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이 성장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자녀가 성장부진이 있을 경우 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이번주 내일신문에서는 소아 청소년을 위한 한방 길잡이이자, 한방명의로 선정된 ‘유용우한의원’ 유용우 원장으로부터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성장통일까? 성장부진통일까?
성장통은 하체, 즉 다리의 불균형에서 오는 통증이다. 너무 빠르게 성장할 때도 성장통이 나타나고 역으로 성장이 지체돼 부진할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흔히 아이들이 호소하는 통증이 성장통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성장통이 아닌, 성장 부진에서 오는 통증인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성장통은 발뒤꿈치가 아픈 경우가 많고,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무릎이나 다리가 아프고, 때론 배가 아픈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이와 같은 부진통은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성장이 부진하고 하체 성장도 불균형인 경우와 부분적인 성장 부진에 하체 성장이 불균형인 경우, 마지막으로 전체적으로 잘 크고 있지만 하체 성장만 불균형한 경우다.
성장부진통의 세가지 유형
① 하체 및 전체적인 성장이 부진한 경우는 허약체질의 아이들로 기체증(기의 흐름이 정체 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함)인 상태가 많다. 기체증으로 인해 오장육부의 소화흡수 기능이 정체돼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성장하지 못한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그 순간 당기는 음식을 한 두가지만 먹으려는 경향을 보이며, 음식을 입에 물고 있는 패턴이 많다.
② 부분적인 성장부진에 하체 성장이 불균형한 경우는 우리 몸의 비장 췌장 대장 같은 소화기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난다. 비장은 우리 몸의 신선한 혈액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비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혈액순환이 잘 안 돼 다리까지 기운이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소화 속도가 느려 배고프단 말을 잘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머리까지 기운이 미치지 못해 머리가 무겁다거나 두통을 호소하고, 졸린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췌장은 우리 몸의 소화의 축을 담당한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가 안 되고 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기운이 없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혀가 예민하고 입맛이 까다로워 고기만 먹거나 밥만 먹는 등 식욕이 불규칙한 현상을 보인다.
대장은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 중 말단 장부로 비장이나 췌장 같은 선행 장부의 기능이 떨어지면 자연히 대장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 경우와 대장의 발효환경이 깨진 상태로 대장이 활발히 운동하지 못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흡수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이런 아이들은 헛배가 자주 부르고 배가 아프거나 손발이 차고 힘이 없는 증상을 호소한다.
③ 전체적으로 성장이 잘 이뤄지고 있지만 하체만 불균형한 상태는 담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나타난다. 담이 예민한 아이들은 겁이 많고, 서운함, 억울함, 불안함 등의 감정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예민하게 느낀다. 이런 아이들은 마음만 위축된 것이 아니라 기의 흐름도 안으로 위축돼 있어 대사효율이 떨어진다. 에너지보다 열 발생이 많아 땀이 많고, 추위나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몸이 동글동글하고 과체중이며, 덩치는 크지만 손발이 작고 얼굴이 귀여운 아이들이 많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
성장부진통은 먼저 발목이나 무릎 등의 관절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이후 불균형이 지속되면 종아리와 허벅지, 고관절 등으로 통증의 범위가 넓어진다. 잠깐 아프다 사라지는 부진통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다. 반면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잠들기 전에 다시 나타나는 경우는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잠들기 전 다리가 아프다며 주물러 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경우인데, 자는 동안 불균형 상태가 회복되면서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 중에는 잠에서 깨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성장부진통이 심한 경우로 봐야 한다.
성장부진통은 정상적인 성장에 손해를 본 상태이므로 무조건 일찍 자고 푹 자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부진통을 겪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하며, 맨발 걷기와 같은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부진통의 원인이 췌장에서 비롯된 아이는 식습관의 불균형이 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아이의 변덕스러운 식습관을 먼저 받아주고, 불균형한 영양 상태는 음식과 음료를 통해 채워주는 것이 성장에 더 효과적이다. 대장의 기능이 떨어져 부진통이 나타났다면 대장의 발효환경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야채와 발효음식, 유산균 제제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같은 하체운동을 해줘야 한다. 담이 예민한 아이라면 냄새에 따른 아이의 편식을 허용해주고, 등산이나 승마처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운동을 권장한다.
도움말 유용우 한의원 유용우 원장
<유용우원장 소개>
유용우 원장은 1997년 국내 최초로 소아한의원인 ‘은빛한의원’을 개원한 이후 도원아이한의원(전국 19개지점)을 열며 한방소아과 영역을 개척했다. 1998년부터 쓰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 좋은 증류한약을 개발했고, 비염치료공동체 [숨길을열다]를 만든 대표원장으로 진료진(전국 30여개 한의원)을 양성한 바 있다. 16년간을 비염을 비롯해 아토피, 경기 등 질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치료하는데 힘써 왔다.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대한민국 한방명의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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