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천식 같은 고질적인 병이 있었어요. 의사가 진단하기를 운동하고 술 담배 하지 말고 식이요법 해서 살을 빼라고 극약처방을 내렸어요. 골프 수영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다 해봤지만 재미를 못 느꼈어요. 우연히 탁구장에 들어왔는데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지고 재미가 있었어요.”
박성준 씨는 1년 9개월 전, 탁구에 빠지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했다. 탁구는 계속 걸으면서 공을 치는 전신 유산소 운동으로 5~10분만 쳐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운동이 됐다. 무릎이 아파 병원에 찾아간 박 씨에게 정형외과 의사는 “운동을 끊기보다 무리하지 않게 하라”고 조언했다. 꾸준히 했더니 다리 근육이 생겨 약한 무릎을 지탱해 줬다. 심폐기능도 좋아지고 살도 10kg이상 빠졌다. 박성준 씨뿐이 아니다. 탄현탁구클럽에는 탁구예찬론자들이 많다. 실력도 분위기도 일산 최고라고 자부하는 그곳에 찾아가보았다.
체력과 집중력 좋아지는 탁구
영하의 혹독한 추위가 계속되는 날씨, 평일 저녁인데도 탄현탁구클럽에는 수십 명의 회원들이 모여 운동에 여념이 없었다. 초록색 테이블에 톡탁톡탁 오가는 탁구공소리,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가득한 지하실에는 추위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탁구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이 작은 공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김남오 관장은 “살이 빠지고 체력이 좋아지고 심폐기능도 좋아진다. 가장 좋은 건 스피디한 운동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발달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 투수가 공을 던지면 타자가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판단해서 공을 치듯이 탁구도 마찬가지죠. 순간적으로 야구보다 훨씬 변화된 공이 오기 때문에 빨리 판단해서 대처를 해야돼요. 순발력이 좋아지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김 관장은 초등학생 때 탁구 선수로 활동했다. 엄격하게 탁구를 배웠던 기억 때문에 어른이 된 뒤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우연히 다시 시작한 탁구에서 그는 생활 탁구의 재미를 맛보았다.
“하도 힘들게 탁구를 배워서 하기 싫었는데 다시 하니까 선수 생활과는 많이 달랐어요. 잘 치나 못 치나 서로 웃고 즐길 수 있는 게 좋았어요.”
그는 탁구장을 운영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40대의 한 공무원은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고지혈증 지방간을 탁구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극복했다. 50대의 회원은 체중을 6개월 만에 8kg이나 빼기도 했다.
네 명의 코치, 차별화된 레슨
지난해 11월 열린 경기도지사가 생활체육 탁구대회에서 고양시가 2년 만에 1부 종합우승 정상을 차지했다. 고양시에서 참가한 600여명의 선수들 중에는 탄현탁구클럽 회원 65명도 있었다. 100여 명의 회원들 중에서 65명이 참가할 만큼 탄현탁구클럽에는 실력자들이 많다.
비결은 네 명의 코치와 함께하는 다양한 레슨에 있다. 일반적으로 탁구장에는 한 명의 코치가 한 가지 타입의 탁구채로 레슨을 진행하기 마련이다. 탄현탁구클럽에서는 팬홀더라켓, 쉐이크핸드라켓, 중펜라켓, 이질라바라켓을 각각 전문적으로 다루는 네 명의 선수 출신 코치가 상주하고 있다. 한 탁구장에서 여러 종류의 유형을 배울 수 있어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원들의 설명이다.
초보자는 스윙을 몸으로 익히는 것 먼저
체력도 키우고 살도 빠지고 집중력도 좋아지는 탁구는 얼마나 배워야 숙달될 수 있을까. 김남오 관장은 “석 달 만에 익히기도 하고 한 달 만에 익히기도 한다. 게임을 할 정도면 최소 일 년은 배워야 한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제대로 땀 흘리고 싶은 사람들도 레슨을 꾸준히 받는다”고 말했다.
김미라 코치는 “초보일 때는 스윙이 가장 중요하다. 거울을 보고 스윙 연습을 많이 해라. 자세를 잡으면 훨씬 적응이 쉬우며, 탁구를 치기 전에 공으로 노는 연습을 많이 해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미라, 유종경, 김덕종, 김남오 관장으로 구성된 탄현탁구클럽 네 명의 코치진은 서로 유기적으로 레슨을 진행하며 회원의 나이와 성별에 맞추어 주는 유연함도 발휘한다. 탄현탁구클럽에는 10년 이상된 고수들이 많으며, 낮에도 회원들이 상주하고 있어 언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의 031-912-2993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 인터뷰 - 탁구, 이래서 좋다!
허만영 씨 - 골프보다 어렵지만 매력 있어
“나이가 오십대 가까워지는데, 탁구는 몸으로 부딪히는 운동이 아니라서 과격하게 어디 다칠 위험성도 낮고 한 게임 하고 나면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어요. 알고 보니 너무 좋은 운동이에요. 골프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탁구 쳐보니 골프보다 더 어려운 게 탁구라는 걸 알았어요. 골프는 서있는 공을 치는데 탁구는 상대에 따라 오는 공이 달라 그때마다 자세도 달라야죠. 어려운 만큼 매력 있는 것 같아요.”
김인아 씨 - 주걱 들고 스윙연습, 중독성 있어
“먼저 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처음 배울 때 남 앞에 서서 하는 게 너무 창피한 거예요. 내 자존심 교만함 가지고는 이 사람들하고 운동을 못 하겠구나, 그래서 다 버리고 했어요. 다양한 사람들 많이 만났죠. 해보니 중독성이 있고 또 가고 싶고, 밥 하면서도 주걱 들고 나도 모르게 스윙을 하는 거예요. 남편하고 같이 친 지 십년 됐는데 지방 갈 때도 탁구 라켓을 들고 가요. 참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김민경 씨 - 20kg 감량 일등공신 탁구
“학원 운영하면서 새벽 2시까지 일하고 폭식하고 빨리 먹으니 살이 쪄서 탁구를 시작했어요. 처음 6개월에 7kg빠졌고 계속 하니까 86kg에서 20kg 뺐어요. 먹을 것 다 먹고는 안 빠져요. 운동을 하기 때문에 음식 조절하는 게 가능하죠. 탁구는 운동량이 많아요. 저는 살 뺄 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효과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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