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는 늘 배가 부글거리고 끊는 사람, 불규칙적으로 대변을 보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이 도토리묵 한 가지만 섭취하더라도 원인치료가 쉽게 이루어진다고 기록돼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도토리는 무공해 식품으로 성인병과 비만 변비 아토피 등에 좋으며 항암작용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도토리는 몸 안의 독소와 중금속을 정화해주는 작용이 있어 오염된 도시환경에 사는 이들에게 더욱 좋다. 임자(들깨)는 동맥경화예방과 두뇌촉진,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데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다. 이렇게 몸에 좋은 도토리와 들깨를 이용한 친환경 웰빙 식단을 제공하는 도토리음식 전문점이 우리동네에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찾아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들깨 넣고 푹 끓여 더욱 진하고 구수한 ‘도토리임자탕’
‘도토리임자탕’은 도토리들깨수제비를 말하는데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건강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이다. 탄현동에 위치한 ‘산골도토리임자탕’의 대표메뉴는 역시 도토리임자탕. 그런데 이곳의 조리법은 다른 도토리들깨수제비집과 조금 다르다. 보통의 들깨 수제비나 칼국수는 다 끓인 상태에서 들깨를 넣는데 비해, 이곳은 주문을 받으면 도토리 수제비에 들깨를 넣고 15분 동안 푹 끓여낸다. 그렇게 끓여낸 국물은 여느 도토리들깨수제비와는 다르게 국물이 껄죽한 것이 진하고 구수하다. 이곳에 처음 온 손님들 중에는 주문하면 꽤 기다려야 해 음식이 늦다고 불평하는 이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껄죽하고 진한 도토리임자탕에 반해 기꺼이 그 조리시간을 기다린다고. 또 일부 음식점에서는 국물의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땅콩가루를 넣어 조리하는 곳도 있는데, 산골도토리임자탕은 그렇지 않다. “재료가 가진 본래의 맛을 제대로 살려 요리해야 음식이 맛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땅콩가루를 넣지 않아요.” 산골도토리 임자탕 이정란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이곳의 손님들은 도토리와 들깨가 가진 본연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에 계속 찾는 이가 많다. 맛좋은 웰빙 슬로우 푸드가 손님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도토리 이용한 다양한 메뉴가 입맛과 건강 모두 살려
산골도토리임자탕에서는 도토리음식 전문점답게 여러 가지 도토리 음식을 선보여 탕만 먹기엔 서운하다. 도토리하면 역시 묵을 빼놓을 수 없는 법. 오이, 깻잎, 치커리, 새싹 등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양념간장으로 무친 ‘도토리묵무침’은 직접 쓴 묵을 사용해 묵이 푸들푸들하고 탱글탱글하다. 특히 묵무침에 쓰이는 양념간장은 간장에 양파를 넣고 달여 직접 담근 매실 액기스로 맛을 내 짜지 않고 새콤달콤하다. 도토리묵밥은 채 썬 묵과 익은 김치를 넣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밥이다. 그 위에 고명으로 오이와 김 가루, 참깨 갈은 것을 얹어 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 한 그릇 후루룩 비우게 된다. 한 번은 손님이 몸이 아파 입맛을 잃은 아버지를 모시고 와 시원한 도토리묵밥을 말아드렸는데, 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한 그릇을 다 비우자 딸이 무척 기뻐했단다. 동치미 국물대신 다시마 멸치 새우 등으로 육수를 우려내고 고명으로 호박을 얹어 먹는 따뜻한 묵밥도 있다. 여럿이 온 이들은 양이 푸짐한 도토리쟁반국수를 꼭 주문한다. 도토리 국수에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고추장 양념으로 비빈 도토리쟁반국수는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담백한 임자탕이나 도토리전과 잘 어울린다. 도토리 국수의 면발은 메밀국수 보다는 쫄깃하고 쫄면보다는 부드러워 식감이 좋고, 이가 약한 아이나 어르신들도 잘 먹는다.
푸짐한 음식, 세심한 서비스로 온가족이 함께 즐겨
산골도토리임자탕에 처음 오는 손님들은 처음엔 생소한 음식이라 어색해하지만 한 번 먹어보면 꼭 지인과 함께 다시 찾는다. 또한 세심한 서비스와 푸짐하게 먹어도 부담 없는 가격에 가족 단위 고객들도 많다. 이 대표는 원하는 손님에게 무료로 공기밥을 제공하는데, 특히 아이들은 구수한 임자탕 국물에 밥을 말아주면 아주 잘 먹는단다. 이곳은 손님들이 식사를 주문하면 도토리전이 기본으로 나오는데, 파 당근 호박을 채 썰어 넣고 얇게 부친 도토리전을 임자탕이 조리되길 기다리며 콩나물 무침과 무채를 올려 돌돌 싸 먹는 맛이 별미다. 이 대표는 아무리 바빠도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직접 담근 김치를 내놓는다. 이곳의 또 다른 자신감은 오픈돼 있는 주방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표는 주방이 오픈돼 있어 아무래도 청결 유지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한다. 가리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이리라.
위치 일산서구 탄현동 1504-1(홀트복지원 앞)
문의 031-923-5232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