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체육관련 학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 내 경쟁률이 가장 높은 학과로 체육관련 학과를 꼽는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체대입시에서 성공하려면 이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풍동고(어경택 교장) 신태우 교사는 교직생활 15년차로 그중 절반을 체대입시를 지도하며 보냈다. 일반학과 입시와는 확연히 다른 체대입시에 대해 신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풍동고 학생들과 신태우 교사
일반고 학생이라면 정시 준비 필수
대학입시의 대세는 수시모집이다. 이제는 그 비중이 70%에 이른다. 하지만 체대입시는 좀 다르다. 체대 진학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이라면 수시보다는 정시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 2016년 체육관련 학과의 모집인원을 살펴보면 정시와 수시 모두 합해 8천여 명 정도다. 그 중 수시모집 인원은 3600여명, 정시모집 인원은 4400여명이다.
그런데 여기서 잘 살펴봐야 할 것은 수시 전형별 모집의 특징이다. 수시에서는 특별전형으로 3000여명, 일반전형으로 600여명을 선발한다. 수시 특별전형은 주로 체고 학생이나 체육특기자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체대 진학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넘기 어려운 벽이다. 일반고 학생이라면 총 600여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을 노려야한다.
수시에서의 일반전형은 내신 성적 관리와 자신만의 스펙이 차곡차곡 준비된 학생의 몫이다. 2015학년도 체대 수시모집 자료를 분석해 보면 서울 소재 대학에서 총 160명을 모집했고, 지원자는 3882명으로 평균 경쟁률이 24대1이었다. 건국대 체육교육학과의 경우 자기추천전형 3명 모집에 274명이 지원해 9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처럼 체대 수시모집은 포기할 수도 없는 너무 좁은 문이다.
하지만 정시의 경우는 다르다. 2015학년도 체대입시 정시모집을 살펴보면 서울 소재 대학은 총 822명을 선발했고, 경인지역 소재 대학은 총 857명을 선발했다. 충남지역 대학에서는 총 462명을 선발, 전국적으로 보면 가군, 나군, 다군을 합해 총 4400여명을 선발했다. 수시모집 중심의 일반적인 대학입시와는 완연 다른 방향인 것이다.
끝까지 수능에 집중해야
체육관련 학과 정시모집의 경우 학교별로 차이가 있지만 크게 학생부와 수능, 실기를 반영하는 대학과 수능과 실기만 반영하는 학교로 나뉜다. 최근에는 수능우수자 전형으로 실기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2016학년도 모집 전형을 보면 서울대와 성균관대는 수능 80%, 실기 20%의 비율로 학생을 선발하고, 경기대와 세종대 등은 수능 50%, 실기 20%, 내신 30% 비율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교마다 반영 유형과 유형별 반영비율이 저마다 달라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핵심은 수능과 실기다. 내신을 반영한다 해도 등급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당락을 좌우한다고 보긴 어렵다.
체육관련 학과 정시전형 수능 반영 유형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국어·영어·수학·탐구 2과목 등 5개 과목을 반영한다. 서울대, 연대, 고대, 중앙대, 국민대 등이 그렇다. 그 외의 대학들은 국어·영어 2과목을 반영하거나, 국어·영어·수학 혹은 국어·영어·탐구 1과목 등을 반영한다.
최근 입시 경향을 분석해 보면 수능 성적이 대학을 결정하고 실기 실력이 합격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별 수능 등급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지원하기 때문에 결국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여 경쟁을 하는 것으로 실기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 예전처럼 공부 대신 운동만으로 체대입시에 성공하는 시대는 완전히 지났다. 끝까지 공부를 놓지 않고 수능을 준비해야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적합한 학교를 선택한 후 학교에서 요구하는 실기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
실기고사 준비, 기초 체력만 된다면 1년이면 충분
체대 진학을 위한 학년별 준비 사항을 살펴보면 1학년 때는 학교 내신 관리와 국·영·수 과목 중심의 수능 대비 기초 학력을 쌓아야 한다. 2학년 때는 수능 대비 심화학습으로 실제 수능 성적을 끌어 올리도록 해야 하며, 수학의 선택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실기는 어느 정도 기초 실력이 있다면 2학년 2학기말 정도부터 준비해도 된다. 일부 체대입시 학원에서는 실기 준비 기간을 2~3년으로 잡고 일찌감치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오랜 시간 실기 종목을 준비한다고 해서 실력이 무한대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3학년 때는 진학 희망 대학을 결정하고, 희망 대학의 수능 반영 교과를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또한 늦어도 3월부터는 실기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실기고사 준비기간은 3~5월을 기초체력 준비기로 보며, 6월에는 수시 및 정시 대학을 예상하는 시기이다. 7~8월 방학을 중심으로 대학별 실기를 준비하고 9~10월 수시 전형 실기를 확정해 대비한다. 수능 이후에는 정시전형을 위한 실기에 집중해야 하고 대부분 다음해 1월 정시전형 실기고사가 시행된다.
학교 선택은 먼저 정시 가·나·다군 중에서 수능 반영 과목이 동일한지 고려하고, 그 다음 실기 반영 종목이 동일한지 고려해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다. 3학년 6월 모의고사 등급으로 진학 대학을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실기를 준비하며 9월 모의고사로 대학을 결정해 수능 준비를 해야 한다.
>>>미니 인터뷰 - 풍동고 신태우 교사
수능 두 과목 잡고 체대입시 성공하자
신태우 교사는 체대입시를 지도하며 입시 자료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학교별 특징이 두드러지는 체대입시는 정보와 데이터 싸움이다. 대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학과별 수능 등급컷을 공개하지만 체대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교가 많다. 체대입시에서 성공하려면 자기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아는 선후배와 지인들을 동원해 체육관련 학과별 등급컷과 특이 사항 등을 수집해 학생들의 입시지도에 활용했다.
신 교사는 현 고2 학생들은 체대입시 진학에 다소 유리할 수 있다고 전한다. 2017년 대입부터 한국사가 반영돼 재수생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하면 희망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학생들을 격려한다.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4등급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 대학들 중 수능 두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을 목표로 남은 시간 열심히 공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체대입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 교사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대학 측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1월이면 제자들을 데리고 실기시험 장소에 가는데 어느 대학하나 학생들이 몸을 풀만한 온기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한 해의 가장 추운 시기에 학생들은 꽁꽁 언 세상과 맞서서 몸을 풀고,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야하는 것이 체대입시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생애 처음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금만 인간적인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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