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1을 위한 현직 교사의 조언

자신의 생각 표현하는 능력 필요

지역내일 2013-12-30

“뭔가 겁났어요. 고등학생이 되면 놀지도 않고 공부만 할 거 같았어요. 고등학생들은 대단해보이고 중학교 때 하던 대로 하면 안 될 것 같고. 내가 안 가본 데니까 겁났던 것 같아요.” (중산고2 김예빈 양)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는 어떤 곳일까. ‘겁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어른들은 벌써부터 먼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라고 한다. 한두 달 뒤의 고교 생활도 안개처럼 막막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기대는 버겁기만 하다. 그래서 무작정 고등학교 교실로 찾아가 보았다. 현직 교사들과 미리 살아본 고등학생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귀띔해달라고 졸랐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저현고등학교 김지영 교사
“중등과 다른 학습의 깊이, 독서로 극복하세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저현고등학교(교장 오동석)는 비교적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지망하는 학교다. 하지만 17살 소녀들의 고민은 또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지영 교사가 강조하는 내용에도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었다.
“고등학교 올라오면 학습의 양도 많아지고 깊이도 깊어져요. 국어 수학 영어 사탐 모든 과목에서 지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독해력인데 단시간에 극복할 수 없어요.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게 그 부분이에요. 책을 읽으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독서예요.”
1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는 동안 김지영 교사 뿐 아니라 세 명의 고1 학생들은 줄곧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누구나 강조하는 독서, 너무나 식상한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 하지만 먼저 살아본 이들이 진심을 담아 충고하기에 한 귀로 흘려들을 수만은 없었다.  


#김지영 교사가 귀띔하는 고교생활 노하우

학습=복습 중요하고 학원·과외 도움은 짧게

“교육청 사이트에 가면 모의고사 기출문제가 있어요. 중3 겨울방학 때 먼저 풀어보면 흐름을 익힐 수 있을 거예요. 입학 후에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체크하면서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학습에서는 복습이 중요해요. 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은 짧게 받았으면 좋겠어요. 길게 하면 의존적이 돼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따라가기 힘들 때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목표를 잡고 부족한 단원을 배우는 거죠.”


학교생활=가족들의 격려와 지원 필요
“아이들 스스로 해나가는 학교생활이지만 집에서 얼마나 신경 쓰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요즘은 맞벌이가 많다 보니 아이를 깨우다가 그냥 출근하는 부모님들도 계세요.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먹을 것하고 아침밥은 챙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알아서 먹고 가라고 하는 것보다 정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관심을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기대에 차지 않더라도 격려해주세요
“아이들 스스로가 부모에 대한 마음, 공부에 대한 마음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어요. 기대에 차지 않으실 때라도 네가 제일 고생하는구나, 애썼다, 이렇게 말해주세요.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존재니까 부모님들의 기대가 크더라도 아이들 마음부터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중3 겨울방학=스트레스 이겨낼 체력 길렀으면
“습관 형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극기하고도 관계되는 부분이죠. 자기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저는 체력 단련을 권하고 싶어요. 줄넘기든 헬스장이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고 시간 투자를 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생활에서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고 극복해가야 되는데 돌출구가 없으면 힘들어요.”


#저현고 1학년 선배들이 말하는 고교생활 <학습>



박수연 양 

“조언을 적극적으로 들었어요”

박수연 양은 생활이나 학습에서 힘이 들 때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경청했다. “친구들하고 고민을 주고받으면서 공유도 하고 치유도 할 수 있었어요. 선배들한테는 교과 과목을 선택할 때나 여러 학교생활의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선생님들은 친구관계에서 틀어지면 상담도 해주시고, 공부하는 방법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또 하나의 노하우는 ‘힘들 때 나중을 상상하기’다. “시험이 있을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어쨌든 해야 되는 일이니까 끝난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은 상상하는 거예요. 시험 끝나면 이거 할 수 있다고 상상만 해도 기쁜 거예요.”



김은채 양 

“계획 세우면 놀 때도 걱정 안돼요”

김은채 양은 중3 2학기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도움이 된 건 자기계발과 공부법에 관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거였다.
“학원에 가든 인강을 듣든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내 것으로 소화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고 숙제가 늘어나면 자기 공부를 할 시간이 없거든요. 저는 계획을 세울 때 강의 얼만큼 들으면 복습을 얼만큼 하겠다는 습관을 들였어요. 수업 끝나고 복습하는 시간을 분배하는 습관이 성적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계획을 세워야 놀 때도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하니까 성취욕도 있고 놀아도 걱정을 안 하고요.”




