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중학교는 독서활동 우수학교다. 지난해에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방문해 독서동아리 ‘책수다’를 격려하기도 했다. 한빛중학교의 독서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신기석 수석교사는 “책 읽기는 공부의 시작이자 중심”이라며, “책을 읽으면서 더 큰 공부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책을 통해 세상 보는 눈을 넓혀가고 있는 한빛중학교의 독서동아리 ‘책수다’를 만났다.
사제동행 독서동아리 ‘책수다’
토요일 오전 9시 한빛중학교 3층 수석교사실 앞에 학생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있었다.
신기석 수석교사는 “책수다는 단순히 책 읽는 게 좋은 아이들을 모았다”며, “2010년 한빛중학교에 부임하면서 자율동아리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책수다는 ‘책을 읽고, 수시로 모여 다 듣고, 말한다’는 뜻이다. 신기석 수석교사와 13명의 학생들은 동아리 이름처럼 수시로 모여 함께 책을 읽는다. 서로 주제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열띤 토론도 한다. 마인드맵을 활용해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내용과 느낌을 간추리는 발표도 한다. 또, 한해를 마무리 할 때는 1년의 활동을 엮어서 책으로 펴낸다. 이는 특목고 입학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책을 읽고, 5줄 줄거리 쓰기, 느낌 말하기, 주인공의 성격 알아보기, 유사한 상황 찾아보기, 나에게 적용하기의 과정을 거쳐요. 가끔 주요장면 상상 그리기, 도식화 및 마인드 맵 그리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남을 순간들이지요.” 책수다의 활동은 격주에 한번 4시간동안 진행된다.
책과 가까워지는 문학기행, 그리고 중국
‘책수다’는 문학기행을 한다. 책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다.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는 성남에 있는 남한산성을 직접 찾았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면서 한번 절할 때마다 머리를 3번이나 땅에 찧게 한 아픈 역사가 떠올라 가슴이 아려왔어요.”(신기석 수석교사) 한번은 책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도 들렀다. “교보문고 근처 우동집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만났어요. 꽥꽥 비명을 지르며,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최슬기 학생)
지난 여름방학에는 교과과정 동아리 ‘책 읽GO, 여행 GO’와 연계해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책수다에 있는 학생들 대부분이 ‘책 읽GO, 여행 GO’에서 활동해요. 첫 여행지로 우리와 가까운 중국을 다녀왔어요.”
학생들은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 떠날 채비를 했다. 중국에 관한 쉬운 책부터 어려운 책까지 모두 17권을 읽었다. 중국의 역사, 문화, 관광지에 대해 조사하고, 그룹별 토의와 발표도 했다. 4박 5일의 여정. 학생들은 숨 막히게 더운 중국 날씨에 놀라고, 크고 웅장한 중국의 문화에 또 한 번 놀랐다고 회상한다. 건축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이혜진 학생(3학년 6반)은 “우리가 글로 알던 중국과는 많이 달랐다”며,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인 저력을 가진 중국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이석진 학생(3학년 4반)은 “윤봉길 기념관, 상해임시정부를 보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말한다. 홍수연 학생(3학년 6반)은 “친구들끼리 오랫동안 준비해서 떠난 여행이라 준비 하는 내내 행복했고, 오래도록 남을 거 같다”고 한다. 학생들은 중국여행의 감동과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 학교 축제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사고력, 정보력, 표현력 쑥쑥
‘책수다’에서는 다양한 책을 읽는다. 책 선정은 국어를 담당하고 있는 신기석 수석교사가 책임진다. 처음엔 쉬운 소설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깊은 사고력을 요하는 동양고전과 자기개발서도 문제없다. 학생들은 독서동아리를 통해 사고력과 정보력,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력이라는 게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농장’을 읽고는 깊이 있는 토론을 했답니다.” 최슬기 학생(3학년 4반)은 “책을 읽을 때마다 독서, 요약 , 토론, 발표, 정리를 거치기 때문에 교과 공부와 논술형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꿈인 홍수연 학생은 책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줄거리나 정보 위주의 책읽기에서 벗어나 다각도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면서 융합적인 사고력을 기르게 됐어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부연지 학생(3학년 1반)은 ‘나무를 심는 사람’을 읽고 직업 가치관에 변화가 생겼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나무를 심는 노인을 보면서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분야 외에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찾아서 공부하게 됐어요. 배경지식들이 늘어나서 실질적으로 시험에도 도움이 돼요.” 신기석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책을 좀 더 가까이 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독서활동을 활발하게 하겠다”고 말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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