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몸에 이로운 효능이 속속 밝혀지며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통 발효식품 청국장. 청국장 1g에는 약 10억 마리 이상의 청국장균이 생기는데, 이 균은 우리 장내에서 유익한 미생물의 작용을 도와 설사나 장염을 예방하며 변비를 막아준다. 또한 콩에 풍부한 칼륨이 우리 몸의 나트륨 양을 조절해 혈압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몸에 좋은 청국장을 먹기 쉬운 환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이가 있다. ‘산촌마을 쥐눈이콩 청국장환’의 정윤자 대표. 파주 감악산 자락 산촌마을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참고서적 음식이야기(살림지식총서), 콩(김영사)
25년 전업주부에서 건강식품 생산자로
정윤자 대표(58)가 청국장환을 만들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정윤자 대표의 남편 이형근씨(60)는 파주 감악산 자락에서 14대째 살아오고 있는 파주 토박이로 조상으로부터 넓은 토지를 물려받아 돼지 농장을 운영했다. 양돈으로 인해 나는 냄새로 동네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게 항상 미안했던 정 대표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부분 콩 농사를 짓는 마을 주민들의 콩 판매를 돕고자 나섰다.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동네 분들의 콩을 판매해 드리고 싶어 2005년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관련 과정을 수강했는데, 그 때 함께 강의를 듣던 한 수강생이 저에게 청국장을 환으로 만들어 판매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해 시어머니께 청국장 만드는 법을 배워 바로 시작했죠.” 동네 주민들을 돕고자 한 정 대표의 선의는 이렇게 청국장환 사업으로 이어져, 25년 간 전업주부로 생활하던 그는 뜻밖에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직접 재배한 무농약 쥐눈이콩으로 만든 청국장환
2005년 청국장을 담가 환을 판매하기 시작한 정 대표. 그런데 여기에 웃지 못 할 사연이 하나있다. 당시 허가 없이 청국장환을 판매하는 것이 식품위생법에 저촉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판매하다 남편 이형근씨가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벌금을 물게 된 것. 그 후 정 대표는 자택에 청국장환 제조 설비를 갖추고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1년 동안 메주콩(백태)으로 청국장환을 만들던 정 대표는 어느 날 약콩이라 불리는 쥐눈이콩의 효능에 눈을 돌려 이후 쥐눈이콩으로 청국장환을 만들기 시작했다.
“쥐눈이콩은 콩 중에 특히 약성이 뛰어나 예로부터 약콩으로 쓰였죠.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또한 해독력이 뛰어나 파괴된 인체조직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켜주고 갖가지 독성을 풀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쥐눈이콩 청국장환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꾸준히 팔려 나갔다. 그때부터 남편 이형근씨도 정 대표를 돕기 위해 쥐눈이콩 농사를 짓기 시작, 지금은 9천여 평의 땅에서 청국장환의 재료로 쓰이는 쥐눈이콩을 농약을 쓰지 않고 직접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마을 일대의 소농에서 재배한 쥐눈이콩도 매입해 청국장환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마을 분들이 정성껏 재배한 콩이니 제가 기꺼이 사드려야죠.”
전통 자연발효 청국장의 이로운 성분 온전히 섭취
“쥐눈이콩도 물론 건강에 좋지만 전통 발효 식품인 청국장은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한 으뜸 건강식품입니다.” 정 대표는 우리네 전통 방식 그대로 청국장을 담근다. 콩을 삶은 후 볏짚을 이용해 자연발효 시켜 청국장을 만드는 게 바로 그것. 콩은 정 대표와 남편, 시어머니(85)가 함께 힘을 합쳐 씻고 삶는다. 오랫동안 불린 콩을 최소 6시간 이상 가마솥에 삶아 뜨거울 때 볏짚을 깔고 소쿠리에 담아 섭씨 38도의 따뜻한 방에서 3일 동안 발효 시키면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미생물이 번식해 실 모양의 끈적한 진이 생기면서 청국장균이 번식한다. 이 끈적한 물질은 바실러스(Bacillus)균에 의한 것인데, 항암과 혈전 용해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세포 또는 혈관 벽에 부착된 유해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설하는 역할을 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장내 미생물의 작용을 도와 설사나 장염을 예방하며 변비를 해소해 준다.
그런데 이렇게 몸에 이로운 청국장의 성분들은 열에 쉽게 파괴되는 것이 약점. 하지만 청국장환은 청국장을 말려 가루를 내 환을 만든 것으로, 끓이지 않고 먹게 되므로 청국장이 가지고 있는 이로운 성분들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과 타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일이 기쁨이자 보람
정 대표는 쥐눈이콩 청국장환 외에도 슬림 청국장환과 산머루 청국장환을 개발해 정식 특허를 받았다. “슬림 청국장환은 변비와 비만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한 것입니다. 노폐물과 숙변 제거로 몸을 가볍게 하는 데 도움을 주지요.”
산머루 청국장환은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겪던 정대표의 아들이 고3 무렵 가려움증이 극에 달해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집에 놀러온 시어머니 친구분에게 아들의 고충을 털어놓자 ‘옛날엔 피부 가려움증에 산머루와 산다래를 달여 먹었다’는 말을 들려줬다. 이를 들은 정 대표는 산머루를 넣은 쥐눈이콩 청국장환을 개발해 아들에게 먹였다. 효과는 놀라웠다. “1주일 후 증세가 호전되더니 3개월 만에 거의 다 나았어요. 그 후 아토피를 앓고 있는 이들 30명에게 산머루 청국장환을 드시게 했는데, 90% 이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 됐습니다.”
이후 기능성 청국장환의 개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정 대표는 관절 건강에 좋다는 우슬을 넣은 청국장환과 홍삼, 흑마늘, 민들레 청국장환 등 현재 9가지 청국장환을 개발해 판매중이다.
“우연히 시작한 청국장환 사업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된 것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 가족의 건강을 찾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지켜줄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보람돼요. 우리 주부들이 전통 발효식품인 청국장에 좀 더 많은 관심과 깊은 이해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현명한 주부라면 가족들에게 전통 자연발효 식품을 권해야 해요.”
문의 031-958-7799, 010-5446-6899 홈페이지 www.bestk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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