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능력 검정 5급 합격 정발초 2학년 윤현성군
절개와 의리를 아는 소년, 우리 역사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글로벌한 미래의 것을 중시하는 교육 앞에 한국사 교육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더 잘 보기 위함이고, 또 미래를 보다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함이지요. 역사 이래 한국사 교육이 최대 위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소식이 더 반가웠습니다. 이제 아홉 살인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한국사능력 검정시험 5급에 합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주인공인 정발초 2학년 윤현성 군을 만나보았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읽고 또 읽다보니 역사가 한 눈에
일곱 살 때부터 역사책 읽기를 즐겼다는 현성 군은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수시로 떠나는 친구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로 시작된 독서는 고려사와 조선사, 근현대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역사적 지식을 확장해가는 현성 군을 위해 엄마 오정은씨는 한국사 연표를 직접 만들어주었다. 엄마가 만들어준 연표를 날마다 닳도록 들여다보며 역사의 흐름을 깨우쳤다. 역사적 사건을 스토리 위주로 이해하다가 흐름까지 파악하게 된 것이다. 올 1월 근현대사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 현성 군을 보며 엄마는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에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오정은씨는 “공부를 할수록 눈빛이 초롱초롱 해지는 현성이를 보며 도전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한다. 현성 군 또한 “기출문제를 풀며 공부했는데, 어려운 말도 많았지만 문제를 풀수록 새로운 것들도 많이 알게 됐다”며 “자꾸 공부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면서 시험에 꼭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현성 군은 역사적 지식을 책에서만 얻은 것은 아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과 함께 꾸준히 역사 답사를 다녔다. 가까이 있는 서삼릉과 서오릉을 수시로 즐겨 찾았고, 다소 멀리 있더라도 능, 성, 궁궐 등을 찾아 매달 한번 이상 답사 여행을 다녀왔다. 많은 답사지 중 현성 군이 제일 좋아하는 곳은 조선왕릉이다. 현성 군은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조선왕릉에 담겨있다”며 “친구들에게 조선사 이야기와 왕릉 나들이를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빠와 역사로 소통해요
현성 군의 부모님은 대학 역사동아리 커플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교육을 위해 작정하고 역사 현장을 찾아 나서는 가정도 많은데, 현성이네는 엄마 아빠가 즐기는 일을 가족이 모두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 늘 바쁘기 때문에 아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은 현성 군의 아버지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선택한 것도 역사로 대화하기다. 일터로 나가기 전 아빠는 집에 있는 칠판에 역사 퀴즈를 낸다. "광해군이 폐위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선조가 임진왜란을 대비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가 낸 퀴즈의 답을 찾기 위해 현성 군은 ‘만약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상상과 고민에 빠진다. 책을 읽고 나름의 고민 끝에 답을 적어두면 다시 아빠가 여기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이들 부자의 대화법이다. 아빠와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서로 소통하며, 공부가 아닌 생활 속에서 역사를 깨우치게 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덕분에 현성 군에게 역사는 시험공부를 위한 것도, 지식을 쌓아가기 위한 것도 아닌, 재미있고, 행복하고 자꾸만 빠져드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됐다. 이 시간여행은 한국사를 넘어 중국사와 세계사로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현성 군은 “한국사를 공부할수록 중국사와 가깝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중국사도 한국사처럼 차근차근 공부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나라를 찾기 위해 노력한 독립투사들이 내 마음에 살아 있어요
제가 처음 접한 한국사 책은 삼국사기였어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야기가 모두 나오고,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전쟁이야기가 나와 정말 재미있어요. 아마 친구들이 읽어봐도 좋아할 거예요. 조선시대하면 임진왜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왜병들이 쳐들어와 선조가 의주까지 도망갔는데 이순신 장군과 의병들의 활약으로 나라를 되찾게 된 것은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랍니다. 근대사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요.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투사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어요. 그 분들 모두가 제 마음 속에 살아 있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절개와 의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절개와 의리를 지키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부장관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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