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교실을 찾아서 - 저동초등학교 사물놀이반

우리 옛 것을 배우는 시간, 몸도 마음도 두근두근

지역내일 2013-10-25

뿌리가 튼튼하고 깊지 않은 나무에선 쭉쭉 뻗은 줄기와 가지, 푸른 잎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이에 적응해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먼저 알려줘야 할 것은 ‘우리 것’ 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징과 꽹과리, 장구와 북이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는 저동초등학교(교장 김용채) 사물놀이반 친구들입니다. 


 “징, 꽹과리, 장구와 북은 소중한 내 친구예요”
 토요일 아침, 저동초등학교 체육관 안은 벌써부터 흥겨운 가락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방과 후 교실 사물놀이반 친구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선생님이 먼저 시작을 알리지 않아도 저마다 징과 꽹과리, 장구와 북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한가한 토요일 아침을 반납하고 친구들이 사물놀이 반을 찾는 이유를 물었다.
 김예원(6학년) 학생은 “사물놀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악기들과 음악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하면서 실력도 늘지만, 무엇보다 ‘짜릿한’ 이 기분이 좋아요”라고 답했다.
 나이가 어리다 해도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도 있는 법. 사물놀이 반은 이를 해소하고, 즐거운 마음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김이슬(6학년) 학생은 “꽹과리를 치면 잡념이 많이 사라져요. 평소 갖고 있던 걱정도 없어지는 것 같고요. 마음이 시원해진다고 해야 하나요”라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신나게 북을 치며 즐거워하는 신민철(6학년) 학생은 “처음엔 사물놀이 소리가 시끄럽긴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그 소리들이 안정적으로 들려요. 사물놀이 반은 신나게 놀 수 있는 시간이죠”라고 했다.
 징과 꽹과리, 장구와 북으로 구성된 앉은 반(앉아서 하는 사물놀이) 연습이 끝나자, 선반(서서 연주하는 것) 연습으로 이어졌다. 태평소의 구수한 선율과 상모돌리기가 합쳐져 좀 더 역동적이고 흥겹게 꾸며지는 게 선반의 특징. 전통 민요 ‘아리랑’에 맞춰 무대 전체를 활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미 전문 농악패 못지않다. 꽹과리의 쉴 틈 없는 연주와 장구와 북이 절정의 소리를 낼 쯤 아이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상모를 돌리느라, 연주를 하느라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가득. 이영주(5학년) 학생은 “상모까지 돌리느라 목도 아프고, 힘들어요. 하지만 공연을 마쳤을 때는 뿌듯한 마음에 힘든 지도 몰라요”라고 했다.
사물놀이는 친구들에게 배움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우정을 만들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사물놀이를 배운다는 차민경(5학년) 학생은 “친구와 함께 사물놀이를 배워서 더욱 좋아요. 같은 것을 좋아하고, 시간을 보내는 이 시간이 굉장히 소중해요”라고 덧붙였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 경력, 실력도 인정받아
 무엇이든 진정 즐길 수 있을 때 실력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저동초등학교 사물놀이반 친구들은 이를 각종 대회에서 입증하며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고양시 학생예능대회 우수상을 수차례 수상했고,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도 우수상을 3회나 차지했다. 이러한 재능과 특기를 살려 다양한 축제나 행사에서 봉사 공연을 하기도 하고, 교내 행사에서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자리를 빛내기도 한단다.
 저동초등학교 사물놀이반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이자, 남사당 단원인 차창호 강사가 지도하고 있다. 차창호 강사는 “우리 음악에는 4박, 5분박, 혼합박 등 다양한 장단과 박자가 있습니다. 우리 음악의 다양성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거의 원형에 가까운 사물놀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전통 문화의 저변 확대를 조금씩 이룰 수 있겠죠”라고 설명했다. 악기 연주 외에도 버나(접시돌리기)나 상대방의 어깨에 올라서서 놀이를 하는 ‘무동놀이’등도 배워보기도 한단다.
여럿이 함께 하는 활동인지라, 남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도 자연히 익힐 수 있다. 차창호 강사는 “제 소리를 내기 이전에 남의 소리를 듣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물놀이는 상대방의 주장과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법을 포함한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어 인성교육에도 바람직하죠”라고 덧붙였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이란 말이 있다. 우리 것을 몸과 마음으로 즐기며 성장하고 있는 저동초등학교 사물놀이 반 친구들.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우리 미래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아주 튼튼할 것이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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