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이화동, 부산의 감천마을, 통영의 동피랑. 무엇으로 유명한 동네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벽화로 유명하죠. 서울의 이화동은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곳으로, 감천마을과 동피랑은 부산과 통영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우리지역 가까운 곳에도 벽화마을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담장을 캔버스 삼아 알록달록 그림이 그려진 벽화마을, 봄기운이 뭉글뭉글 피어나는 이 때 우리동네 벽화마을 나들이 어떠신가요?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정겨운 옛날 동네 모습 그대로, 화전동 벽화마을
덕양구 화전동 일대에는 회색빛 빌딩도 하늘높이 솟은 아파트도 없다. 마을 어귀 나무아래 놓인 평상과 구멍가게, 좁은 골목길. ‘아직도 이런 동네가 남아있구나’하는 반가운 생각에 발길은 저절로 움직인다. 따사로운 햇살에 누군가가 말리려고 내놓은 호박과 빨래들, 처마 밑에 널어둔 무청, 담장 아래 개집이 색색깔 벽화들과 어우러져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6가지 테마별로 조성된 화전동 벽화길은 향기가 가득한 ‘꽃길’과 이야기가 있는 ‘동화길’, 마음을 치유해주는 ‘힐링길’, 색색이 아름다운 ‘무지개길’ 그리고 지난해 조성된 ‘달맞이길’ 등 총 2890m에 달한다. 특히 고양시에서 유일한 달동네로 알려진 13통 일대 ‘달맞이길’은 옛 풍경을 담은 벽화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골목길 계단을 오르며 동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1통 ‘힐링길’은 음악이나 미술, 춤 등을 통해 마음에 에너지를 공급해 건강한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려 주는 힐링아트의 하나로 구상돼 만들어졌다. 힐링아트 벽화는 재능기부 자원봉사단체인 ‘참밍’과 좀 더 다양한 벽화를 조성해 보고자 하는 덕양구가 뜻을 같이 해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1~3통 일대 ‘동화길’에서는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이 촬영돼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화전동 대부분은 개발제한구역과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낙후된 마을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2011년 ‘벽화향기 꽃길’을 시작으로 벽화마을 만들기 사업이 시작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여름 폭염 속에 시작된 작업은 벽화 전문가와 화전동 직능단체 회원, 덕양중학교 교사와 학생, 마을 주민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벽화를 그리기 전에 먼저 낡고 먼지 쌓인 마을 주택가 벽을 깨끗이 청소해야했다. 이 힘든 작업은 제30기계화보병사단 군인들이 거들었다. 김영숙 화전동 주민센터 담당자는 “화전동 벽화마을 조성은 기존의 관 중심 마을정비 사업이 아닌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해 스스로 마을의 환경을 정비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 고양동부화전지점 앞에 벽화마을 지도가 그려진 안내 표지판이 있다.
어릴 적 숨바꼭질하던 추억 불러일으키는 일산동 벽화마을
일산서구 일산1동 일산성당 옆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숨바꼭질하는 아이들, 해바라기 옆에서 활짝 웃는 소녀 등이 하나씩 모습을 나타낸다.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길 담장에 그려진 벽화는 길을 꺽어 돌아갈 때마다 무슨 그림이 나타날까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 지역은 예전에 일산뉴타운지구로 지정됐으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열악한 주택환경에 마을 분위기도 침체 됐다고 한다. 이에 고양시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변화를 주고자 벽화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미술동아리 및 전공자, 지역 학생들 및 단체에서 담장 청소와 그림 봉사를 자원하고 (주)삼화페인트에서 페인트와 앞치마를 후원했다. 2011년 4월 시작된 작업은 6월까지 자원봉사자 350여명이 참여해 일산중고교 담장과 에이스 10,11차 아파트 담장, 일산성당 옆 주택가 골목길, 일산성당 담장 등 일산1,2동 약 2km구간에 벽화거리를 조성했다.
특히 일산성당 옆 주택가는 어릴 적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누구나 골목길을 보면 어린 시절을 떠올리나보다. 이곳의 벽화는 그림동아리 ‘오색회’가 ‘동심’을 주제로 숨바꼭질, 강아지, 고양이 등 정감어린 그림들을 그렸다. 지난해에는 미술동아리 ‘연’과 서울예고, 고양예고, 예원학교 학생들이 추가로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과 손잡고 한번쯤 들러 이야기를 만들고 갈 수 있는 골목길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안내 표지판의 글처럼, 따스한 봄날 골목길 구경하기 힘든 요즘 아이들 데리고 요리조리 걸어보면 어떨까? 구경 다 마치면 근처 일산시장에서 주전부리하며 출출한 배를 채워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고양시민원콜센터 031-909-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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