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조앤K.롤링)와 반지의 제왕(J.R.R.톨킨)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주인공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 신비한 마법과 환상의 세계는 단번에 독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우리 지역에도 이들 작가 못지않은 판타지 소설 작가가 있다. 가좌초등학교 4학년 김예솔 양이다. 김예솔 양은 최근 판타지 소설 <고대의 시리우스산>을 펴낸 꼬마 작가다.
11살 소녀의 천진난만하고 기발한 상상력
<고대의 시리우스산>은 주인공 찰스의 모험담을 엮은 판타지 책이다. 평범하고 장난기 많은 열두 살 소년 찰스. 어느 날 카슨, 넬슨, 에이슨 세 명의 기사와 마법사 캐리티우스, 그리고 상대방의 정체를 꿰뚫어보는 늙은 노새가 찰스를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인 칼리엔 족이 빼앗아간 나이프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한 그들의 여정에 동행하는 찰스. 찰스가 마주하는 두렵고, 신비하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한 권 가득 펼쳐진다.
<고대의 시리우스산>은 예솔 양이 9살 때부터 준비해 10살 3학년이 되는 봄에 완성했다. 모 신문사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도전해보기 위해서였다. 비록 당선은 되지 못했지만, 그 이유 또한 ‘아이의 표현력, 구성력치고는 너무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었단다. 그만큼 이야기는 또래 아이들의 글 솜씨라고는 믿기지 못할 정도로 캐릭터의 설정,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 기-승-전-결 등의 구성이 훌륭하다.
“먼저 어떤 종류의 글을 쓸지 생각해 두고요. 그다음 줄거리를 상상해요. 고대의 시리우스산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평소 생각해 두었던 인물들도 있었고요. 제가 급하게 만든 캐릭터도 있어요.(하하) 힘들긴 했어요.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땐 머리를 쥐어짜기도 했다니까요”라며 웃는 예솔 양.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 지금,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단다.
부모도 못 말리는 독서왕
예솔 양은 부모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독서 왕이란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등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또래들이 읽기 힘들어하는 초원의 집, 제인 에어 등의 글밥 많은 고전도 수십 번 읽었을 정도다. 엄마가 사다줬다는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앤’은 양장본이지만 이미 너덜너덜해진지 오래다.
책을 읽는 속도 역시 어른들을 능가한다. 성인이라면 적어도 2~3일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분량의 책도 하루 만에 거뜬히 읽어낸단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밴 다독의 습관은 어느 순간 ‘나도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예솔이의 상상력이 봇물처럼 글로 쏟아져 나왔다. 7살 때 처음 만들었다는 그림동화 ‘토끼’를 시작으로 7번째 작품 <고대의 시리우스산>까지. 이번 작품도 좋아하지만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9살 때 썼다는 <갈매기의 꿈>이다.
“<갈매기의 꿈>은요 자신의 집을 떠난 갈매기가 두 친구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예요. 결국은 제일 소중한 곳은 ‘집’이란 것을 깨닫고 돌아간다는 줄거리죠”
예솔 양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뛰어난 소질이 있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모두 예솔양의 작품들이다. 그림에 대해 묻자 쌍둥이 동생 진솔이 이야기로 답하는 예솔양.
“사실 그림 실력은 쌍둥이 동생 진솔이가 더 좋아요. 가끔은 싸울 때면 얄밉기도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는 역시 진솔이죠”라며 이번 책을 낸 기쁨도 진솔이와 함께 하고 싶단다.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한 독서 시간
예솔 양의 부모 김영삼, 강해순 씨는 예솔이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결코 ‘천재형’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하는 독서 시간을 만들어 책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단다.
어머니 강해순 씨는 “아이들이 어릴 적엔 늘 책을 읽어줬던 것 같아요. 단,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 책에 푹 빠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읽어줬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아버지 김영삼 씨는 “한 때 저도 여느 아빠들처럼 휴일 날 TV 앞에 앉는 것을 좋아했었죠. 어느 날 아이들이 ‘아빠는 TV보만 보는 사람’이란 말에 충격을 받았죠. 그 때 과감히 TV를 없애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라’라고 말하기 이전에 부모들이 먼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에 백분 공감합니다”라고 했다. 또한 두 아이가 자신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찾아 성장해가는 것이 지금 가장 큰 바람이라고 전했다.
예솔이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는 <모모>를 지은 미하엘 엔데. “미하엘 엔데처럼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 좋아하는 신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짓고 싶어요. 이야기를 짓는 초등학교 선생님. 그게 지금의 제 꿈이예요”라고 말하는 예솔 양이다.
예솔 양의 책상에는 지금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솔양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험 이야기란다. <고대의 시리우스산>에 이은 8번째 작품이 될 예솔이의 다음 이야기는 어떤 즐거움이 가득할지 기대가 된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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