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14학년도부터 도내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정의적 능력 평가를 본격 시행한다. 정의적 능력평가는 지난해 5월 도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 됐다. 올해는 이를 확대해 경기도내 1187개 초등학교에서 전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지난 3월25일 일산서구 신촌초등학교에서는 지역내 초등학교 평가담당 교사 80여명이 참여한 정의적 능력 평가에 대한 워크샵이 열렸다. 본격 시행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에서 개발한 예시문항과 운영방법 등을 공유하며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수사례는 신촌초 진남균 연구부장 교사가 발표했으며, 교육과정의 지적 정의적 요소를 포함한 핵심 성취기준 분석과 학생 맞춤형 문항개발, 교사별 평가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지적영역은 물론이고, 인성교육까지 관심을 두는 정의적 능력 평가. 이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사진제공 고양교육청
인지적 능력 치우친 평가에 인성 평가 가미
그간의 학교 시험은 대부분 인지적 능력 평가가 중심이었다.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평가로 그 결과가 성적과 등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정해진 답을 찾는 선다형과 단답형 일제고사는 학생들이 지식과 기능, 이해력은 높으나 고등정신능력(분석력 비판력 판단력 종합력 등)과 정의적 능력(호기심 성취욕구 가치나 태도 등)은 낮은 상태로 만들었다. 또한 국영수 등 주요 교과 중심의 공부로 지식이 편중됐다. 특히 학력의 개념이 단순히 교과 성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왜곡돼 시험지로 평가할 수 없는 능력은 등한시 돼 왔다. 경기도 교육청 교육과정지원과 박외순 과장은 “고도의 지식정보화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이 달라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평가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지적 능력, 고등정신능력, 정의적 능력 등을 균형있게 성장시키는 참된 학력을 위해 정의적 능력 평가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정의적 능력 평가는 자아개념, 가치관, 태도, 흥미, 책임, 협력 등의 능력을 교육과정을 통해 평가함으로써 그간 인지적 능력에 치우쳐 왔던 평가에서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평가로 학력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학교별 자율 시행, 성적 산출 자료로 활용할 수 없어
정의적 능력 평가는 지필이나 관찰, 면담, 체크리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사별 평가로 1회성이 아닌 수시로 진행되며, 성적이나 등수로 표현되지 않는다. 필요한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 가능하고,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록으로 활용될 수 있다. 평가는 학습과 연계된 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수업 따로, 평가 따로’가 아닌, 수업과 평가, 피드백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학생의 지식 정도가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자율이다. 학년협의회나 교과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학교 여건과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시행한다. 고양교육청에서는 정의적 능력 평가를 비롯한 평가 혁신이 학교에서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고양교육청 송민영 초등교육지원과장은 “교사별 상시평가, 논술형 평가, 수행평가, 정의적 능력 평가 등 학생들의 참된 학력을 위한 평가가 학교나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모범사례 발굴과 컨설팅협의회 구성 등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 신촌초 진남균 연구부장 교사
“달라지는 평가,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에 도움”
신촌초등학교(이회정 교장)는 지난해 논술형 평가 41%, 정의적 능력 평가 71%, 교사별 평가 100%를 시행, 평가혁신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학기초부터 문항개발과 평가 자료를 누적해왔고, 평가와 관련된 사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학부모들과 이를 공유해왔다. 신촌초 진남균 연구부장 교사는 문항 출제와 채점, 평가 관리 등 달라진 평가에 교사로서의 어려움은 솔직히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들이 성적에 관심이 많고, 민감하시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점은 부담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암기와 문제풀이 공부에 익숙했던 학생들이 종합적인 사고를 하려 하고, 공부법이 달라지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 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달라진 평가가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교육청 2014학년도 평가 혁신 길라잡이
-정의적 능력 평가, 논술형 평가, 교사별 평가, 상시 평가 강조
-정기평가 및 일제고사 폐지 권장
-개인별 평가지 학부모 공개 의무, 가정 배부 원칙
-정의적 능력 평가 결과는 필요할 경우 학교생활 기록부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란에 기록할 수 있음
Q> 교사별 평가와 상시평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교사별 평가는 일제고사(내용의 획일성)와 상반된 개념이고, 상시평가는 정기고사(시기의 동일성)와 상반된 개념입니다. 하지만 두 평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일제고사 폐지를 권장하나 학교별 상황에 따라 상시평가 주간을 둘 수 있습니다.
Q> 상시평가와 수행평가는 무엇이 다른가요?
수행평가는 평가방법, 상시평가는 평가시기에 따른 분류입니다. 학교에서 하는 수행평가는 상시평가의 형태로 운영됩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강조하는 상시평가는 정기고사 형태로 실시되던 지필평가를 교사별, 학급별로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실시하고자 하는 개념입니다.
Q> 교과별 성취기준도 같고 가르치는 교과서도 같은데 왜 굳이 평가를 달리해야 하나요?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교과별 성취기준은 같아도 학급 실태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배움중심 수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도 배운 내용에 따라 평가를 받아야 하므로 교사별 평가가 필요합니다.
Q> 수행평가를 반별로 다르게 할 수 있나요?
현재 나이스 평가 영역을 학년별로 동일하게 입력해야 하는 제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영역은 학년별로 같아도 수행과제와 수행시기를 달리해 수행평가를 다르게 실시할 수 있습니다.
정의적 능력 평가 예시 문항
1. 점심시간, 급식을 다 먹은 재현이는 식판을 올려 놓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식판의 정리 상태가 엉망입니다. 평소의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것을 찾아보세요.
<5~6학년 대상 도덕과>
-다른 친구가 잘못 놓아 생긴일이니까 그냥 올려 놓아야겠어( )
-식판이 정리돼 있지 않으니 다른 곳에 올려 놓아야겠어( )
-급식당번에게 정리하라고 이야기한 후 정리되면 올려야지( )
-엉망인 식판을 정리한 후 내 식판을 올려 놓아야겠어( )
2. 다음은 오늘 수학시간에 공부했던 내용입니다. 내가 자신있는 깃발에 모두 ○표 하시오.
<5~6학년 대상 수학과>
3. 다음 그림을 보고 물음에 답하시오.
<5~6학년 대상 사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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