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또는 아이와 함께 요리를 배우고 만들 수 있는 쿠킹 스튜디오.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인 쿠킹 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이런 쿠킹 스튜디오가 요즘은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주 내일신문에서는 우리동네 색다른 쿠킹 공간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수유방 갖추고 제과제빵 재료 및 도구 판매까지~!
‘빠네쿠치나’
중산동에 위치한 쿠킹 스튜디오 ‘빠네쿠치나’에 세 명의 여성이 유모차를 밀며 들어선다. ‘빠네쿠치나’ 주인장 임지민씨가 내려준 따끈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한숨 돌린 후 수업 시작. 오늘 만들어 볼 음식은 3월의 ‘원데이 클래스’ 메뉴인 딸기 타르트다. 조리대 한쪽엔 싱싱한 딸기 상자가 쌓여있다. 먼저 레시피가 인쇄된 유인물을 보며 설명을 듣고, 타르트를 만들기 시작한다. 요리 수업은 세 친구의 수다와 웃음도 함께 버무려져 더욱 즐겁게 진행된다. 중간 중간 참가자 김혜란씨는 한쪽에 마련된 수유실에서 5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물리거나 기저귀를 갈아 주며 편안하게 요리를 마쳤다.
‘빠네 쿠치나’는 ‘빵을 굽는 마을’이란 뜻의 불어다. 임지민씨는 20대 초반부터 빵 굽기를 즐겨 친구 생일에 직접 만든 케익을 선물했다고 한다. 또 몇 년 전 아이에게 줄 간식으로 수제 양갱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지역 방송사에서 그를 취재하러 나올 정도로 유명해져 블로그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그는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제과제빵은 물론 가정 요리와 떡 강좌를 열고 있다. 지난 화이트 데이 때는 부부싸움을 한 남편이 부인과 화해하기 위해, 또 한 남성은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이곳에서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가기도 했단다.
빠네쿠치나의 정규강좌로는 플라워 케이크와 마카롱을 배우는 과정이 있는데, 마카롱 강좌는 3인 이상이면 원데이 클래스 신청도 가능하다. 플라워 케이크 정규 클래스는 주1회(4시간 반~5시간) 4주 과정이다. 임지민씨는 “기술과 디자인, 컬러 감각을 요하는 플라워 케이크에 관해 상세히 안내해 베이킹 초보자들도 문제없이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마카롱 정규 클래스는 주1회(약 3시간) 4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플라워 케익과 마카롱은 주문 판매도 하고 있는데, 유화제나 보존제, 합성 첨가물 등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만들고 있다.
가정 요리와 홈메이드 떡 강좌, 제철과일을 이용한 제과제빵 원데이 클래스는 카카오 스토리나 블로그를 통해 미리 공지 후 열고 있는데, 3인 이상이 최소 나흘 전에 신청해야 한다. 키즈 베이킹 역시 원데이 클래스로 열리며 쿠키나 케익, 파이 종류를 만든다. 2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며 아이끼리, 또는 엄마랑 함께 할 수 있다. 신청은 블로그(http://blog.naver.com/jimin3074)나 전화로 가능하다.
빠네쿠치나에서는 제과제빵 재료와 도구도 판매하고 있으며, 수유방과 놀이방을 갖춰 아기 엄마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위치 일산동구 탄중로 316(중산동 해태쇼핑 사거리) 솔샘프라자 2층
문의 070-8828-3074
요리뿐 아니라 키친·스터디룸 대여, 외국어 강좌까지~!
‘LMC 쿠킹랩’
장항동에 위치한 ‘LMC 쿠킹랩’은 다양한 요리와 빵, 케이크 등을 만들어 예쁜 카페에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1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 하쿠오카미야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빵이나 과자, 케이크뿐만 아니라 생활요리 수업도 열리고 있다. 일본인 음식 코디네이터가 한국어로 요리 수업을 하는데, 요청하는 이에게는 일본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에는 두 명의 주부가 코디네이터인 도쿠다 나오코씨에게 일본어로 요리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들이 이날 만든 요리는 3월의 생활요리 메뉴 중 하나인 치라시스시(연근과 표고버섯 등을 섞은 초밥)와 덴카쿠(곤약 가지 두부를 구워 된장소스를 바른 요리), 스마시 지루(바지락이나 대합을 넣어 끓인 국), 그리고 후식으로 녹차 파르페 까지. 두 사람은 음식을 다 만들고 난 후 이곳에서 함께 운영하는 카페 테이블에 예쁘게 차려놓고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즐겼다.
‘LMC 쿠킹랩’은 학원이라기보다는 좋아하거나 배우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체험 공간이다. 하니오카미야씨가 쿠킹랩을 연 이유는 “음식은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 하나로, 일본의 문화도 소개하며 서로가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삼고 싶어서”다.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다양한 요리 체험을 하며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한다.
LMC 쿠킹랩에서는 서너 가지의 빵과 케이크, 생활요리 메뉴 중 원하는 것을 골라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생활요리는 세트 메뉴로, 일본식 가정요리와 서양요리 등으로 이뤄진다. 매달 서너 종류의 원데이 클래스도 열고 있는데, 이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리락쿠마, 헬로 키티 등 캐릭터 도시락 수업을 열어 인기를 끌었다. 역시 원데이로 열리는 키즈 클래스는 쿠키와 컵 쇼트케이크, 동물 빵 중에 고를 수 있다. 쿠킹 클래스 예약과 취소는 블로그(http://blog.naver.com/lmccooking)와 전화를 통해 가능하며 이틀 전 오후 5시까지 해야 한다.
LMC 쿠킹랩에서는 이밖에도 키친을 대여해 친구들과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즐길 수 있다. 또한 크고 작은 방들이 마련돼 있어 각종 모임이나 스터디 룸으로 대여 가능하다. 함께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수제 카스테라와 케이크, 타르트 등을 판매한다.
이곳에서는 또한 일본어와 불어 영어 등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학원이 아닌 개인 강좌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하니오카미야씨는 전에 어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며 “언어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교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위치 일산동구 장항동 776 일산프라자 2층
문의 031-921-1217
쿠킹 스튜디오에서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
김혜란씨(화정동)
6살짜리 첫째 아이가 빵을 아주 좋아해 직접 만들어 주고 싶어 왔어요. 아이에게 엄마의 정성이 담긴 빵을 좋은 재료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게다가 배우는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팍팍 넣을 수 있어 더욱 좋구요.
김화경씨(합정동)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싶었어요.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재료로 무엇이 들어가는지 알고 먹을 수 있어 좋아요. 만드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직접 만들어 먹는 기쁨이 크답니다.
배윤정씨(마두동)
일본어와 음식에 관심이 많은데 일본어로 요리 수업을 받을 수 있어 찾았어요. 일본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고 요리도 배우니 일석이조입니다. 또 맛있는 음식을 해먹을 수 있고 일본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 좋아요. 이 시간이 제게 생활의 활력소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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