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 잡는 만능스포츠 ‘게이트볼’

“정신집중 하다보면 치매예방에도 그만이야”

지역내일 2014-06-20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또르르 구르던 공이 게이트를 통과할라치면 마치 아이들처럼  손뼉을 치며 좋아들 합니다. 그러나 옆으로 비켜서면 실망스런 눈빛으로 굴러가는 공을 주시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노년의 쓸쓸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햇살이 눈부신 6월 이른 아침, 법원연수원 앞 작은 공원에서 친목도모는 물론 건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게이트볼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유석인 리포터 indy0206@naver.com



 
체력부담 없어 노인운동으로 최고
  게이트볼은 각각 5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스틱으로 각자의 공을 쳐 3개의 게이트를 통과하고 주위의 공을 맞춰 득점하는 경기로 유래는 ‘크로케’ 경기다. ‘크로케’는 3세기경 프랑스 남부 농민들이 양치기가 쓰는 끝이 굽은 막대기로 공을 쳐서 버드나무 가지로 만든 문을 통과시키는 파유마유(Paille maille)가 발전하여 생긴 운동이다. 1947년 일본 홋카이도에 살던 스즈키 가즈노부는 크로케 경기에서 힌트를 얻어 나무로 스틱과 공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야외 공놀이로 ‘게이트볼’이란 경기를 처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초반 관광객으로 들어온 일본인들에 의해 전파되었으며, 한국게이트볼 협회에 따르면 게이트볼을 즐기는 관련 동호인은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이트볼을 즐기는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노인 운동으로는 최고”라고 말한다. 게이트볼은 노인들이 힘들어 할 만큼 체력부담이 없으면서 적당한 운동효과가 있다. 자신의 공을 따라 종종걸음치고, 허리 숙여 공을 치면서 신경통과 같은 고질적인 노인병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팀과 득점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팀원들이 대화를 통해 작전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치매나 중풍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도 게이트볼의 장점 중 하나이다. 


하루라도 빠지면 허전해서 못 견뎌
  푸른 잎들이 6월 바람에 살랑이며 싱그러움을 더하는 공원에 모인 회원들은 제각기 차례에 따라 그 실력을 미리 선보이기라도 하듯 스틱으로 게이트볼을 힘껏 친다. 스틱의 힘을 받은 볼이 또르르 굴러 게이트를 통과하자 회원들 모두 자신이 친 볼인 양 손뼉을 치며 좋아하는가 싶더니 두 번째 관문에서 아쉽게 빗나가자 모두들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송미순(63) 회원은 “치매와 우울증? 우린 그런 것 몰라요. 게이트볼은 걸으면서 하는 경기라 다리 건강에 좋고 게이트로 공을 넣기 위해 정신 집중을 하다 보면 치매 예방이 되죠. 어디 그뿐인가요? 같이 모여 얘기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요”라며 자랑이 끊이질 않는다. 김완식 회원(74)은 “평소 운동을 좋아해 시작했는데 건강도 건강이지만 친구처럼 서로 말벗도 되어 시간 보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 마치 직장에 나가듯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으로 와 게이트볼을 즐긴다”며 “운동을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더 아프고 뭔가 허전해 잠을 이룰 수 가 없다”고 설명한다.
  우천 시만 빼고 마치 직장을 다니듯 나와 게이트볼을 친다는 이규형 회원(81)은 “게이트볼은 쳐본 사람만이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할 일이 없어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이 있다면 빨리 가입해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목도모에 건강까지 챙기는 만능스포츠
  국민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게이트볼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매년 동호회 회원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은퇴 후 취미생활 및 친목도모의 수단으로 활용돼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법원연수원 앞 호수구장에서는 월~금요일 오후2~5시 게이트볼 교실이 열리고 있다. 초보자도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다. 게이트볼 강사인 채준용(80)씨는 “내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지난 10년간 게이트볼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게이트볼은 머리를 쓰면서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좋고 경기 중 계속 걸어 노인들이 무리 없이 즐기기에 알맞은 운동 종목”이라고 말했다. 다른 구에서도 게이트볼 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 호수공원, 중산공원, 지도공원 게이트볼장 등에서 월~금요일 오후 2~5시 운영한다. 공원 외에 덕양노인복지관 게이트볼장에서도 월 수 금요일 세 차례에 걸쳐 오전 10~12시 수업을 연다. 유점숙 회장은 “게이트볼이 노인들의 여가선용과 활기찬 노후를 위한 활력소 역할을 한다”며 “서로 친목을 다지고 건강까지 챙기는 만능스포츠”라고 말했다.


 >>> 인터뷰

유점숙(64) 회장
“비용부담 없는 경제적인 운동”

 저는 40대부터 게이트볼을 시작했는데 허리 통증에 많은 효과를 봤어요.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하면서 근육운동이 돼 허리 아프던 게 자연스럽게 나았죠. 경기장이 대부분 공원에 있어 자연을 접할 수 있어 좋고 운동하고 나면 식욕이 좋아지고 밥맛이 살아나요. 스틱만 하나 있으면 비용부담도 별로 없는 경제적인 운동이죠.


 


장석차(66) 연합회 경기위원장
“비가와도 경기할 수 있는 전천후 구장 있었으면”

  고양시에는 비교적 많은 게이트볼 경기장이 있어 선수들이 만족해 하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릴 때, 궂은 날씨에 이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아직 없어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측면에서 사계절 운동할 수 있는 게이트볼 전용 전천후 구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경자(75) 회원
 “친구끼리 대화하며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 좋아요”
친구들끼리 재잘재잘 이야기 하며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어 좋아요. 도시락을 싸와서 함께 나눠먹기도 하고 처음 보는 회원과도 잘 어울릴 수 있어요. 운동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가고 하루가 짧게 느껴져요. 전보다 병원 가는 횟수도 줄어들고 건강까지 챙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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