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를 아는 멋진 여인들 ‘고양두레풍물패’

“풍물의 매력은 흥겨움,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죠”

지역내일 2014-01-11

한바탕 판이 벌어진다. 내고(봄), 달고(여름), 맺고(가을), 풀고(겨울), 상쇠는 가락을 이끈다.
우리 선조들은 신이 날 때에도, 일이 고될 때에도 신명나는 풍물놀이 한판을 벌이며 흥을 돋웠다. 꽹과리를 치고 장구를 두드리는 것은 마음이나 몸에 맺힌 온갖 잡념이나 좋지 않은 기운들을 두들겨 패서 잘게 부수어 푸는 과정이다. 맺힌 것을 풀지 않으면 한이 되거나 병이 된다. 그것을 풀면 신명이 되는 것이다. 풍물의 기운은 막힌 것을 뚫는 신명의 기운이다. 그래서 북 치고 장구 치는 풍물놀이는 언제 들어도 흥겹다. ‘고양두레풍물패’(이하 고양두레)는 이런 풍물의 매력에 푹 빠져 배우고 즐기며 이웃에게 흥을 전파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현장에서 바로 느끼는 성취감, 이보다 좋을 수 없어~
고양두레풍물패는 구자경, 양수옥, 남정화, 정선희, 권혜경, 고영아, 박윤희, 박정순, 김은경, 김명숙 씨 등 10여 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전통예술동호모임. 지난 2007년 결성된 이 모임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정발산동에 위치한 ‘국악문화 마루’에서 정기연습을 통해 실력을 다져왔다. 창단 이래 고양두레는 고양평화축제 축하공연, 평화누리길 걷기대회 축하공연 등을 비롯한 고양시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해왔으며 소외된 이웃을 찾아 문화예술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무엇보다 지난 2013년에는 고양호수예술축제와 함께 펼쳐진 고양아마추어스트리트페스티벌에서 26개 팀과 경쟁을 벌인 결과 당당히 퍼포먼스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화요일 ‘국악문화 마루’에서 연습이 한창인 고양두레. 풍류를 아는 6명의 멋진 여성들이 사물놀이 의상을 차려입고 장단을 탄다. “1시간 반 정도 연습시간동안 악기를 두드리다 보면 에너지가 다 소진되지만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 버리죠. 그림이나 여타 취미생활에 비해 풍물의 매력은 현장감이랄까. 현장에서 악기를 두드리면서 바로 느껴지는 성취감, 매력보다 마력이라고 해야 되겠지요.” 권혜경 씨는 장구를 때리는 순간의 쾌감과 카타르시스가 어디에 비할 수 없이 좋다고 자랑한다.
장구나 징, 북도 매력적이지만 꽹과리가 좋다는 구자경 씨는 “꽹과리요? 그냥 이유없이 끌려요.(웃음) 풍물패를 결성하면서 앉은반에 끌려서 상쇠(두레패나 농악대 따위에서 꽹과리를 치면서 전체를 지휘하는 사람)나 구쇠(부쇠:농악대에서 꽹과리를 치며 상쇠 다음으로 놀이를 지도하는 사람)가 너무 매력있더라고요”라고 한다.
“딸이 이곳에서 풍물을 배웠어요. 그때 엄마들도 함께 잠깐 배운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풍물패에 참여하게 됐는데 우리 팀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함께 있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요.” 주로 장구를 즐긴다는 양수옥 씨는 무엇보다 회원들끼리 서로 마음이 잘 맞아 팀워크가 좋다고 자랑한다.


촌스럽게(?) 풍물을 왜 하느냐는 편견 깨고 싶어
징을 담당한 정선희 씨는 단원들 중 유일한 국악전공자. 그런 만큼 고양두레를 지도하고 있는 윤태경 선생과 더불어 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바람에 비유되는 징과 비로 비유되는 장구는 같이 합주를 하게 되면 소리를 감싸주는 엄마역할을 담당하고 꽹과리는 아빠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쇠와 가죽의 소리가 어우러지면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고 흥을 돋우는 한판 놀이에 어깨춤이 절로 나지요. 그래서 풍물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어요. 고양두레가 주부들의 모임이지만 개인적으로 더 실력을 쌓아 전문성을 갖춘 풍물패가 되었으면 합니다.”
장구가 좋다는 남정화 씨는 풍물예찬에 끝이 없다. “풍물의 매력? 밥 먹고 나면 커피 생각나듯 늘 생각이 나는 것. 그냥 일상이고 생활의 일부죠. 풍물은 선반, 앉은반 등 다양해 싫증이 날 틈이 없어요. 풍물패 하면 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풍물은 고리타분한 것이란 편견도 사실 없다고 할 수 없지요. 우리 고양두레는 다른 풍물패에 비해 젊은 만큼 풍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고급스런 문화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 우리들의 희망사항이죠.”
남정화 씨와 함께 초창기 멤버인 고영아 씨도 남정화 씨의 예찬론을 거든다. “모듬북을 치다 손이 다쳤던 적이 있어요. 그때 아픈 것보다 손을 다쳐서 풍물을 못할까봐 그게 먼저 걱정이 되더라고요. 지금 몸이 아파서 쉬는 회원들이 몇 있는데 우리끼리 아파서 풍물을 못하는 단원들이 제일 불쌍하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해요. 하다 안하면 병날 정도로 신나고 재미있는 것이 풍물이거든요.(웃음)”
“4년 반전 장구와 북을 배우고 너무 좋아서 열심히 하다 채 1년이 못돼 미국주재원으로 가게 된 남편을 따라가게 됐어요. 그때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인터내셔날데이라고 40여 개 국 사람들이 각기 전통춤이나 장기를 선보이는 날이 있었죠. 마침 꽹과리를 치던 친구가 있어서 저는 여기서 일 년 배운 솜씨로 장구를 두드리며 함께 판을 벌였는데 호응이 대단했어요. 나중엔 꽹과리를 치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3년 내내 매번 저 혼자 독주를 했으니까요. 그때 외국인들이 장구를 양손으로 치는 드럼이라면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곳에서는 친구들이 풍물? 촌스럽게 웬 풍물을 하느냐고 하는데 말이죠.” 권혜경 씨는 풍물은 외국인에게도 흡인력 강한 자랑스런 우리 전통예술이란 걸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고양두레는 삶의 활력을 북돋아가면서 신명나는 활동을 함께 할 2014년도 제9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초보자라도 윤태경 선생의 지도로 사물놀이, 상모, 난타, 선반설장구, 판굿 등을 배울 수 있으며 연습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다. 
문의 031-903-5977(국악문화 마루)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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