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꿈나무
요즘 스포츠 뉴스를 자주 챙겨보게 됩니다. 연일 해외에서 들려오는 우리 선수들의 희소식에 어깨가 절로 들썩입니다. 과거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도 박세리 선수의 눈부신 활약은 우리에게 많은 위로와 힘이 됐습니다. 이후 등장한 박찬호,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추신수, 류현진, 손연재 선수 역시 우리의 큰 자랑이자 기쁨입니다. <스포츠 꿈나무>에서는 하루하루 고된 훈련을 견뎌내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스포츠 꿈나무를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탕탕탕. 무더위를 뚫는 듯한 시원한 총성이 들린다. 매캐한 화약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주엽고등학교 실내 사격장이다. 12명의 학생들이 5.5킬로가 넘는 소총을 들고서 흔들림이 없이 서 있다. 표적의 정중앙을 응시할 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주엽고등학교 사격부를 이끌고 있는 노기중 감독은 “홍지성 학생은 10점 쏘는 능력을 타고 났다”며, “체력과 정신력이 더 채워진다며,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큰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남고부 개인전에서 2관왕에 오른 주엽고등학교(교장 김형중) 사격부 홍지성 학생을 만났다.
타고난 명중 본능
홍지성 학생(3학년 5반)은 명중본능을 타고 났다. 14살이 되기 전까지 총을 한 번도 잡아 본 적이 없었지만, 우연히 잡은 총은 명사수의 본능을 깨웠다.
“한수중학교 1학년 때 총 5발을 쐈는데, 400명중에서 5위 안에 뽑혔어요. 순위도 신기했지만, 표적의 정중앙에 딱 하고 꽂히는 기분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꼭 한 번 사격이라는 운동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한창 공부할 나이에 갑자기 운동을 한다고 하니 처음엔 부모님의 우려가 컸다. 그래도 그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오래지 않아 흔쾌히 허락을 했다.
“지금은 부모님께서 제일 든든한 지원군이세요. 매일 훈련일지를 쓰는데, 항상 아버지께서 답 글을 써주세요. 힘이 들거나 지칠 때 큰 위로가 돼요.”
그는 현재 한수중학교 사격부를 거쳐 정발고등학교 사격부에서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주중에는 매일 3시간 이상의 사격 훈련과 체력 운동을 병행하고, 주말에는 태능사격장에서 4시간 동안 50m에 집중한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것도 싫었지만, 한 번 마음먹은 일을 끝까지 해내던 자신의 의지를 꺾고 싶지도 않았다. 그 때부터 원하는 점수가 나와야 집에 갈 정도로 훈련에만 매진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중 3때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력이 차곡차곡 쌓이니 2013년에는 경기도 대표 선수로 선발됐다.
“너무 기다리던 전국체전인데, 부담감이 컸는지 성적이 안 좋았어요. 경기가 끝나고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결국은 훈련 밖에 길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죠.”
무엇보다 그는 정신력 훈련에 집중했다. 한 번 흐트러지면 다시 집중하기 힘든 약점을 보완하고, ‘생각비우기’로 잡념을 씻어냈다. “마지막까지 한발 한발 집중해서 정조준 됐을 때만 쐈어요. 그게 훈련이 되니 지금은 큰 기복 없이 성적이 나오는 편이에요.”
그리고 하체 훈련과 지구력 운동도 열심히 했다. 이제는 약점이 된 큰 키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사격 선수는 키가 크면 불리해요. 흔들림이 커지거든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키가 많이 자라서 하체 강화 훈련에 주력하고 있어요.”
50m 종목이 가장 자신 있어
올해 그는 시작이 좋다. ‘2014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남고부 개인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고, 얼마 전에 열린 ‘제4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서는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가장 자신 있는 건 50m 소총 복사와 소총 3자세다. 50m 소총 3자세는 부별 신기록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총은 10m 공기소총과 50m 소총복사(엎드려), 그리고 50m 소총 3자세가 있어요. 소총 3자세는 슬사(앉아), 복사(엎드려), 입사(서서)가 있는데, 모두 2시간 45분 동안 쏴야 해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어렵긴 한데, 맞히는 감은 더 좋은 거 같아요.”
앞으로 남은 대회 최선을 다해 마무리 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훌륭한 사격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누가 봐도 총을 잘 쏘고, 인격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선수가 돼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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