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의식

지역내일 2015-12-28

입시에서 수험생들이 수학을 가장 껄끄러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수학을 다루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이러니다. 지난 20년간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축적된 수학을 다루고 정복하는 방법을 수업의 내용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개념, 문제
 수학수업은 어디나 할 것 없이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알아듣는 수업과 알아듣지 못하는 수업이다. 알아듣는 수업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성과가 만족스러운 경우는 차치하고 본인의 노력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업의 방향성 때문이다. 일산에서 지난 5년 동안 강의를 하면서 종종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가 수업이 개념위주의 수업인지,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마다 학부모님들께 드렸던 대답은 ‘개념설명을 문제풀이 없이 진행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개념설명 없이 문제를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대답이었다.
수학은 논리를 다루는 과목이며 논리는 간단하게 정의와 순서에 의해 결정된다. 정의는 개념설명으로 순서는 문제를 다룸으로서만 이해시킬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용되는 명사와 형용사가 문제에 따라 조금씩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학문제는 수학적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는 다르다. 수학이라는 과목이 문제가 미완성의 상태로 주어지기 때문에 해석과 표현, 관찰의 단계를 거쳐야 됨을 이해하고 유형에의 매몰이나 답지에의 의존을 멈춰야 한다.


학습의 주체, 선택의 주체
 알아듣지 못하는 수업이라면 어떤 이유건 간에 학생이 그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대화가 아니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 다니는 학원을 따라가는 것은 가장 잘못된 선택 중에 하나다. 그 학생이 원래부터 수학적 재능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 강사와 잘 맞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내 아이의 성적과 만족도이다. 학원을 선택할 때는 공개강의를 통해 학생이 직접 수업을 경험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용했던 교재, 시험지 등을 가지고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성적이 안 나오는 이유가 학생이나 학부모님의 생각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의 허점
 학생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 보자. 보통의 경우 문제풀이를 수학공부의 기본으로 삼고 그 양에 비중을 두곤 한다. 그러다보니 몇 권의 책을 풀었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중학교 시절부터 무분별한 선행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수학은 논리를 다루는 과목이다. 흡수하는데 다른 과목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요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 상태에서 논리적 해석을 요하는 새로운 일을 더해주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봐야한다. 게다가 수학은 휘발성이 가장 강한 과목이다. 학부모님도 졸업이후 어떤 과목이 가장 먼저 기억에서 멀어졌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학기 이상의 선행은 학생이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지만,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나중에 사용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양에 집착하지 마라
 문항 수에 집착하는 것은 공부와 문제풀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잘못된 선택이다. 문제를 푸는 이유가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함인데, 언젠가부터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다. 과제 때문에 혹은 책을 끝내기 위해서 빨리 해치워야 할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단순 계산 문제나 유형 문제들을 굉장한 속도로 해치워 버리고 자신 없는 문제는 답지의 도움을 받는데 이것을 공부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시험에 가깝다. 공부라고 믿고 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정작 부족한 부분을 찾는 일에 소홀하며, 시험문제가 자신이 경험한 것과 다른 형태를 띠게 되면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개념의 다른 표현을 다른 문제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논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글을 읽는데 인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어진 식이나 그래프를 보고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다.
 출제자가 제시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해석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첫 문장에 주의하고 명사 단위로 끊어 읽어라. 그러면 해야 할 일이 구체화 된다. 글을 읽고 해석하는데 시간을 조금만 더 들인다면 지금보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오히려 시간이 덜 걸릴 것이다. 빠른 풀이나 많은 풀이가 생소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저도 할 수 있을까요?’였다. 대답은 항상 같았다. 그건 can, can’t의 문제가 아니고 will, won’t의 문제라고. 어떤 시험이든 못 풀 수밖에 없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고. 위에 제시한 내용을 성실히 따른다면 더 이상 수학은 입시에 있어서 불안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현철 강사
강산학원
대원외고 수학 초빙강사
대치 티스톤학원(대원외고반)
문의 031-908-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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