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라본느 베이커리 신화섭 쉐프

반격 혹은 반전, 동네 빵집 전성기를 열어가는 사람

지역내일 2016-01-15

3년 전 파주 교하에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 라본느’가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동네 자영 빵집들은 다 없어지는 줄 알았다. 게다가 라본느 베이커리는 당시만 해도 낯설던 유럽식 천연 발효빵을 주로 만드는 집이었다. 라본느 베이커리는 파주 운정에 직영 2호점, 일산 대화동에 직영 3호점을 냈다. 2월에는 파주출판단지에 4호점을, 3년 안에는 호주 시드니에 5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쯤 되면 동네 빵집의 반전, 아니 반격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라본느 베이커리 대화점에서 신화섭 쉐프를 만나 그간의 사연을 들었다.



3년 전 문을 열 때만 해도 이렇게 여러 곳을 운영하실 줄은 몰랐다.
당시만 해도 윈도우 베이커리(동네 빵집)는 사라져 가는 추세였다. 윈도우 베이커리가 살아남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저 같은 사람 수백 명이 제품을 만드는 곳이 대형 프랜차이즈다.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통신사 제휴나 매체 광고를 통해 광고도 하지 않나. 윈도우 베이커리만의 경쟁력이 필요했다.
다행히 저는 파리크라상 연구소 출신이라 신제품을 금방 만들어 순환을 시킬 수 있었다. 라본느에는 케이크 15종을 포함해 50여 개의 메뉴가 있다. 안 그러면 손님들이 싫증을 내기도 한다. 자칫 잘못하면 도태돼서 카페로 변환되는 게 윈도우 베이커리의 어려움이다.


직영점으로 3곳까지 냈다. 인기의 비결은 뭔가.
바게트는 바삭하고 치아바타는 쫄깃해야 한다. 빵 맛에 그런 강약을 주기 위해 재료 선택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단순하게 유기농 밀가루로 모든 메뉴를 만들면 쉬운데 라본느에서는 빵 마다 다른 밀가루를 쓴다. 유기농 밀가루, 프랑스에서 수입한 밀가루 등 재료를 섞어서 사용한다. 만드는 사람은 일이 많다.
천연 발효종도 세 종류를 사용한다. 바게트는 르방 발효종, 치아바타는 폴리시, 초코로만 발효시킨 효모종도 쓴다.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를 내세웠기 때문에 하루에 다섯 개가 팔리더라도 바게트는 반드시 만든다. 계속 연구하고 재료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노력을 고객들도 알아주신 것 같다.



프랑스빵을 고집해 온 이유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꼼꼼한 성격에 요리를 좋아했고 스무 살 무렵 베이커리에 관심이 생겼다. 베이커리 하면 대개 일본으로 유학을 갔는데 저는 프랑스를 택했다. 조리 빵이 많은 일본에 비해 프랑스는 건강빵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매력이 컸다.
저는 크랜베리 깜빠뉴에 버터를 발라 와인과 함께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바게트와 깜빠뉴, 크루아상의 맛을 같이 즐기고 싶다.


호주 시드니까지 진출하는 배짱도 놀랍다
처음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왔다가 떠난 곳이 호주였다. 국내에 들어왔을 때 조선호텔베이커리, 하얏트호텔을 거쳐 파리크라상 연구소에서 일했는데 80명이 팀을 나눠 매주 신제품 두 가지를 내야 하는 등 압박이 컸다.
호주로 떠나 패스트리 쉐프로 일했다. 호주는 이민 국가여서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빵을 만들었다.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는 다 조합해서 만드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 있는 메뉴 그대로 가져가도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



쉐프로서 어려움과 보람은 무엇인가
티비에 스타쉐프라고 나오면 화려하게 보지만 그 사람들이 얼마나 노력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빵 하는 사람들은 새벽 6시 7시에 일어나야 한다. 건강하고 맑은 정신 아니면 일하기 힘들다. 집중력을 발휘해 정확한 온도에서 빠르게 만들어야 하는 일이 많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다.
빨간 날에는 못 쉬니까 술과 노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은 금방 포기한다. 학원에서는 하루 세 시간 배우니까 괜찮지만 하루 종일 서서 열 시간 근무하는 건 다르다.
저도 매장 세 군데 어디서든 늘 일을 한다. 자영업은 휴무라는 것, 가족이라는 걸 포기하고 사는 거다. 일을 시작한 후로 하루도 쉰 적이 없다. 
그래도 열심히 만든 만큼 판매가 되는 게 기술자들의 자부심이다. 회사원은 상사의 칭찬이나 급여로 보상이 되는데 쉐프들은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그 힘으로 일한다.


동네 빵집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말씀
사람이 중요하다. 라본느 교하점의 경우 3년 동안 생산직부터 판매사원까지 자기 가게라 생각하고 일해주고 있다. 대표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발전하는 거다. 어떤 느낌으로 제품을 만들고 운영할지 잘 알고 함께 하는 게 좋다.
시작할 때는 많은 제품을 만들기보다 주력 상품으로 시작해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고 매장을 여러 개 낼 경우 일률적인 빵 맛을 유지해야 한다. 그게 가장 힘들다. 품질 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라본느 베이커리 교하점 파주시 청석로 262 031-946-8759, 운정점 파주시 가온로 184  031-948-8759, 대화점 일산서구 중앙로 1581 031-913-5800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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