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두드리고, 붙이고, 칠하고 어느새 근사한 목공 작품 하나가 만들어졌다. 백석도서관 ‘뚝딱뚝딱 목공교실’에서 엄마와 아이 한 팀으로 서로 힘을 모아 만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목공 작품이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서로 돕고 격려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낸 그 현장으로 가보았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합심해 하나의 작품 만드는 시간
‘뚝딱뚝딱’ 여기저기서 들리는 망치질 소리로 가득한 곳, 백석도서관 목공 수업 교실이다. 1월에는 특별히 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하는 목공교실로 진행됐다. 오늘 만드는 작품은 ‘다용도 손잡이 함’.
8팀 16명의 엄마와 아이들이 모였다. 강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후 나무판을 맞춰 끼우고, 풀칠도 하고, 못 박기 연습을 한 후 본격적으로 작품 만들기에 들어갔다. 서로 잡아주며 신중하게 나무판을 홈에 끼워 고정하고 풀을 칠해 붙였다. 그 다음에는 가장 조심해야 하는 못질하기.
엄마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잡아주면 아이는 조심조심 망치로 못을 박았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힘 조절. 너무 세게 내리치면 나무판이 부러지거나 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처음에는 모두 손길 하나하나 신중하고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이내 서로 손발이 척척 맞으며 즐겁게 몰두하기 시작했다.
망치질하다가 잡아주는 엄마의 손을 내리칠 위기(?)를 맞기도 하고 못을 박다가 못이 휘기도 하는 등 초보자다운 실수가 이어졌지만 서로 격려하고 도와주는 가운데 금세 커다란 다용도 함이 만들어졌다. 그 다음으로 손잡이 함 안에 넣을 칸막이를 만들어 색을 칠하면 끝.
색을 칠하기 전 사포질하는 작업이 이어졌고 작품이 완성돼 가면서 작품을 매만지는 손길도 표정도 달라졌다. 공을 들여 조심히 나뭇결을 따라 문지르고 칠할 색을 골랐다. 서로 의논해 좋아하는 색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칠을 하는 것으로 오늘의 마지막 작업이 완성됐다.
함께해서 더 즐겁고 뿌듯한 엄마와 아이
완성된 작품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수업을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대화가 많아지고 더 친해진 것 같은 엄마와 아이. 오늘 수업을 진행한 ‘파베르 공방’ 신종수 대표는 ‘부모와 아이가 같이하는 목공 수업에서 서로 더 가까워지고 배우는 점이 많다’며 ‘아이와 같이 하는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결과물의 완성도에 너무 집중해 아이가 하는 것을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제일 중요하단다. 오늘 하나의 작품을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견도 생기고 실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서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두 사람.
완성된 손잡이 함을 바라보는 눈길과 쓰다듬는 손길에서 오늘 수업이 얼마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참가자들 모두 ‘목공 수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 특히 부모와 아이가 같이 할 수 있는 이런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강추위로 밖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서로 힘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 오늘은 모두에게 추위를 잊을 만큼 훈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문의 031-8075-9090 (백석도서관)
>>>Mini Interview
“목공 수업은 주변에서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부모와 아이가 같이 할 기회가 거의 없지요. 공방도 많이 없어져 가는 추세고 시간과 비용적인 면에서 제약도 있고요. 작년에 도서관에서 재능기부로 성인대상 목공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특별히 방학을 맞아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목공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수업을 통해 알리고자 수업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목공을 하면서 아이들은 많이 침착해지고 말하지 않아도 집중하게 됩니다. 평면에서 입체를 보는 공간 지각력도 높아지지요. 또 망치질이 쉬워 보여도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거든요. 그런 작업을 통해 성취감이나 자신감도 배웁니다. 특히 부모와 함께하면 서로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지요.”
-파베르 공방 신종수 대표-
“아이가 자연물에 대해 관심이 많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목공 수업을 평소에도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망치질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만들면서 아이가 참 좋아하고 자신감도 얻은 것 같아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엄마랑 같이 작업을 하면서 더 재밌고 정도 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망치질 하면서 집에 있는 동생을 생각했는데 스트레스가 좀 풀린 것 같아요.(웃음) 엄마 고맙습니다.”
-주엽동 장상민·김태우(강선초 3) 모자-
“겨울에는 밖에도 잘 안 나가게 되는데 방학 때 아이와 같이 뭔가를 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평소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데 만들기를 하면서는 “우리 너무 잘 맞지 않니?”하고 얘기하고 서로 도와가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좋았어요. 또 목공 수업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더 흥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랑 함께 색을 고르고 칠하고 또 서로 잡아주면서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좋았어요.”
-풍동 채현미·김채원(백마초 4) 모녀-
“아이와 같이할 수 있는 수업이 많지 않은데 이런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어요.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아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아주 좋았습니다. 아이가 차분하게 집중하는 것을 보고 ‘다른 것도 혼자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도 들었죠.”
“무엇보다 엄마가 옆에서 잡아주시고 저는 망치 들고 못을 박는 게 가장 재밌었어요.(웃음)”
-가좌동 정지연·신건희(7살) 모자-
“방학 동안 아이와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일 한 가지는 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목공은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는데도 서로 도와가며 잘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엄마랑 같이하는 작업이라 더 재밌었고 특히 못을 박을 때 엄마가 잘 잡아주셔서 좋았어요.”
-주엽동 오은주·박수빈(강선초 3)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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