열혈회원 노주섭 씨의 말이다. 그랜드아카데미 대금&소금반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일요일 4시에 수업이 있다. 현 회원은 15명 정도로, 대부분 대금을 배우고 있다. 이 반은 생겨난 과정이 독특하다.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만들고 회원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정 반대의 방법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대금과 소금을 사랑하는 한 회원이 문화센터에 요청해 생겨났다. 그만큼 회원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강사도 회원들의 사랑에 보답한다. 정규 수업은 1시간이지만 이윤희 강사는 개인레슨을 더해 2시간 동안 진행한다.
회원들은 세 달에 한 번씩 자체 연주회를 한다.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 카페에 올린다. 기록으로 남으니 자세나 연주 실력을 체크할 수 있다. 회원 간 교류도 활발하다. 연주회를 들으며 품평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급자가 초보자에게 적극적으로 지도를 한다. 회원들은 가족들 앞에서 연주회를 여는 것이 목표다. 그날까지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갈 계획이란다.
집중력 높아지고 스트레스도 훌훌권오영 회원은 요즘 대금 독주곡을 연습하고 있다. 그는 “느린 음악으로 잔잔하게 대금을 불면 마음을 돌아보게 돼 좋다”고 말한다.
“대금의 신동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는 오윤식 회원은 등록한 지 두 달째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뜻대로 소리가 잘 안나 은근히 스트레스 받네요. 갈고 닦아야 청아한 소리가 나겠죠. 잘 배워서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추창호 회원은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악기를 시작했다. 고민 끝에 택한 것이 대금이다.
“국악은 품위가 있어 좋아요. 훌륭한 선생님 따라서 끝까지 배우고 싶어요.”
대금 소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열심일까. 회원들은 대금을 불면 마음이 평안을 찾는다고 말한다. 소리를 내는 동안 집중력이 생기고, 몰입해 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김종두 회원은 시골에서 자라던 향수를 좇아 대금을 배운다. “어릴 때 만들어 달밤에 불던 퉁소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나이 먹기 전에 해야겠다 싶어서 배운지 일 년 반이 돼 갑니다.”
어머니의 권유로 단소를 배우러 등록했다가 대금 소리에 반해 버린 어린이도 있다. 6학년 이기혁 군은 드라마 대장금 주제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 군은 “대금은 리코더에 비해 구멍 개수가 작아 오히려 더 배우기 쉽다”고 귀띔한다.
대금을 배우다 보면 호흡이 길어진다. 복식호흡을 해야 하니 칼로리 소모도 많이 된다. 천식을 앓던 이가 호전된 사례도 있다. 정신적인 면에서 얻는 안정감도 좋다.
훈훈한 분위기라서 그럴까, 각자 연습하면서 내는 악기 소리가 소음이 아닌 화음으로 들린다. 각자의 마음을 부딪치지 않고 조화롭게 만드는 법, 대금이 가르쳐 주나보다.
미니인터뷰 이윤희 강사“대금을 불면 성격도 시원시원해 져요”
이윤희 강사는 고교시절 특별활동 시간에 가야금을 배우려다 대금 소리를 듣고 반해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되었다.
“대금의 소리는 다른 악기보다 감성적으로 와 닿는 면이 있어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는 악기죠.”
소리가 예쁜 만큼 욕심을 버리고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자기가 부는 악기를 따라가요. 한의 소리라는 인식은 일제의 잔재예요. 대금을 배우는 사람들은 성격이 시원시원하거든요.”
“그랜드아카데미는 할인이 한창”그랜드백화점 8층에 있는 그랜드아카데미는 한 학기 3천여 명의 회원이 등록,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최근 새롭게 단장하고 할인잔치를 풍성하게 열고 있다. 댄스 20%, 노래 30%, 컴퓨터강좌 20%를 할인하며 백화점 내 매장 130여개 이용 시 10% 할인, 마그넷 불한증막 할인권을 증정하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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