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우 스케이트 모임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을 찾아서 “세상의 편견과 한계는 날려버리고 시원하게 빙상을 질주해요”

지역내일 2013-04-21

장애인의 날에 만난 사람들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장애인은 할 수 없다’, ‘우리와 다르다’는 편견이 상존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장애인의 날에 즈음하여 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희망과 행복을 꽃피우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발달장애우 스케이트 모임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을 찾아서
“세상의 편견과 한계는 날려버리고 시원하게 빙상을 질주해요”


발달장애라는 어려운 조건을 딛고 스피드스케이팅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각종 국내 및 세계대회에까지 나아가 빛나는 활약상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 회원들. 해 저문 평일 저녁,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의 연습현장으로 그들을 찾아가 보았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특수교육 목적으로 시작한 스케이팅, 각종 대회 휩쓸어
겨울로 되돌아 간 듯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빙상장, 분위기는 활기찼다. ‘쉭쉭’, 스케이팅 복장을 한 회원 여러 명이 쉴 새 없이 얼음 위를 내달렸다. 중앙에서는 송혜정 코치가 회원의 몸에 밀착해 자세를 바로잡아 주며 지도하고 있었다.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은 발달장애우 스케이트 모임이다. 지난 2008년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빙상종목에 출전했던 10여 명의 선수들이 대회 이후에도 모임을 갖고 함께 훈련을 시작하면서 결성됐다. 현재는 15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고 연령은 10대 청소년부터 30대 성인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매주 이틀씩 고양어울림누리에 모여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특수교육이나 재활을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이들이 많다. 운동이 지적능력과 사회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중 스케이팅 외에도 볼링,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등 다양한 운동종목을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경우가 많다.
그렇게 시작한 이들이 지금은 스케이팅 부문 국가대표, 혹은 경기도 대표선수로 스페셜올림픽, 전국장애인동계체전 등 각종 대회에 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에 있었던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에서도 노태연, 서성하, 갈승현, 이지영, 강민지 회원 등 여러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획득했다.


-힘과 위로가 되는 클럽 회원들, 오래도록 함께 하고파
클럽의 회장이자, 회원 어머니인 유희수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클럽을 결성해 함께 운동하니 혼자 할 때보다 엄마나 아이들이 더 힘이 나고 즐겁습니다. 또 아이들 간에 ‘오빠, 형, 동생’ 하며 작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 좋고요. 엄마들끼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움과 위로를 찾을 수 있어 좋아요. 또 운동을 한 아이들이 확실히 사회적응능력이 빠르고 생활능력이 우수하더라고요.”
그는 발달장애우들의 스케이팅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아이들에게 스케이팅은 오락, 친목, 건강의 의미가 있어요. 아이들이 스케이팅을 오래도록 취미생활로 유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희 회원 엄마들끼리 우리 건강 허락될 때까지는 아이들을 계속 이곳에 데리고 나오자고 이야기 하곤 합니다.”
이 클럽의 훈련을 맡고 있는 송혜정 코치는 “스케이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활동이 뇌나 신경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전하며 “아이들이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뿐이지, 반드시 성취해낸다. 단 1mm의 발전이 있더라도 한계를 넘어서는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말했다.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은 스케이팅에 관심이 있는 발달장애우들이 있다면 회원을 더 받을 계획이다.
스포츠를 통해 개개인의 한계와 주위의 편견을 넘어 희망과 즐거움을 찾는 이들. 앞으로 이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빙상장에서 만난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 회원들


* 노태연(21) : 걷지 못할 거라던 아이가 빙상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아이가 앞으로 걷기 힘들 거다, 걷더라도 정상적으로 걷지는 못할 거다’ 태연씨가 돌쟁이 아기였을 때 병원에서 뇌성마비로 진단한 그의 상태였다. 그랬던 아이가 부모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치료 덕분에 지금은 빙판 위를 씽씽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선수가 됐다. 선천적으로 척추와 골반이 틀어진 태연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끈질긴 근성과 성실함으로 지난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수년 째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 서성하(30) : 신체적 약점 딛고 국제무대 휩쓰는 실력 갖춰

다운증후군 선수로는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서성하씨. 2001년 앵커리지, 2005년 나가노스페셜올림픽, 2013년 평창스페셜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낸 선수다. 그가 가진 장애의 특성상 약한 호흡기와 균형 감각이 약점이었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이를 당당히 딛고 일어서 국제무대를 휩쓰는 선수로 거듭났다. 성하씨는 평소 리더십 있는 모습으로 주변을 잘 챙기고 매사에 모범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등 맏형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갈승현(22) : 밝고 긍정적인 친절남, 빙상 위에서는 매서운 공격수 
긍정적인 성격과 밝은 인사성으로 주변에 좋은 기운을 주는 승현씨. 얼마 전까지 플로어하키팀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에서 플로어하키 부문 은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몇 년 째 각종 대회 빙상종목에 꾸준히 참여, 메달을 획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운동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 그리고 책임감 등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올해 초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 이지영(22) : 빙판 위의 스마일 걸, 끈질긴 지구력이 강점

상냥한 미소가 인상적인 이지영씨. 빙상대회 심판과 코치진 사이에 ‘스마일 걸’로 통할만큼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웬만해선 지치지 않는 근지구력이 강점이다. 지난 몇 년간 각종 빙상대회에 꾸준히 참여,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2013년 평창스페셜올림픽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다. 스케이트가 힘들 때도 있지만 즐겁고 재미있어 계속 타게 된다고. 상 타면 동생들 용돈까지 챙겨주는 속 깊은 지영씨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