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외롭고 힘든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안이 되기도 한다. 첼로 동아리 ‘깊은’은 이런 희망을 연주하는 봉사동아리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울림이 있는 연주로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때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진짜 손녀 손자가 되기도 한다. 봉사 연주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다고 말하는 첼로 연주 봉사 동아리 ‘깊은’을 소개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오마초 졸업생으로 꾸려진 첼로 봉사 동아리
토요일 아침 9시, 대화도서관 시청각실이 분주하다. 첼로 봉사동아리 ‘깊은’ 단원들이 둘러앉아 첼로 조율을 하고 있다. 방학이라 그런지 모두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신입생 소개와 함께 윤정현 지도교사의 인사말이 이어진다.
“‘깊은’은 오마초등학교 졸업생 11명이 주축이 돼서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고양시 예능대회를 목표로 모였지만 오마초 어머니회 주최 학교행사에 오르면서 봉사 공연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그게 지난해 1월이에요.”
‘깊은’은 ‘첼로의 깊은 울림으로 아름다워지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는 첼로 소리를 본 따서 만들었다. 또 깊이 있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처음엔 6명의 단원으로 시작해서 5명을 추가 모집했다. 올해 신입생이 들어와서 모두 13명이 됐다. 남성적인 악기답게 남학생이 8명, 여학생이 5명이다.
‘깊은’은 매주 토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한다. 아침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성실하게 연습한 덕에 대화도서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도서관 주체 연주회도 열었다. 공공기간 예약서비스를 통해 대화도서관 시청각실을 대관했다.
두 달에 한 번, 작지만 따뜻한 공연 열어
‘깊은’의 봉사 공연은 두 달에 한 번 열린다. 정기적으로 봉사 공연을 하는 곳은 착한 요양병원과 무지개 요양병원이다. 이외에도 비정기적인 초청 공연에 나서기도 한다. 후곡문고 클래식 연주회부터 원마운트 공연(고양시 녹색 어머니회 주최 프리마켓), 여의도 걷기 대회 식전 행사, 노인복지센터, 유치원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자유학기제라 공연을 알차게 했던 거 같아요. 학생들이 다양한 무대에 오르면서 표정도 달라지고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특히 지난겨울에는 서툰 솜씨지만 털실로 무릎담요를 짜서 노인복지센터에 전달하기도 했고요. 참 대견했어요.”(윤정현 지도교사)
‘깊은’의 연주곡은 클래식 2곡과 영화와 드라마 O.S.T 2곡, 가요 2곡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민요나 트로트 1곡으로 모두 7곡이다. 두 달에 한 번씩 연주곡을 바꾸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주한 것만 해도 50곡이 넘는다.
“3파트로 나눠서 연주를 해요. 모두 선생님께서 쉬운 악보를 직접 만들어 주세요. 공연 장소 섭외부터 악기 운반, 연주 지도까지 감사하게도 선생님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어요.” (부대표 남지민 학생)
현재 ‘깊은’은 요양병원 정기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 윤정현 지도교사
“처음에는 아이들이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걸 힘들어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자연스러워진 거 같아요. 첼로는 톤이 안정적이고 앉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하다보면 차분해지거든요. 또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활을 단단히 잡아야 하고, 팔목과 어깨, 몸 전체가 활을 잡은 손을 잘 지지해야 좋은 울림이 나오기 때문에 집중력에도 도움이 됐고요.
앞으로의 바람이라면 ‘깊은’ 단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봉사 공연을 이어가는 거예요. 2016년도에는 ‘깊은’이 오마초 돌봄교실에서 리코더 봉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미니인터뷰 - 대표 김강민 학생(해솔중 1학년 1반)
“여의도 걷기대회에서 9시, 10시 공연을 하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어요. 비바람이 몰아쳐서 악기도 단원들도 흠뻑 젖었어요. 그래도 일산을 벗어난 한강공원에서의 추억이 특별했어요. 그리고 노인복지센터 공연도 마음에 남아요. 그곳에는 모두 여덟 분이 계신데요. 올해 돌아가셔서 안 보이는 할머님이 계셔서 한동안 마음이 안 좋았어요.”
미니인터뷰 - 부대표 남지민 학생(오마중 1학년 9반)
“첼로는 4학년 때 시작했어요. 현악기 중에서 소리가 낮고, 음역대가 다양한 악기라서 첼로를 선택했어요.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게 조금 어색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나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도 자신감이 생겼고, 다른 공연에도 관심이 생긴 거 같아요. 앞으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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