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누리도서관 독서모임 ‘화향’ 매주 화요일, 책 향기에 빠지다!!

지역내일 2013-05-14 (수정 2013-05-14 오후 6:44:47)

매주 화요일, 책 향기에 빠지다!!
아람누리도서관 독서모임 ‘화향’




지난 화요일, 매주 화요일마다 책을 읽고 토론의 장을 갖는다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아람누리도서관을 찾았다. 모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자료실 문을 열고 들어서려다 잠시 멈칫 했다. 토론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선뜻 들어서기가 미안했지만, 살며시 뒤로 가 자리를 잡았다. 그날의 토론 주제는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얼마만인가, 헷세의 ''데미안''을 다시 만난 지가. 토론의 열기가 더해가는 동안 잠시 추억에 잠겼다. 고교시절 방과 후 학교도서관에서 꽤 열심히 책을 읽었고, 그 때 읽었던 책들 속에 분명 ''데미안''도 있었는데...주인공 싱클레어의 이름만 귀에 익을 뿐, 책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질 않는다. 토론을 경청하다보니 우리는 어쩌면 읽은 책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진정한 독서가 아닌 그냥 책읽기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 깨달음(?)을 준 그들은 아람누리도서관 독서모임 ''화향''. 화요일마다 책의 향기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다.




-토론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깨닫게 돼
''화향''은 지난 2008년 3월 아람누리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주선하면서 30여 명의 회원으로 시작됐다. 화향의 정은경 회장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12시까지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토론을 갖습니다. 회원 자격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고, 매년 3월 신입회원을 모집해 20명 내외의 모임으로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소개한다. 현재 화향은 정은경 한현희 강양진 김기섭 김회란 신은철 안유정 윤영미 이남순 임옥순 정연희 정현교 조영란 최순덕 씨 등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모임은 일 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 초에 회원마다 각각 3권씩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고, 회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정한다. 책은 문학 뿐 아니라 경제, 철학, 인문학 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독서를 지향한다. 이렇게 책이 선정되면 매주 발제자를 미리 정하고 발제자의 주도 하에 토론을 진행한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독서모임이야 많지만 ''화향''은 자타가 인정하는 좀 특별한(?) 독서모임이다. 전업주부 회사원 프리랜서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평일 그것도 낮 시간에 5년씩이나 모임을 이끌어온 저력이 뭘까. 그들의 모임을 잠깐 들여다본 것뿐이지만 아마 어느 모임보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의 힘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평소에 친한 사이지만 일단 토론이 시작되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 일쑤다. 한 권의 책을 놓고 늘 2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서로 공감하기도 하고 반론을 펼치기도 하는 그들. 회원들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기 위한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게 되고 그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을 이 모임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마음을 치유하기도 합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사물을 폭넓게 보는 눈 생기고, 삶도 풍요로워져
초창기 멤버인 조영란 씨는 파주로 이사 간 후에도 거의 매주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혈회원. 차로 30여 분 이상 걸리는 거리지만 모임이 끝나면 또 다음 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단다. "책을 좋아하다보니 많은 책을 읽기는 했지만 모임에 참여하게 된 후로 독서의 질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5년 동안 화향과 함께 하면서 지금은 많이 변했어요. 책을 통해 수백 년 전 수십 년 전 옛날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지혜를 얻게 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겼고요. 책이 사람을 단번에 바꾸지는 못하지만 독서의 힘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정은경 회장은 "처음엔 평상시 하던 대로 책을 한번 읽고 참여했어요. 그러다보니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없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2~3번 읽다보니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전의 독서가 눈으로만 읽었다면 이제 머리로 읽는 독서를 하게 됐어요. 제게 화향은 인생의 참기름 같은 만남입니다"라고 한다.
최순덕 씨 역시 "화향에 참여하면서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토론에 참여하려면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웃음) 책을 허투루 읽게 되지 않더라"고 털어놓는다. "돌아가면서 발제를 하고 토론을 하게 돼서 책의 구절을 읽게 되지요. 화향을 통해 책읽기의 완성은 토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토론을 통해 책의 배경지식에 대해 알게 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도 공유하게 되니까요."
윤영미 씨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 많이 읽기는 했는데 혼자만의 책읽기로는 해갈되지 않는 무엇이 있었어요. 그래서 괜찮은 독서모임을 찾다가 찾다가 찾은 것이 화향입니다. 저는 그냥 책을 읽었다는 것에 만족했던 사람인데 화향에 참여하면서 독서습관이 달라졌어요. 이런 습관이 나중에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하지 않을까 해서 책을 읽다가 마음에 남는 구절을 노트에 적고 있어요"라고 한다. 올 3월부터 화향 신입회원이 됐다는 안유정 씨는 영어교사로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고. "읽기라야 영어지문을 읽는 정도"였다는 그는 "그러다보니 제가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으로 오기 전 도서관 독서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주로 듣기만 했었어요." 안 씨는 처음엔 화향의 열띤 토론에 겁도 나고 부담감도 느꼈지만 절대 결석은 안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다보니 이보다 좋은 모임이 없더라고 말한다.
최순덕 씨와 함께 열띤 토론을 주도하던 한현희 씨는 "예전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젠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그러면서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졌지요. 학창시절 데미안을 읽었지만 십대에 융의 심리학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겠어요? 그냥 그 책을 나도 읽었다 하는 그런 정도였겠지요. 화향을 통해 독서의 편향성을 지양하고 독서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죠."라고 독서지락을 털어놓는다. 앞으로도 독서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모임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화향'', 삶을 은은한 향기로 가꿀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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