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일산에서 후예 키우는 것이 꿈”

30년 특공무술 외길인생 걸어온 김동규 씨

지역내일 2012-12-15

1983년 겨울 어느 날, 열일곱 살 소년 김동규는 새로 생긴 특공무술 도장에 놀러갔다. 추운 날씨에도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에 매료돼 2단까지 땄던 태권도를 그만 두고 특공무술에 입문했다. 그로부터 30년, 한눈팔지 않고 무술만 했다. 지금 그에게 남은 가장 소중한 것은 특공무술로 키워 온 제자들이다. 그는 일산초등학교 53회 졸업생이다. 고향인 일산에서 후예들을 키우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보람이고 긍지다. 2000년에 처음 백마특공무술체육관을 열고 탄현, 화정, 중산까지 특공무술을 보급해 온 김동규 관장을 만나 무술 외길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열일곱에 시작한 특공무술
‘무술의 달인’ 김동규 관장을 탄현특공무술체육관에서 만났다. 인터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중생들이 까르르 웃으며 들어왔다. 특공무술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가볍지 않은데 여학생들이 배운다니 뜻밖이었다. 알고 보니 특공무술은 정발중학교 0교시 체육 수업에 선정된 종목으로 학생들의 체력 향상 뿐 아니라 호신술에 효과적인 무술로 인정받고 있었다.
“요즘 운동은 놀이와 접목을 시키는데 특공무술은 무술 본연의 취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재미나 흥미보다 내 몸을 보호하고 강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죠. 꾸준히 배우면 성격이나 왕따 문제도 원천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말 나온 김에 학교 폭력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김 관장은 왕따 문제도 당하는 학생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라는 것이다.
“왕따를 시키는 애들한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그 아이의 행동이나 생각이 요즘 아이들한테 못 맞추는 면이 있는 거지. 자녀가 왕따 당했다고 엄마가 학교 찾아가서 우리 애한테 왜 그랬냐 따지잖아요. 백날 전학 다니면 뭐해. 지방이 아니라 어디로 전학 가도 그 아이의 본 성품을 고치지 못하면 어디로 돌아도 똑같은 거예요. 자기 아이가 멀쩡한데 나머지 아이들이 왕따 시키는 게 아니라 그 아이한테 원래 있는 문제가 80%는 있다고 봅니다.”


강인한 특공무술 학교폭력에도 해답
왕따 시킨 아이들이 아니라 당하는 아이 문제를 돌아보라니, 대답이 세다. 그러나 말에 힘이 있었다. 오랜 시간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만나 봤기에 간결한 대답을 내릴 수 있는 지도 모른다. 그는 “상담하러 온 아이들을 딱 보면 성격이 파악이 된다”고 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성격도 바뀌죠. 마음이 열리면서 자동적으로 자신감이 생기지. 일단 특공무술을 2년 배우면 누가 건들지 않죠. 강하다는 이미지가 깔려 있으니까.”
슬쩍 요일별 수련표를 엿보았다. 줄넘기, 스트레칭, 체력훈련은 기본. 발차기와 호신술, 낙법, 품세, 기계체조와 인성교육, 쌍절곤에 겨루기, 격투술 까지 일주일 수련 스케줄이 빼곡하다. 
‘특공무술을 배워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배우기 때문에 강해지는 것’이라는 문구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강해질 수가 없다’는 말까지, 특공무술은 어떤 운동이기에 이토록 ‘강함’을 강조하는 것일까.


호신 제압술 특공무술
“제압술이죠. 특공무술은 원래 군에서 나온 거예요. 합기도가 내 몸을 보호하는 호신술로 그친다면 특공무술은 보호에서 제압까지 들어가요. 상대가 다시 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특공무술은 원래 특수부대나 비밀요원들만 배우던 무술로, 대통령 경호실에서 비밀리에 만들어 낸 운동이다. 특정인들이 배운 것을 사회에 나가 가르치면서 대중들에게 전파됐다. 김동규 관장은 사회체육으로 특공무술을 만든 창시자인 현 대한특공무술협회 장수옥 총장에게 처음 특공무술을 배웠다. 당시에는 국가 기밀을 누설한다며 청와대에서 나와 지켜보기도 했다.
물론 일반인들과 군인들이 배우는 특공무술은 다르다. 일반인들을 위한 과정은 사회체육의 한 분야로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그래도 특공무술 특유의 강인함은 지키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체력적인 강인함 이전에 인성 교육을 중요하게 가르친다. 김 관장은 “과잉보호 받고 자라는 요즘 아이의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체 활동을 많이 해본 아이들은 달라요. 남을 배려할 줄 알죠. 혼자서 집에 놔둔 아이들하고 틀리죠. 단체 활동을 통해서 우리라는 걸 생각하게 되잖아요. 어릴 때부터 체육 시설에서 여럿이 부대낄 수 있는 곳으로 보내면 좋죠. 요즘 엄마들은 너무 공부 공부 하다가 나중에 문제 생기면 체육관에 찾아오는 경향이 있거든요.”
문득 스포츠만큼은 사교육을 시킨다는 북유럽 나라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예체능 학원을 끊는다.
“친구 왜 때렸냐고 하면 그냥 재미로 했다는 애들 많잖아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성격이 그렇게 만들어진 거죠. 너무 귀하다고 감싸고 폐쇄적으로 공부만 하다 보니까.”


십년 내 제자 20명 양성이 꿈
특공무술은 특별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 관장은 그저 무술의 한 길을 꾸준히 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체육관은 운동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 한 길을 가면 다른 문제들은 어우러져서 자연스럽게 풀리는 거라고 했다.
특공무술은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스승의 승인을 얻어야만 도장을 열 수 있다. 스승 밑에서 3년 동안 사범으로 일하면서 배워야 한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니다. 김 관장도 도장을 열기 전에는 6시에 퇴근해 밤 12시까지 사범으로 일했다. 지금까지 그가 사범으로 배출한 제자는 모두 13명이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제자들을 많이 양성하는 거예요. 태권도는 고양시에만 2천개가 있어요. 특공무술은 협회가 여러 개 있어도 전국에 5백 개가 안돼요. 운동은 좋은데 대중화 되려면 아직 멀었죠. 고양시에 네 개 했으니까 내년쯤에 하나 더 생기고. 앞으로 십 년에 일곱 명만 더 하면 20명 배출이네요. 제자들 길러서 많이 퍼트리면 그게 나름대로 사회 이바지하는 거지 뭐 별거 있나요. 운동 배우면 나빠지지는 않으니까요.(웃음)”

문의 (사)한국특공무술협회 일산 탄현관 031-924-5988, 중산관 031-975-6060, 백마관 031-903-3932, 화정비룡관 031-969-6530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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