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이젠 무조건 내지 않고 참지 않고 다스릴래요”
지난 23일 냉천초등학교에서 이색 체험수업이 열렸다. 바로 두 달간 진행된 분노조절 수업의 마지막 시간인 ‘화내도 좋은 날’ 수업. 그동안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남아 있는 화를 털어내고 친구들과 함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그 수업 현장으로 가보았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내 안의 화를 잠재우고 해결할 방법 찾기
냉천초등학교(교장 최영규)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분노조절 수업’은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 중의 하나인 분노를 적절히 표현하고 해소하면서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찾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고양시 공모사업에 채택돼 일산에서는 처음으로 냉천초등학교에서 시행된 이번 수업은 두 달 동안 인성소통협회(대표 최주석) 소속 강사들의 지도로 이루어졌다. 두 달 간 아이들은 협회에서 만든 분노조절 프로그램인 나를 살피고(見 견), 왜 화가 났는지 배우고(學 학), 어떻게 할 건지 익히고(習 습), 서로 소통하고(通 통), 성찰을 통해 계속 이어가는(成 성) 5단계로 이뤄진 수업을 들었다.
첫 시간 분노지수 체크를 통해 객관적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으로 분노에 관해 얘기를 나누며 화가 났을 때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지, 또 연극과 글쓰기, 관찰 과제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고 이해하는 것 등을 배웠다.
“많은 아이들이 본인이 화를 많이 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화를 내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수업을 들으면서 뜻밖에 쉬운 방법으로도 자신의 화를 잠재울 수 있고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놀라워했죠. 아이들이 생각한 것보다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 저도 놀랐습니다.” 수업을 진행한 박수용 강사의 말이다.
일곱 가지 체험 활동을 통한 분노 해소와 조절의 시간
오늘은 그간 진행된 분노조절 수업의 마지막 시간인 ‘화내도 좋은 날’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체험수업 날. 1교시부터 ‘너른 교실’에 6학년 4개 반 120여 명의 학생이 모였다. 그동안의 수업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교실에 마련된 7개의 체험 부스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내 안의 화를 표출하고 또 재밌고 지혜롭게 그것을 해소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체험활동을 위해 주어진 임무를 성공해야 하는 것도 오늘 체험수업의 깨알 같은 재미.
아이들은 7개의 부스를 돌면서 미리 작성한 분노지수 확인표에 근거해 개별 상담을 받기도 하고 잠자기 전 자신의 걱정을 얘기하고 베개 밑에 두고 자면 걱정이 사라진다는 과테말라 전설에 등장하는 걱정 인형도 만들었다. ‘화 꼼짝 마’ 부스에서는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적은 풍선을 터뜨리고 ‘화 풀어요’에서는 내 안의 좋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물에 녹는 종이에 쓰고 물속에 빠트려 녹이는 활동을 했다. ‘무지갯빛 분노조절’ 부스에서는 화를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과 다짐들을 적어 반별로 준비된 보드에 붙였다. 보드는 이후에 각 반 교실에 붙여 수업이 끝나도 각자의 다짐들을 잊지 않도록 한단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진지하고 신나게 몰두한 90분간의 체험 활동이 끝나고 ‘다울림’ 공연단의 난타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을 본 후 선생님을 따라 물통, 냄비와 같은 생활용품을 이용해 직접 난타를 해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오늘 수업을 이끈 서임숙 실장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결국, 인성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수업에서 배운 것들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 부모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전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전지연 선생님(6학년 1반)
“대부분의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표현을 제대로 못합니다. 본인의 감정 상태를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잘 모르지요. 그래서 아주 공격적이 되거나 방어적이 되는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죠.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힘든 상태를 말로 할 수 있는 분위기와 그것을 어른들이 잘 봐주고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이지원 학생(6학년 1반)
“분노는 제 마음속에 원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오는 감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신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수업을 듣기 전에는 ‘분노는 참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분노는 다스리는 것이고 그런 감정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엄윤정 학생(6학년 2반)
“첫째 시간에 들은 분노를 조절하는 다섯 단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화를 조절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잘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는 동생과 사소한 일로 많이 싸우곤 했는데 수업을 듣고 난 후에는 그런 일이 좀 적어진 것 같아요.”
