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는 버섯 친구 ‘꼬마농부’

“버리는 커피 찌꺼기로 버섯 키워보세요”

지역내일 2014-01-24

사무실 김과장이 마시는 커피는 하루 2~3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커피는 커피액으로 추출되는 0.2퍼센트를 제외하고 99.8퍼센트가 모두 쓰레기로 배출됩니다. 99.8퍼센트의 나머지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카페인 성분도 많은데, 그대로 땅에 묻어도 괜찮은 걸까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꼬마농부‘를 소개합니다.
유석인 리포터 indy0206@naver.com


벼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
  해마다 커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커피 전문점의 매출은 20%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커피 찌꺼기에 대해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일반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쓰레기와 함께 버린다. 커피 찌꺼기는 그대로 매립될 경우 메탄가스가 발생해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커피 찌꺼기의 토양오염문제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다른 재료와 섞어 퇴비나 염료로 활용하는 등 커피 찌꺼기의 재활용 방안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꼬마농부’는 미래세대의 중요한 이슈인 ‘환경, 생태, 먹거리’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친환경 생태 학습장을 운영하며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라는 버섯재배키트를 판매, 이를 통해 환경과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꼬마농부 사업장에 들어서면 가정용 느타리버섯 재배키트가 양쪽 벽면에 자리 잡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느타리버섯이 아닌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버섯이다. 이현수(38) 대표가 버섯재배키트 개발에 뛰어든 것은 커피를 좋아하던 아내가 먹고 남은 커피찌꺼기에 눈길이 가면서부터였다.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10위권이래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가 어마어마하죠. 이것이 흙에 매립되면서 발생하는 매탄가스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켜요. 이렇게 도시 안에서 생산되고 버려지는 것들을 순환하고 재활용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고 싶어 ‘꼬마농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구를 행복하게 하는 버섯친구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는 가정에서 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느타리버섯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버섯을 키우고 수확한 후에는 퇴비로 사용, 흙으로 돌려주게 되므로 환경에 이롭고 지구가 행복해지는 제품이다. 작은 종이 상자 안에 있는 배지에 하루 서너 차례 물을 뿌려주면 하루 이틀 사이 버섯이 올라오고, 7~10일이면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아이들은 이 키트로 버섯을 직접 키워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동시에 환경오염과 미생물의 중요성을 배운다. 버섯은 두세 차례 반복 수확이 가능하다. 특히 커피찌꺼기 배지에서 버섯을 키우고 나면 버섯종균이 카페인을 분해해 배지가 퇴비로 변한다. 이를 집에서 키우는 화초에 거름으로 사용해도 좋고, 씨를 뿌릴 때 흙과 함께 섞어주면 채소를 잘 자라게 한다. 독성이 모두 제거돼 그대로 매립해도 토양에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매월 약 1.5톤의 커피찌꺼기를 고양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접 수거해 활용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흙을 살리는 일
  이 대표는 버섯재배키트 판매 같은 수익사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전하고 좋은 환경을 남겨줘야겠다는 책임감으로 꼬마농부를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실제로 이 대표 자신도 그 과정에서 자원의 순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자신이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환경문제에 봉착했고, 오염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컸다. 이 대표에게는 유치원생 딸아이가 있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과거보다는 오염된 환경과 그곳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먹고 자라지요. 작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마음으로 꼬마농부를 이끌어갈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로 ‘노루궁뎅이 버섯’을 준비하고 있다.
 첫 직장이었던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하며 환경과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흙을 살리는 일이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한다. 지렁이를 키우고, 지렁이 배설물이 섞인 분변토를 일반 흙과 다양한 비율로 배합해 상추를 키우는 실험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출발점을 커피로 삼았을 뿐, 자연에서 나온 모든 것이 쓰임을 다한 뒤에는 아무런 해가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건강한 순환이 땅을,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소 :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330번지
문의 : 010-3028-5950 
www.0farmers.com


>>>미니인터뷰

꼬마농부 이현수 대표
창업은 성공도 실패도 모두 소중한 경험


커피찌꺼기에서 과연 버섯을 키울 수 있을까 궁금했다가 성공했을 때의 기쁨, 버섯키트를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팔았을 때의 희열, 목표했던 단계들을 하나씩 올라가고 있다는 성취감, 이것이 저를 움직이는 동력입니다. 사회적 기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창업의 기회와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꼭 성공하라는 게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성공과 실패, 좌절, 어떤 것이 됐든 자기 스스로의 결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정말로 중요한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그 경험이 소중하게 작용할 겁니다.  창업은 돈을 못 벌더라도 실패를 하더라도 의미가 있어요. 꿈은 변해갑니다.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해야 할 지 무엇을 더 공부하고 누구를 만나야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모두 희열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과정만 밟아서는 그런 보람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즐겁긴 한데 현실을 돌아보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에요. ‘다음 달 매출은? 이걸 어떻게 다 팔지?’ 고민의 연속이죠. 식료품은 지속적으로 재구매가 이뤄지지만 버섯을 길러본 경험은 한두 번이면 끝나잖아요. 지속적으로 구매자를 창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문제일 수도 있는데 결코 낙관적이지 않아요. 아직은 초기이고 시행착오도 많아 희열과 좌절, 아쉬움을 반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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