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까페기행(caf? tour in Italy) 1

신화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커피향을 맡다

지역내일 2013-11-18

편집자 주
본 기행문을 쓴 이광연은 커피의 향과 맛 뿐 아니라 커피에 깃든 역사와 파생된 문화현상까지 두루 살피는 바리스타이다. 현재는 동국대 평생교육원 커피강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면서 일산에서 ‘킨텍스커피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숲에 들어가면 나무밖에 볼 수 없다는 속담과 같이 커피에 관련된 일을 본업으로 삼으면서 초심을 잃고 점차 타성에 젖어 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 즈음 이탈리아에서 처음 카푸치노를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탈리아 까페 기행은 10년 전과 지금의 이탈리아 커피의 차이를 몸소 느끼면서 나 자신을 힐링한 여행이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커피하면 이탈리아를 떠올릴 만큼 커피 문화가 발달된 나라이다. 이탈리아의 커피는 각 도시별로 각자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면 발전하여 왔다. 
 
 
풍성한 크레마의 에우스타키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이 표현하듯 이탈리아의 로마는 문화, 종교, 예술의 중심지로 이곳에는 이탈리아 커피를 대표하는 까페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나는 125년 경 세워진 위대한 건축물 판테온에서 8시 방향에 위치한 산 에우스타키오 까페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에우스타키오는 판테온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까페 입구부터 파란색과 강렬한 노란색의 간판을 만나게 된다. 까페 안으로 들어서면서 강렬한 노란색을 보면 에우스타키오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에우스타키오의 대표적인 커피는 그란카페와 그란카푸치노이다. 그란카페는 설탕이 가미된 에스프레소이지만, 다른 에스프레소에 비하여 크레마의 양이 배 이상으로 풍부한 커피이다. 그란카페의 크레마를 맛보면 설탕 알갱이가 씹히면서 어떻게 이런 크레마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하지만 이곳의 크레마는 일급비밀이라서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비밀을 지키고자 다른 까페와 달리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곳은 칸막이로 가려져 있다. 그란카푸치노는 그란카페로 만든 카푸치노로 다른 카푸치노에 비하여 더욱 풍부한 거품을 느낄 수 있다. 에우스타키오의 색깔 마케팅은 까페를 나올 때 어김없이 손이 노란색의 물건이 쥐어져 있게 된다.
 


로마 로스터리 까페 타짜도르


판테온을 나와 1시 방향으로 이동하면 타짜도르 까페가 나타난다. 타짜도르는 1946년 오픈한 로스터리 까페로 다짜도르 커피를 상품화하여 여러 곳에 공급하고 있다. 로스터리 까페답게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커다란 로스터기가 눈에 띈다. 원두가 뛰어난 타짜도르이지만 까페에서는 에스프레소보다는 카페콘파냐나 그라니탸콘파냐를 추천한다. 무더운 날씨에는 그라니탸콘파냐를 강력히 추천한다. 그라니타는 커피 슬러시와 비슷하지만 슬러시와 달리 씹는 식감이 특이하다. 판테온 앞에서 먹는 그라니타콘파냐는 이국적인 느낌을 더욱 올려준다. 물론 타짜도르의 그라니타콘파냐를 들고 판테온으로 들어간다면 입구에서 제지를 당하게 된다.


 
로마인들이 찾는 까페 그레코


타짜도르에서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까페 그레코를 만날 수 있다. 까페 그레코는 그리스인들이 운영했다고 해서 그레코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1760년 오픈한 까페로 베네치아의 플로리안 보다는 늦게 오픈했지만 카사노바, 괴테, 스탕달, 키츠, 셜리 등 유럽의 예술가들이 애용할 정도로 분위기와 맛을 보증하고 있다. 까페 그레코는 오래된 까페로 1953년 이탈리아 문화부에 의해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한때 미국 스타일의 바 주점 형태로 변경하려 하였다가 문화재 지정이 취소될 뻔한 사건도 발생하였다. 현재도 처음 오픈할 때 인테리어가 남아있는 유서 깊은 까페이다.


 
파리를 동경한 까페 드 파리


베네토 거리를 걷다 보면 로마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까페 드 파리를 발견할 수 있다. 달콤한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무대였던 까페 드 파리는 많은 로마시민들에 의해 검증되고 있기 때문에 로마다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까페 드 파리를 방문했다면 에스프레소 한 잔을 추천해본다. 보통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마시지만 까페 드 파리의 에스프레소는 설탕없이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그리스인들이 운영했던 그레코와 다르게 까페 드 파리는 주인이 파리를 동경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커피맛이 좋으면 다른 수식어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까페 드 파리의 커피 한 잔이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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