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 가득 감도는 그윽한 맛과 향. 커피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가히 최고의 음료라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행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그런데, 우리 지역에 조금은 특별한 커피를 만들어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열정과 노력, 그리고 도전정신을 오롯이 녹아낸 그들만의 커피를 선보이는 친구들. 국제컨벤션고등학교 ‘카르페디엠(Carpe Diem)'' 바리스타 동아리입니다. 친구들에게 커피는 뜨거운 학창시절과 푸른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친구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과연 이들이 선보이는 커피 맛은 어떨까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국제컨벤션고등학교 바리스타실을 찾았습니다.
우리도 어엿한 ‘바리스타’ 라고요
‘카르페디엠’은 올해 창단돼 이제 그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모임이다. 관광과 학생 1~2학년이 주축이 돼 동아리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지혜 지도교사는 “카르페디엠에서는 커피의 기초 이론부터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커피 제조법을 익혀요. 동아리활동 시간 외에도 방과 후 수업을 이용해 더 깊고 풍부한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학생이라고 해서, 어른이 아니라고 해서 커피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덜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금물. 친구들 중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이미 취득함으로써, 당당히 전문성도 키워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이정현 학생(2학년)은 “동아리 활동을 하며 착실히 필기와 실기 공부를 병행했어요. 시험이 다가올 때는 밤까지 남아 자격증 공부에 매진했어요”라고 말했다. 관광과 라는 특성상 졸업 후 호텔, 리조트 등 서비스 업종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기에, 바리스타 동아리 활동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의 지원과 관심도 카르페디엠 친구들이 더욱 파이팅을 외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별도로 마련된 바리스타 실에는 고가의 커피 머신기를 비롯해, 그라인더, 핸드드립기 등을 갖추고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의 실기장으로 활용될 만큼, 동아리실의 시설은 수준급을 자랑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커피의 세계에 푹 빠져
커피가 어른들만의 전유물이던 때는 이미 지났다. 카르페디엠 친구들은 학생들도 그들만의 취향과 색깔로 커피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장 박경은 학생(2학년)은 “커피를 배우면서 창조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할까요. 배운 것을 기본으로, 다양한 메뉴를 우리 방식대로 개발하는 재미를 누리고 있답니다”라고 전했다. 최유민 학생(1학년)은 “정성이 들어간 만큼 깊은 맛을 내는 게 커피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드는 게 커피가 아닌가 싶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커피를 직접 만들다보니, 맛에 대한 조예도 깊어졌다. 강인경(2학년) 학생은 “솔직히 처음엔 커피가 쓰다는 생각만 했었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혀끝에 남는 그윽함과 심오한 맛이 느껴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카페를 열어 저렴한 가격에 그들이 만든 커피를 선보이는 기회도 갖고 있다.
행복한 나눔, 행복한 동행
지난 9일에는 조금 특별한 카페가 바리스타실에서 열렸다. ‘행복한 나눔, 행복한 동행’이란 모토 아래, 장애우 학급 커피동아리 ‘천사리너스’와 연합 카페를 열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장애우 학생, 일반 학생들이 별도로 운영해오던 일일 카페를 처음으로 열었다. 함께 어우러져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며, 즐거워하는 친구들은 장애우와 일반인의 경계를 넘어 이미 하나가 되어 있었다. 행사의 모토답게, 연합카페 수익금은 필리핀 이재민들을 위해 기부됐다.
박주리 교사는 “천사리너스 활동을 통해 장애우 학생들은 사회진출을 위한 기본적인 직무교육, 취업 교육, 경제교육을 받을 수 있죠. 아울러 장애우들도 언제나 도움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나눔을 통해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카르페디엠 친구들도 이날 연합 카페 행사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단다. 김마리아 학생(2학년)은 “이런 기회가 솔직히 흔치 않잖아요. 오늘 장애우들과 함께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면서 그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저희보다 더 열심인 모습에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리포터가 만난 카르페디엠 친구들에게 커피는 그들의 젊음이자, 열정이자, 사랑이었다. 앞으로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커피를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친구들. 그 특별한 커피 향이 곳곳에 퍼지길 고대해본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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