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1일, 화정동 명지병원에서 노래봉사를 마친 ‘마티네싱어즈’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노래는 우리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웃음을 주며 행복을 주는 삶의 윤활유라 할까요.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과 연결되며, 자신감 향상과 자기만족에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방금 전 환우들을 위한 공연 무대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표정의 단원들은 합창의 매력을 이구동성 이렇게 답했다. 마티네싱어즈는 고양시어머니합창단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던 이들이 의기투합, 올해로 창단한 지 3년째인 중창단으로 매주 월요일 정기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들의 지도를 맡고 있는 민준기 지휘자는 총신대학교와 독일 HFM Nuernberg에서 수학하고 미네르바콩쿨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다수의 오페라 및 오라토리아, 바로크싱어즈 예술의전당 ‘팔레스트리나’ 협연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성악가. 현재 마티네싱어즈 뿐 아니라 일산시민합창단 트레이너 겸 부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노래로 하나 된 우리들, 끝까지 변함없이 함께 갈거예요~
마티네싱어즈는 민준기 지휘자와 김정민 반주자, 이형미 단장을 비롯해 채은숙 김지윤 홍현정 최숙희 김은경 문현숙 최숙희 김경미 장혜순 김영옥 씨 등 10 여명의 단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단원 대부분이 주부들이다보니 취미생활로 노래를 즐기겠거니 하는 수준으로 생각한다면 오산. 마티네싱어즈는 민준기 지휘자의 지도하에 오페라 합창곡, 가곡, 성가곡 등 클래식 음악의 기초이론과 발성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습하는 실력 있는 합창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마추어 합창단이 많지만 호흡과 발성을 기초부터 제대로 가르쳐 주는 단체는 많지 않습니다. 마티네싱어즈은 매주 정기연습시간에 호흡과 발성을 30분씩 꾸준히 배우고 있어 단원들의 실력이 탄탄하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요.” 이형미 단장에 말에 민준기 지휘자는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명지병원, 국립암센타 등을 찾아 봉사하며 의미와 보람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결과보다는 연습과정을 즐기고, 즐겁고 기쁜 분위기에서 노래를 즐기니 단원들 간의 마음도 너무 잘 맞는다고 자랑하는 이들. “처음 좋은 취지로 시작했다 중간에 자꾸 단원이 바뀌는 모임도 많지만 우리는 한번 인연을 맺은 단원들이 거의 대부분 창단 때부터 함께 하고 있어요. 단원들끼리 늘 이야기하지요. 우리는 끝까지 변함없이 함께 하자고요.”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해, 이 ‘행복’에 동참할 이라면 언제든 대환영
단원 중 채은숙 씨는 노래예찬론이 끝이 없다. “합창은 나를 자제하고 옆 사람과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때 그게 매력이지요. 그래서 자기발전이 잘 된 상태에서 부르는 것이 합창이라고 해요. 연습이 있는 날은 느슨했던 일상이 살짝 긴장도 되고 매무새도 한 번 더 살펴보게 되는데 그런 것이 삶에 생동감을 주지요. 전업주부지만 노래를 통해 자신감 있는 엄마, 아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해요. 딸들에게서 엄마 인생 그만하면 성공적이라는 소릴 들으니 이만하면 정말 멋진 인생 아닌가요(웃음)”
성악을 전공했다는 막내 홍현정 씨는 “음악인들은 무대에 오르면 당연히 페이를 받잖아요. 그러다보니 페이를 받아야만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무 대가없이 나의 재능기부로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곳을 찾게 됐지요. 나름 여러 합창단을 비교분석한 결과(웃음) 마티네싱어즈와 함께 하게 됐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죠”라고 한다.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낼 때 희열, 노래를 부르는 순간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카타르시스. 그것이 합창의 매력 아닐까요. 노래를 통해서 봉사활동을 하고 또 즐거워하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며 아름답게 나이 들어 갈 모습을 그리면 참 행복하지요” 라는 김지윤 씨. 또 최숙희 씨는 “마티네싱어즈는 직업과 또 다른, 사회와의 연결고리라고 할까요. 시설에서 침대에 누워만 있는 장애인 한 분이 저희가 봉사연주를 펼쳤던 동영상을 누워서 봤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제가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있을 했다는 보람, 그 느낌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제 직업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합창은 끝까지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라고 한다.
김은경 씨는 합창을 통해 부부간 대화가 많아졌다고 한다. “교회에서 교사로만 봉사를 하다 중창단 활동을 하게 됐어요. 남편도 함께 찬양대에서 노래를 하게 됐는데 이후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노래를 공유할 수 있으니 관심사도 같아 대화도 더 잘 되고, 둘이 함께 나중에 실버합창단도 함께 할 계획이에요.” 문현숙 씨도 “나이 먹을수록 단순히 즐기는 것보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좋잖아요. 마티네싱어즈에서 발성부터 시작해 음악자체를 배울 수 있고, 또 그래서 오늘보다 내일이 나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라며 많은 이들이 마티네싱어즈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침을 의미하는 ‘마티네’란 이름을 들으면 출발, 희망 등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 이름처럼 누군가에게 노래로 희망을 전해주는 봉사를 앞으로도 꾸준히 펼쳐나갈 계획이라는 마티네싱어즈. 11월 19일에는 고양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벧엘의집 후원행사에 참여하고, 서울역 노숙자를 위한 봉사에서는 노래봉사 뿐 아니라 급식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 마음이 행복해진다는 단원들, 노래를 좋아하고 봉사에 뜻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라고 한다.
문의 010-3269-2185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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