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학교 문턱, 엄마들의 치맛바람. 학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부정적 이미지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이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변하지 않을 듯 했지요. 그런데 요즘, 그 학교가 부지런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학교의 주인공인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지혜를 모아 학교를 바꿔가는 사례가 눈에 띄네요. 그 사례의 주인공들을 만나기 위해 대화초등학교(이양선 교장)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학교와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
한해를 마무리 하는 길목에서 대화초등학교는 상을 많이 받았다. 학부모 교육 관련 경기도교육청 최우수상과 학부모 자원봉사 부문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고양교육청으로부터 학교도서관 운영 최우수 학교로 지정됐다. 이는 아이들과 학교를 위해 노력해 온 학부모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한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학교 학부모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마련, 도내 모든 학교의 학부모회 구성을 의무화했다. 대화초 학부모회도 이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대화초 학부모회 이지연 회장은 “처음엔 회장이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웠는데, 학부모회 회원들과 마음을 모아 일하다보니 어느새 크고 작은 성과들이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며 학부모회 활동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대화초 학부모회에서는 매달 회의를 통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했다. ‘뜰 안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엄마와 함께하는 텃밭농부 체험, 야생화 화단 꾸미기, 생태학습, 사랑의 바자회를 진행했다. 또한 동화책 읽어주기, 어머니 인형극, 독서축제 등의 독서교육 지원 프로그램과 영어동화 읽어주기, 엄마와 함께하는 영어교실 등을 운영했다. 특히 ‘해피파파 아버지 교실’은 아빠들의 학교 참여를 이끌어 낸 의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빠가 학교 도서관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봉사와 가족이 함께 호수공원까지 걸어보는 거북이 마라톤, 아빠와 함께하는 전통놀이 체험 등은 아이들은 물론,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됐다. 대화초 이양선 교장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양한 학교 행사들이 원활하게 치러졌다”며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이자, 든든한 지원군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헌신해 준 모든 학부모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학교문턱 낮추고 학부모 활동 적극 지원
대화초에서는 학교 행사 외에도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올바른 교육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독서와 영어 교육 등의 전문 강좌와 부모의 역량을 키우는 학부모 리더십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원한 찾아가는 학부모교육(MBTI)은 부모 자신과 자녀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성장한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와 같은 내실 있는 성장은 학교와 학부모 간의 원활한 소통이 있어 가능했다. 학부모들이 언제든 학교 행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는 문턱을 낮추었고, 학부모들은 비판 보다는 애정과 열정으로 학교를 보듬어 주었다. 학부모 김민기씨는 “학교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학교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됐다”며 “학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니 학교에 찾아오는 일이 즐거워졌다”고 전했다. 이지연 회장은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은 언제나 학부모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격려해 준다”며 “학교의 이런 배려 덕분에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보다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내 아이만 생각하는 치맛바람은 언제든 오해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치맛바람이 아닌, 대화초 학부모들의 건강한 참여 바람은 학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신뢰와 이해로 바꿔줄 만큼 신선했다.
대화초 이양선 교장
“나는 행복한 교장,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2012년 9월 대화초에 부임한 이양선 교장은 누구보다 분주한 2013년을 보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고마운 이들을 꼽는다면 단연 열정적으로 학교일에 참여해 준 학부모들과 건강하고 밝게 커준 학생들이다. 이 교장은 “학교를 믿고 지원해 준 학부모님들의 노력이 있어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결국은 이런 노력이 아이들에게 전해져 아이들 또한 밝고 건강하게 성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 작은 것이라도 진심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학부모회 이지연 회장
“모두가 우리 아이라는 생각에서
화합이 시작됩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학부모회를 시작하면서 이지연 회장은 선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작은 행사를 진행할 때도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 동아리들과 의논하고 협조하는 과정을 거쳤다. 행사 후엔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조사했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꼼꼼히 했다. 이지연 회장은 “학부모회 임원들은 물론, 많은 학부모들과 함께하는 학부모회를 만들어가고 싶었다”며 “모두가 우리아이라는 생각에서 교육공동체의 화합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학부모회 강윤경 부회장
학부모회 외에도 학교의 숨은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학부모들의 손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은 나와 상관없는 일로 생각했었는데, 학부모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학부모님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 모두에게 “파이팅!”을 전합니다.
학부모 이혜경씨
개인의 실속보다는 아이들과 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들을 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일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회장님과 언제나 “예스”로 학부모들을 지지해 준 교장선생님 덕분에 신나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 권순미씨
부모 참여 행사가 많은 유치원과 달리 학교는 가족 행사가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학부모회 활동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행사가 많아 좋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학교에 자주 찾아갈 수 있을 만큼 학교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어요.
학부모 채성미씨
학부모의 생각과 의견이 학교에 적극 반영되고 실현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학교는 학부모와 학교, 교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만들어가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또한 저마다 다른 구성원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행복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학부모 장현미씨
처음엔 의무감으로 이런 것을 꼭 해야 하나 망설이며 학부모회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분들을 보며 제 마음도 달라졌지요.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보자는 마음이 우러나면서, 지금은 학부모회 활동하길 잘했다 싶어요.
학부모 김민기씨
평소 학교에 올 일이 일 년에 한두번으로 손꼽았었는데, 올해는 학부모회 활동을 하며, 열심히 학교에 다녔지요. 아이도 엄마도 즐겁게 학교에 다니며 초등학교 마지막 시절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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