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종종 등장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보며 눈물 흘리기는 하지만, 정작 그들과 나누는 일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일산장애인종합복지관의 백승진 사회복지사는 “나누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나누면 행복해진다”며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한다”고 전한다. 추운 겨울바람을 훈훈하게 만드는 착한 맛집들. 맛있는 한 끼 식사와 먹거리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음식점과 빵집을 찾아가 보았다.
직접 담근 김치가 맛의 비결 ‘옛고을 돈 통갈비’
“열심히 일해서 이웃과 나누고 싶어요”
연탄에 초벌구이해서 나오는 갈비와 오겹살, 묵은지찌개로 유명한 맛집이다. 각종 나물과 밑반찬은 물론 김치까지 전부 최지원 사장이 만든다. 특히 직접 농사지은 배추를 한 달에 걸쳐 직접 다듬고 절여서 담근 김치 맛이 일품이다.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덕분에 지금은 손님이 제법 많아졌다. 하지만 장사가 잘 되건 그렇지 않건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다. 2005년 9월, 원당복지관에서 한 달에 한 번 마련하는 독거 어르신들 생신잔치를 도와주면 어떻겠냐는 지인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드시고 싶어도 마음껏 드시지 못하고 거동도 불편한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우리 부모님, 혹은 미래의 내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이웃과 나누자’고 다짐합니다. 월드비전, 유니세프 등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나누며 살고 싶어요.”
위치: 덕양구 성사동 240-4
문의: 031-938-5292
부드러운 돼지갈비로 유명한 ‘장수마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눔을 실천해요”
과일을 갈아 넣은 천연 양념에 재운 돼지갈비가 일품인 장수마을. 장수마을은 고깃집의 필수품인 석쇠를 약품을 이용하거나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지만 뜨거운 물에 담가 세제를 이용해 제대로 닦아내며, 참숯을 사용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돼지갈비를 같은 자리에서 12년째 선보이고 있는 정순란 사장도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생신잔치를 열어 드리고 있다.
“어르신들이라 드시기 편한 불고기류로 준비해요. 음식점이니까 있는 음식에 수저 몇 벌 더 놓는다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봄가을에는 인근 노인정 어르신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다. 정순란 사장의 남편은 독거노인 반찬 배달 일에 정기적으로 봉사를 나가고 있다.
“더 돕고 싶은데 못해서 미안할 뿐이에요. 그런데 신기한 건,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이 제3세계에 보낸다고 신생아 모자를 뜨고 있더라구요. 참 기특하고 흐뭇했어요.”
위치: 덕양구 주교동 26-9
문의: 031-965-9272~3
기본 반찬만으로도 배부른 ‘훈장골’
“이웃 덕분에 장사하는데, 이웃에 돌려주는 게 당연하죠”
오픈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훈장골은 형제가 운영한다. 형인 김정우 사장은 홀을 총괄하고 동생인 김정수 사장은 주방장이다. 2012년 초부터 월 1회 돼지갈비와 불고기 등을 많게는 100인분씩 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하고 있다. 복지관에서는 기부받은 돼지갈비와 불고기를 봉사자들이 조리해서 관내 장애인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장사는 처음이지만, 동네 장사를 하면서 그 이익을 이웃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웃들 덕분에 장사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도움을 드릴 데가 없나 살펴보던 참이었는데, 근처에 장애인복지관이 있더군요. 그래서 후원하게 됐습니다.”
주방장인 동생 김정수 사장이 모든 음식을 직접 다 만드는 훈장골의 주 메뉴는 갈비와 불고기, 그리고 냉면. 상추겉절이, 샐러드, 양념게장, 연어, 잡채, 동치미, 묵무침 등 때마다 조금씩 다른 기본 반찬만 일곱 가지가 나가는 것도 이 집의 자랑이다.
위치: 일산서구 탄현동 132-70
문의: 031-913-1980
소문난 맛집들이 모여 있는 ‘풍동애니골번영회’
“월 2회,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요”
풍동애니골번영회는 회원인 애니골 내 음식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다. 번영회 소속 사랑나눔 실천업소 50여 곳이 돌아가며 월 2회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매번 다른 회원의 음식점에서 진행하므로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음식들을 다양하게 대접할 수 있다. 배움누리센터에서 공부하는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의 어려운 아이들에게도 월 1회 식사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장학회도 결성했다. 번영회 이광길 회장은 “경기가 어려워서 장학회 운영이 쉽지는 않지만, 회비 외에 일일찻집을 열거나 업소마다 저금통을 비치하는 방법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나누고 살아야죠. 회비로 운영하는 단체인 데다가 경기가 어려워서 출연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문의: 031-907-6080
가족과 함께 즐기는 브런치 ‘파리바게트 산들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빵이 잘 전달되길 바래요”
파리바게트 산들점 노미선 사장은 문촌9사회복지관의 푸드뱅크 사업에 6년째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의 빵집에서 매일 저녁 그날 팔고 남은 빵을 묶어서 세일하지만 노미선 사장은 푸드뱅크를 선택했다. 빵이 잘 팔려서 없을 때는 매대의 빵도 선뜻 내놓는다. 매일 적지 않은 양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텐데,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냥 맛있는 빵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보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도, 외롭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에게도 우리 빵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2년 전 길 건너편에서 확장이전하면서 매장을 카페 형태로 바꿨다. 아침 7시에 오픈해서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힘들긴 하지만, 자신의 빵집이 가족 단위의 손님들에게 브런치를 즐기고, 커피와 빵을 즐기는 편안한 장소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이 흐뭇하다고 한다.
위치: 일산동구 중산동 1667-6, 7
문의: 031-972-8208
달콤한 도너츠와 맛있는 커피 ‘던킨도너츠 일산탄현점’’
“즐거운 마음으로 지인들과 함께해요”
던킨도너츠 일산탄현점에는 누구 엄마, 누구 부인이라는 재미있는 서명 카드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모두 이매리 사장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후원에 동참하는 사람들이다. 가족, 친구, 본사 직원, 매장 매니저 등, 지인들과 손님들의 도움으로 50~60개 정도의 후원 케이크를 마련하면 복지관에서 나머지를 지원해 매년 100개씩 저소득 가정에 후원한다. 푸드뱅크 사업에도 참여하며, 장애우, 무의탁 노인들의 도시락에도 도너츠를 후원하고 있다.
“잠시 외국 생활을 했을 때, 아이와 함께 다니던 공공도서관에서 재활용 가방을 팔았어요. 판매금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가방을 사간 사람들의 사진을 1년간 벽에 붙여 놓더라고요. 그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즐겁고 재미난 일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죠. 지금은 고 3이 된 딸과 친구들도 즐겁게 동참하고 있어요.”
위치: 일산서구 탄현동 1574-8
문의: 031-925-0045
이현주 리포터 gojoow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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