한창희(6학년 3반)
“수업이 재미있었고 친구들이 분노조절을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전에는 싸움이 잦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고 반 분위기도 좋아졌습니다. 나를 화나게 했던 사람한테 칭찬의 글을 썼던 활동이 가장 기억이 남고, 전에는 화가 났을 때 그냥 참기만 했는데 지금은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김중혁(6학년 4반)
“수업을 받으면서 화를 내는 횟수가 좀 줄어든 것 같아요. 또 평소에 화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내면 뭐 그냥 내고 말면 마는 거지’ 그랬는데 수업을 듣고 나서는 화를 내야 한다면 신중하게, 그렇지 않다면 좀 참을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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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냉천초등학교에서 이색 체험수업이 열렸다. 바로 두 달간 진행된 분노조절 수업의 마지막 시간인 ‘화내도 좋은 날’ 수업. 그동안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남아 있는 화를 털어내고 친구들과 함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그 수업 현장으로 가보았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내 안의 화를 잠재우고 해결할 방법 찾기
냉천초등학교(교장 최영규)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분노조절 수업’은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 중의 하나인 분노를 적절히 표현하고 해소하면서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찾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고양시 공모사업에 채택돼 일산에서는 처음으로 냉천초등학교에서 시행된 이번 수업은 두 달 동안 인성소통협회(대표 최주석) 소속 강사들의 지도로 이루어졌다. 두 달 간 아이들은 협회에서 만든 분노조절 프로그램인 나를 살피고(見 견), 왜 화가 났는지 배우고(學 학), 어떻게 할 건지 익히고(習 습), 서로 소통하고(通 통), 성찰을 통해 계속 이어가는(成 성) 5단계로 이뤄진 수업을 들었다.
첫 시간 분노지수 체크를 통해 객관적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으로 분노에 관해 얘기를 나누며 화가 났을 때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지, 또 연극과 글쓰기, 관찰 과제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고 이해하는 것 등을 배웠다.
“많은 아이들이 본인이 화를 많이 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화를 내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수업을 들으면서 뜻밖에 쉬운 방법으로도 자신의 화를 잠재울 수 있고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놀라워했죠. 아이들이 생각한 것보다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 저도 놀랐습니다.” 수업을 진행한 박수용 강사의 말이다.
일곱 가지 체험 활동을 통한 분노 해소와 조절의 시간
오늘은 그간 진행된 분노조절 수업의 마지막 시간인 ‘화내도 좋은 날’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체험수업 날. 1교시부터 ‘너른 교실’에 6학년 4개 반 120여 명의 학생이 모였다. 그동안의 수업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교실에 마련된 7개의 체험 부스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내 안의 화를 표출하고 또 재밌고 지혜롭게 그것을 해소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체험활동을 위해 주어진 임무를 성공해야 하는 것도 오늘 체험수업의 깨알 같은 재미.
아이들은 7개의 부스를 돌면서 미리 작성한 분노지수 확인표에 근거해 개별 상담을 받기도 하고 잠자기 전 자신의 걱정을 얘기하고 베개 밑에 두고 자면 걱정이 사라진다는 과테말라 전설에 등장하는 걱정 인형도 만들었다. ‘화 꼼짝 마’ 부스에서는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적은 풍선을 터뜨리고 ‘화 풀어요’에서는 내 안의 좋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물에 녹는 종이에 쓰고 물속에 빠트려 녹이는 활동을 했다. ‘무지갯빛 분노조절’ 부스에서는 화를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과 다짐들을 적어 반별로 준비된 보드에 붙였다. 보드는 이후에 각 반 교실에 붙여 수업이 끝나도 각자의 다짐들을 잊지 않도록 한단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진지하고 신나게 몰두한 90분간의 체험 활동이 끝나고 ‘다울림’ 공연단의 난타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을 본 후 선생님을 따라 물통, 냄비와 같은 생활용품을 이용해 직접 난타를 해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오늘 수업을 이끈 서임숙 실장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결국, 인성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수업에서 배운 것들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 부모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전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전지연 선생님(6학년 1반)
“대부분의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표현을 제대로 못합니다. 본인의 감정 상태를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잘 모르지요. 그래서 아주 공격적이 되거나 방어적이 되는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죠.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힘든 상태를 말로 할 수 있는 분위기와 그것을 어른들이 잘 봐주고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이지원 학생(6학년 1반)
“분노는 제 마음속에 원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오는 감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신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수업을 듣기 전에는 ‘분노는 참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분노는 다스리는 것이고 그런 감정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엄윤정 학생(6학년 2반)
“첫째 시간에 들은 분노를 조절하는 다섯 단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화를 조절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잘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는 동생과 사소한 일로 많이 싸우곤 했는데 수업을 듣고 난 후에는 그런 일이 좀 적어진 것 같아요.”
한창희(6학년 3반)
“수업이 재미있었고 친구들이 분노조절을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전에는 싸움이 잦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고 반 분위기도 좋아졌습니다. 나를 화나게 했던 사람한테 칭찬의 글을 썼던 활동이 가장 기억이 남고, 전에는 화가 났을 때 그냥 참기만 했는데 지금은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김중혁(6학년 4반)
“수업을 받으면서 화를 내는 횟수가 좀 줄어든 것 같아요. 또 평소에 화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내면 뭐 그냥 내고 말면 마는 거지’ 그랬는데 수업을 듣고 나서는 화를 내야 한다면 신중하게, 그렇지 않다면 좀 참을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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