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교실을 찾아서- 풍산초등학교 수학경시반
“수학은 ‘재미있는 친구’ 같아요”
아이나 어른에게나 수학은 분명 어려운 과목이다. 외워도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리는 공식들, 계산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오답’이 되고 마는 수학은 부담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수학은 교육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정복해야 하는 과목임에는 분명하다. 풍산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수학경시반 친구들은 이런 ‘수학’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학교 정규 수업만으로도 벅찰 수학 공부인데, 굳이 방과 후 교실에서도 ''수, 숫자‘친구들을 찾는 친구들이다.
수학은 마치 오락게임을 하는 것과 같아요
사각사각, 연필 굴리는 소리. 가끔 문제가 안 풀려 ‘한숨’소리도 들리지만, 모두 수학 문제 풀기에 빠져있다.
“앗싸~풀었다! 선생님, 여기요~ 다 풀었어요”
“잠시 만요~ 같이 함께 봐요”
칠판에 어려운 공식과 풀이방법을 적어놓는 수업이 아니라, 교사가 허리를 낮춰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일일이 첨삭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들 특유의 장난기가 어김없이 발휘되기도 하지만, 덕분에 수업은 더 웃음꽃을 피울 수 있다. 교실을 가득 메운 그 누구도 지겨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풍산초 방과 후 교실 수학경시반은 1~6학년까지 학년별로 반이 운영되고 있다. 방과 후 한 시간 남짓 수업을 받는다. 수많은 특기적성 과목들 중에 굳이 ‘수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2학년 최 원 학생은 “답을 얻기 위해 내가 직접 공식을 세우고 푸는 게 미션 수행하는 오락 같아요. 하지만 오락게임은 그저 놀고 끝나는데, 이 수업을 들으면 수학 시험 성적도 올라서 유익해요” 라고 이야기한다.
수학박사가 장래희망이라는 3학년 김희수 학생은 “전 어려운 문제가 나올수록 더 재미있어요. 어렵지만 그 답을 맞혔을 때 기분이 되게 짜릿해요”라고 꼬마 수학도 다운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과 함께여서 공부가 더 즐겁기도 하다. 또래 사촌과 함께 수학경시반 수업을 듣는 황태현 학생(3학년)은 “사촌 친구, 학교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들으면 혼자 공부할 때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라고 한다. 남들은 모두 ‘어렵다’고 하는데 이 친구들에게 ‘수학’은 더불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다.
신나는 수학공부, 성취감, 논리력, 사고력 높아져
풍산초 방과 후 교실 수학경시반은 각 학년별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서술형, 문장형 문제 풀이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단원 마스터를 목표로 진도 진행과 문제풀이 식으로 시간이 짜인다.‘경시’반이라고 하지만, 수학에 재능이나 뛰어난 성적을 가지지 않아도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수업이다.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며, 수준이 향상되면 심화 단계 수업을 듣는다. 딱딱하고 지루한 수학이지만, 학생들이 재차 수업을 신청할 정도로 인기 과목으로 자리 잡은 데는 선생님의 몫도 크다. “선생님이 재미있게 해주세요. 수업시간이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요”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그렇게 전한다.
8년째 풍산초에서 수학교육을 담당해 온 김유정 교사는 지난해 우수 방과 후 교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유정 교사는 수학 공부에 있어선 ‘흥미’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학은 무엇보다 흥미를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후에 자기 수준에 맞는 학습으로 성취감을 높이면 자신감이 붙고, 이게 다시 흥미로 이어지는 선순환 학습이 이뤄져야 합니다”
변화하는 수학 교육, ‘독서’가 가장 좋은 밑거름
올해 수학 교과 과정이 일부 개정되면서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따라서 어떻게 수학을 학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궁금증이 큰 가운데, 김유정 교사는 “수학은 이제 문제풀이나 연산 능력이 우선시되는 게 아니죠. 무엇보다 ‘독서’ 능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실생활에서 직접 체험으로 터득한 논리력과 사고력이 기본 바탕이 돼야 하죠”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수학경시반 친구들도 단순히 ‘수학’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책읽기는 물론 언어, 역사, 과학, 음악 등 다양한 과목을 동시에 즐겨하는 친구들이 많다.
‘수학’과 함께하며 즐거운 새 학기를 맞이한 수학 경시반 친구들. 그들이 풀어낼 수학 이야기가 언제나 신나고 행복하길 기대해본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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