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선행학습 수업 집중도와 성취감 떨어뜨려
마냥 애기처럼 느껴지는 우리아이에게 날아든 ‘취학통지서’. 엄마들의 마음은 복잡하고 다급해 집니다. 그간 유치원 생활도 했고, 가정에서 준비도 시켰지만 학교 문을 들어서는 우리 아이가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염려되는 마음은 변함이 없네요. 이런 예비 초등맘들을 대신해 내일신문이 상탄초등학교 안성혜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Q>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아이의 생활환경에 변화가 있을 듯 합니다. 어떤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까요.
학교생활이란 규칙적인 시간 속에 생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개념이 필요합니다. 일찍 자고 일어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구요, 또 하나는 자기 물건을 잘 챙기는, 내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 하는 습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잘 돼있다면 나머지는 학교에 와서 배우면 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Q> 요즘은 기본적으로 국어와 수학은 예습을 하고 가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도 까지 준비하고 가야 할까요.
우선 불안감으로 무언가를 많이 시켜서 보내야한다는 생각을 접으셔야 합니다. 옆에서 듣는 얘기에 현혹되지 마시고 아이를 먼저 잘 파악하셔야 합니다. 혹 아이가 정말 늦다고 판단된다면 아이와 미리 얘기를 많이 하시고, 지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적인 부분이 아니라 준비물을 잘 챙겨 가고, 학교와의 소통에서 놓치는 점은 없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선행은 오히려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고 성취감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재미없어질 수도 있어요. 부모님이 마음 편히 가지시고 아이가 가서 잘 배울 수 있게 기본자세만 잡아준다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해주셔야 할 것은 아이와 같이 책을 읽고 대화하며 질문을 던지고, 얘기를 잘 들어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부모님과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갖은 아이는 학교에 와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을 줄 알고 자신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 하게 됩니다.
Q>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기질적으로 좀 다른 면이 있는데요, 각자 어떤 점에 유의해 준비하면 좋을까요?
여자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잘 적응하기 때문에 유의할 점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 남자 아이들은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선생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도록 숙지시켜 주시고, 준비물 챙기는 것을 혼자 할 수 있게 연습 시켜주세요. 그리고 부모님이 반드시 한 번 더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Q> 수줍음이 많아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아이들에겐 어떤 조언과 연습이 필요할까요.
부끄러움을 심하게 타는 아이라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님께서 자연스럽게 친구와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시면 좋습니다. 집 방향이 같은 아이가 있다면 그 친구와 같이 올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마중 나가는 지점을 좀 멀리 잡아주시고, 또 학부모님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아이들이 함께 놀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습니다.
Q> 학교 급식을 하게 되는데 음식을 남기면 꾸중을 듣지 않을까 염려가 되네요.
일단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만큼 받을 것과 받은 것은 다 먹도록 얘기해 주세요. 혹 편식이 심하다면 가정의 식단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식메뉴를 미리 안내장으로 보내므로 전날 미리 식단을 같이 보고 아이와 얘기도 하고, 집에서 먼저 그 음식을 먹도록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선생님께 알리도록 해야 합니다.
Q> 친구와 무력 다툼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마시고 선생님께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Q>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까요? 또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도 추천해 주세요.
부모님이 아이에게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아이와 함께 다니게 될 학교를 미리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괜찮아’ 시리즈나 ‘우리 선생님이 좋아요’ 등 학교생활에 대한 얘기를 다룬 책들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Q> 선생님께 궁금한 점이 있거나 의논드리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어떤 식으로 선생님과 소통하는 게 좋을까요.
간단한 내용은 알림장을 통해 하시고, 요즘은 핸드폰을 이용해 밴드나 카톡으로 소통하기도 합니다. 직접 방문하는 것보다는 문자나 전화가 좋고, 방문이 필요하다면 미리 약속을 잡는 게 좋습니다. 문자나 전화를 할 때는 수업시간이나 저녁 9시 이후는 피해야 합니다.
Q> 왕따나 학교 폭력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아이가 그런 일을 겪게 되면 감정이 격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마시고 담임교사에게 먼저 알리고 학교 차원에서의 해결방안에 대해 문의하세요. 담임교사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셔야 합니다. 감정적인 대처는 문제 해결 후에도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Q>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예비초등맘과 워킹맘에게 조언이나 당부의 이야기 부탁드려요.
집에서 아이를 돌보시는 어머님께는 아이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이 스케줄에 맞춰 이리저리 뛰는 헬리콥터 맘이 되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아이에게도 스스로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워킹맘께는 퇴근 후 아이와 두시간 정도는 많이 놀아주고, 충분히 대화하는 양질의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예비초등맘들께 당부 드립니다. 아이를 남 앞에 번듯하게 키우려는 욕심으로 너무 애쓰지 마시고 정말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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