김해든 양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시간 갖기를”

김해든 양은 중3 겨울방학을 맞는 후배들에게 독서를 권했다. “막상 입학하고 나니 책 한권을 읽은 것이 시험 지문으로 나올 수도 있고 자기계발 책은 고민의 밑거름이 되더라고요. 부모님이나 선생님 권유로 읽은 책들이 고등학교 때 도움이 됐어요.”
또 “중3 겨울방학 기간에는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겨울방학부터 입학할 때 까지 시간이 고등학교 생활이 어떻게 될지 정해지는 기간인 것 같아요. 공부습관도 미리 잡아둬야지 뭐든 잘 돼요. 뭘 좋아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기 스스로 알아보면 좋겠어요. 하나를 성취하려는 것보다 자기에 대해서 조금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중산고등학교 윤용훈 교사

“자기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면
  막연한 스트레스 이길 수 있어요”




윤용훈 교사는 생활과 성적은 별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억나는 아이들이 있어요. 작년 고3 아이들 두 명이 어떻게 저렇게 인생을 즐겁게 살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깊고, 학습 태도도 좋고, 자기 만족도나 자존감도 높을까. 어떻게 컸나, 정말 부모를 한 번 보고 싶은 아이들이었어요. 한 가지는 확실해요.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이 많고 규칙적인 행동 습관이 잘 들었어요. 내가 봐도 이렇게 좋은데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좋겠어요. 부모 자녀 간에 생각을 나누고 타인에게 예의 바르고 생활습관이 잘 들면 어느 대학을 갔는가와 상관없이, 어떤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더 큰 에너지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처럼 그렇게 자라요.”



학습=성적 우수 학생들의 공통점은 자기 결정력
“요즘의 학교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있어요. 특색사업이나 프로젝트에 따라서 다르니까 학원 진도와 달라요. 학교와 학원 이중생활은 부담이 돼요. 두 가지 공부를 하는 것은 너무 벅찬 일이죠. 하루에 수업을 7시간 듣고 학원 수업 두 세 시간 들으면 하루 10시간을 듣기만 하는 거예요. 배운 것을 스스로 확인해 볼 기회가 없어요.”
윤용훈 교사는 “성적 우수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자기 결정력을 갖고 스스로 학습한 아이들이 많다. 사교육에 의존한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량과 내용 정하기에서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굳이 학원을 다닌다면 부족한 부분을 복습하되 불필요한 선행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학교생활=타인의 말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 표현하는 능력 필요
“아이들의 고민도 성적보다 최근에는 또래 문제가 많아요. 스마트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세대라 관계 맺기 방식이 바뀐 거 같아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어요. 왕따, 폭력, 분노조절 같은 문제가 생겨요. 경청하고 자기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좋아요.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친구들은 대체로 성적도 좋고 성취도도 높은 편이에요.”


부모님=자녀에게 정보만 제공, 스스로 생각 정리할 시간을 주세요
“공부든 진로든 아이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어떤 투자나 시도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 부모님이 성적만 강조하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요. 성적 말고 다른 주제로 아이랑 이야기를 나누세요. 그러면 가정과 아이에게 평화가 올 거예요. 성적은 심리적인 문제나 삶에 대한 호기심, 낙관이 전제되지 않으면 오르기 어려워요. 자녀들에게는 정보만 제공하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윤용훈 교사는 “아이의 진로나 목표, 대학을 미리 정해두지 말고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라”고 덧붙였다.


중3 겨울방학=운동, 독서, 영화 무엇에든 깊이 빠져보세요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어린 눈, 그게 중요할 것 같아요. 고등학교도 중학교랑 크게 다르지는 않으니까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세요. 친구 관계에서는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듣고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고요. 중3 겨울방학에는 건강을 챙기고 평상시 못해보던 것에 깊이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길은 통한다고 하니까 책 읽기, 수학문제 풀이, 영화보기, 대중문화, 신문 열독도 좋고 뭔가 하나에 빠져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어요.”


#중산고 2학년 선배들이 말하는 고교생활 <진로>


박다인 

“진로 고민 하다 늦게 시작한 공부, 
  힘들지만 제 속도대로 가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고1때 포기했어요. 남들보다 제가 공부하는 속도가 느려요. 남들이 똑같은 시간을 할 때 조금밖에 못해요. 처음에는 너무 억울해서 공부가 내 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계속 피아노 칠 껄 후회했는데, 어느 순간 요령이 생기는 거 같아요. 느려도 꼼꼼하게 살피는 편이라서 작은 실수를 잘 보는 것은 좋아요. 고2때 공부를 시작했는데 1학기 때는 어려웠어도 2학기 돼보니 효과가 있어요. 뿌듯해요.”




이도연 

“내 모습과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면서 
  진로 정해보세요”


“고2 2학기 때 음악을 시작했거든요. 항상 피아노가 치고 싶었는데 늦었다고 생각해서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주위에서 피아노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대학과 음악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대학보다는 음악을 선택했어요. 많이 늦었는데 너무 하고 싶으니까. 좋은 대학을 들어가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노력하는 거예요. 진로 고민할 때는 아무것도 따져보지 말고 이걸 하면 어떤 모습,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김형주
 
“체대 진학, 자기 한계 부딪혀
  이겨낼 수 있어야”


“고2때까지 고민하다가 여름방학 때 체대를 목표로 정했어요. 하려면 일찍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음악이나 미술과 다를 거 없어 체대는 날마다 운동하는 게 같은 패턴이에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운동하니까 수업에 지장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이겨낼 수 있고 지겨워하지 않고 투지도 있어야 해요. 형도 체대에 다녀요. 형도 하는데 내가 못하는 창피해요. 형한테 부끄럽지 않게 이 악물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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