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있는 선택, 특성화고 문을 열다

“나루토에 꽂힌 만화소녀, 느낌있는 일상 담아내는 웹툰작가 꿈꿔요”

한국애니메이션고 진학한 송산중 3학년 이지우 학생

지역내일 2013-02-02

내일을 알 수 없는 미래는 미지수다. 또한 남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은 불안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학생들이 있다. 모두가 대학이라는 목표로 달리고 있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은 꿈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꿈을 찾은 학생들은 별다른 방황 없이 미래를 건실하게 설계한다. 남과 다른 길을 가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직업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내실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학생들이 바로 특성화고 학생들이다. 내일신문에서는 소신있는 선택으로 특성화고의 문을 연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고마워 나루토!
‘나루토’는 1999년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만화다. 짜임새 있고 탄탄한 스토리에 스릴 넘치는 완성도, 나루토를 모르는 아이들이 별로 없을 정도다. 한국애니메이션고 만화창작과에 진학한 이지우 양(송산중 3학년)을 처음 만화의 세계로 빠지게 만든 만화가 바로 이 나루토다. 나루토 이후 다양한 만화책을 탐독하며, 보는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한걸음 나아가 그리는 즐거움까지 누리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친구들이 만화 그리는 것을 보며 ‘나도 한번 그려봐야지’ 하다가 만화가를 꿈꾸게 됐다. 친구랑 릴레이 만화를 그리며, 보는 것만큼 만화를 그리는 것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틈날 때마다 만화를 따라 그리며 만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중학교 입학 후 본격적으로 만화공부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선 엄마의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바로 학교 시험에서 평균 90점을 넘는 것. 만화공부를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덕분에 평균 90점이 넘는 성적을 유지하며 드디어 만화를 배우게 됐다.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으로 만화를 배우며 실력이 급성장했다. 각종 교내 만화그리기 대회 수상과 경기예고 만화부문 공모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념 만화공모전 등에서 수상을 했다. 한국애니고에서 주최한 앙꼬피그 공모전 컷만화 부문에서 수상하며, 입학시 가산점도 얻었다. 이처럼 꿈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도전한 결과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로망인 한국애니고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만화 시작 때부터 정해 놓은 목표, 한국애니고
한국애니고에 진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은 바로 지우 양의 어머니다. 꼭 특성화고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만화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있었고, 지우 양의 실력과 성적이면 예고 진학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우 양은 확고했다.
“특목고로 인정해주는 예고에 진학하는 것이 대학 가는데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제 꿈에 도움이 되는, 쓰임새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 만화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정해 놓은 목표였고, 전 항상 이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하며 걸어왔거든요.”
한국애니고는 만화창작과와 애니메이션과, 영상연출과와 컴퓨터게임제작과 등 4개 학과에서 각25명씩 모두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형은 내신 40%에 실기 60%를 반영하는 방법도 있고, 실기만 100% 반영하는 방법도 있다. 지우 양은 내신과 실기, 공모전 입상 가산점 등을 활용해 합격했다. 올해 입시에서 한국애니고의 경쟁률은 8대 1이었다. 실무 위주의 탄탄한 교육 덕분에 워낙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 경쟁률이 다른 특성화고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시험은 과별로 차이가 있는데, 만화창작과에서는 주어진 주제에 맞는 4cut 풍자만화와 칸만화 그리기가 출제됐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풍성한 그림 표현이 장점인 지우 양은 경쟁률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평소 실력을 다 발휘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평범한 것 같지만 느낌있는 일상, 만화에 담고 싶어
지우 양의 만화는 일상을 담고 있다. 날마다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만화로 표현되고, 틈만 나면 공상과 상상 사이를 오가며 만화로 그려볼 만한 아이템을 찾는다. 지우 양은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재미있고, 웃기고, 슬프고, 감동적인 일들이 날마다 생긴다”며 “평범한 것 같지만 이런 것들을 나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표현해 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우 양은 애니메이션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컴퓨터 드로잉과 3D 작업 등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서다. 실력을 알차게 닦은 후 웹툰작가로도 활동하고 싶단다.
“특성화고에 왔다고 해서 대학 진학을 소홀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학교 선배들 중엔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유학을 가는 선배들도 많아요. 저도 만화가의 길을 가기 위해 배움이 더 필요하다면 당연히 대학진학을 위해 노력할거예요. 특성화고 선택은 꿈을 향해 가는 길이 조금 다른 것일 뿐, 땀 흘리고 노력하는 과정은 모두 마찬가지니까요.”
어릴 때부터 품었던 만화가의 꿈에 한걸음 다가선 지우 양. 만화에 꽂힌 소신있고, 재능있는 소녀로부터 한국 만화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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