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갈비라고 하면 흔히 고기에 양념을 직접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죠? 고기 한 마리를 통째로 들여와서 직접 떠야 진짜 수제갈비예요. 원하는 모양과 무게, 두께를 그 집만의 노하우로 직접 뜨는 거죠. 저희집은 갈비만큼은 제대로 나간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설문동에 있는 수제갈비전문점 최박사갈비마당 최정민 대표의 말이다. 이곳은 서울 금호동에서부터 숯불갈비를 고집해 온 최박사 형제가 탄생시킨 브랜드다. 일산에 문을 열 때부터 600g+600g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양으로 승부하는 집으로 오해받았지만 실은 수제갈비 맛에 대한 노하우가 남다른 곳이다. 최박사 형제는 지금은 일산본점과 성북구 장위동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육즙 살아있는 생 갈비 600g+600g으로 푸짐하게
최박사갈비마당이 일산에 입성할 때 오픈 이벤트로 600g에 600g을 더 주는 행사를 열었다. 1년 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경제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로 기간을 연장했다.
“어려운 시기에 가격을 싸게 파니까 질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시죠. 하지만 절대 싸구려는 아닙니다. 오히려 질 좋은 갈비를 퍼 드리고 있어요.”
절실하게 이야기하는 최정민 대표의 말에 안타까움과 자부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곳에서 만드는 수제돼지갈비는 국내산 1등급으로 신선한 생 갈비만을 사용한다. 갈비육즙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념은 생과일과 다시마 감초 등 천연의 재료를 넣어 자극적이지 않다. 특히 화학 연육제를 넣지 않아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마장동에서 손님상까지, 일주일의 비밀로 뒷맛까지 맛있다
최정민 대표가 귀띔하는 질 좋은 양념돼지갈비 구분법을 소개한다. 냉동갈비는 아무래도 고기의 질이 떨어지게 마련, 양념으로 맛을 덧씌우려고 애를 쓰게 된다. 최 대표는 “고기를 처음 씹었을 때 양념 맛이 진하게 나고 뒤로 갈수록 고기의 풍미의 느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양념 맛만 난다면 잘못된 돼지갈비”라고 꼬집었다. 연육제를 넣어 부드럽게 만들고 양념으로 고기의 맛을 덮어버린 돼지갈비는 먹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생고기만 사용하는 최박사갈비마당에서는 고기를 일주일 동안 준비한다. 마장동에서 도축하고 예냉실에서 숙성시킨 고기를 일산으로 가져오기 까지 사흘, 양념에 재워 손님상에 나갈 때 까지 또 사흘이 걸린다. 소고기는 2도에서 2주 숙성시킨다. 너무 오래 숙성돼도 비린내가 나고 그 기간이 짧아도 제 맛을 낼 수 없다. 마장동에서 손님상까지 1~2주일, 그것이 바로 최박사갈비마당의 맛의 비밀이다.
갈빗집 주방장들이 찾는 맛
최박사갈비마당은 ‘돼지갈비도 명품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20년간 최박사 형제는 차별화된 갈비 맛을 찾아 헤맸다. 연구와 노력을 거듭한 끝에 돼지갈비 전문점의 주방장들이 휴일에 방문해 시식을 하고 납품받기에 이르렀고 ‘주방장들이 찾는 맛’이라는 최박사만의 컨셉이 생겨났다.
최박사갈비마당은 소갈비 또한 일품이다. 올 초 대비 미국산 소갈비살이 약 70%가량 폭등하는 기현상이 일어나 대형프랜차이즈 식당마저 소갈비살 메뉴를 포기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최박사갈비마당은 이런 사태에도 손님과 약속한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식자재 사용’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초이스급(1+등급) 소고기만을 고수하며 양도 변함없이 600g+600g을 지키고 있다.
생고기 3종 모듬도 반응이 좋다. 미국산 등심 소갈비살과 특수부위인 토시 업진살 등 양념고기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층을 위해 올 7월 출시한 메뉴다. 3종 모듬 고기는 프라임급(1++)등급 고기만을 사용해 한우 못지않게 육질이 우수하고 맛도 좋다는 평가다.
샐러드바도 무료, 20가지 생과일 드레싱 인기
돼지고기는 1주, 소고기는 2주 숙성의 원칙을 지키다보니 예기치 않게 손님이 몰리면 고기가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양해를 구하고 식당 문을 닫는다. 다음날 분량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제 맛을 내고 싶다는 고집 때문이다. “사장이 너무 깐깐해 피곤하다던 직원들이 고기 맛의 차이를 알고 제 진심을 알아줘요. 맛있다며 또 찾아주시는 고객들도 큰 힘이죠.”
한우사골을 30시간 끓이고 국산 청양초를 넣어 만드는 마당국밥도 이 집의 인기 메뉴다. 뚝배기갈비탕, 8천원 돼지갈비 정식도 점심 식사 메뉴로 사랑받는다.
마지막으로 10년 전 가격의 고기메뉴에 푸짐한 무료 샐러드바까지 접하게 되니 약간 감동(?)하는 고객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샐러드 드레싱은 납품 받지 않고, 계절 과일들을 직접 갈아 만든다. 수제갈비집에 어울리는 드레싱이다. 이렇게 만든 생과일 드레싱이 매일 5가지씩 나오고, 총 20여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스스로 ‘퍼주는 식당’이라고 칭하면서도 저가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이 고집스런 형제에게 일산 미식가들은 뭐라 답해줄까. 20년 내공 쌓인 갈비 맛만큼, 어려울 때 함께 살겠다는 마음도 오래도록 변치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본다.
문의 031-977-3131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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