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마리아(39)씨는 건강한 밥상을 차려 낸다. 주로 제철에 나는 재료를 이용하고, 최대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요리도 푸짐하다.
박마리아씨는 “밥은 곧 소통”이라며 “자연 그대로를 즐겁게 먹는 것, 그게 행복”이라고 말한다. 맛과 정성은 물론, 영양까지 챙기는 그의 행복한 밥상, 지금 소개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맛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제철 밥상
우선 그의 요리는 건강하다. 한겨울에도 딸기를 먹는 요즘 같은 세상에, 그는 늘 제철 요리를 고집한다. 가장 맛이 있을 때,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하는 식재료를 꼼꼼히 챙겨 밥상에 올린다. 색다른 식재료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로 새로운 맛을 내는 걸 좋아한다. 재료 자체의 맛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만큼만 간을 한다. 맛과 영양은 말할 것도 없다. “봄에는 봄나물을 주로 먹어요. 특히 좋아하는 건 우엉인데요. 우엉차로 많이 먹는 우엉은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아요. 우엉의 아르기닌 성분이 두뇌활동을 돕고, 철분과 섬유질이 풍부해서 안 먹일 이유가 없어요. 탄닌 성분은 신진대사를 도와 피부에도 좋아요.”
그에게 요리란 그저 ‘자연 그대로를 즐겁게 먹는 것’이란다. 즐겁게 먹기 위해서는 메뉴 결정부터 재료 손질까지 한 가지라도 아이들(중2 딸, 초3 아들)의 손을 거친다. 바쁜 아침식사시간에도 마찬가지다. 늘 함께 준비해서 즐겁게 먹다보니 그의 아이들은 뭐든 잘 먹는다. 새로운 요리에 대한 거부감도 전혀 없다.
“아이들과 소통방법이 요리에요. 평소에 밥은 즐겁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거든요. 식사 시간이 즐거우면 절대 편식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먹기 힘든 건 왜 먹어야 하는지, 어디에 좋은지 자세히 설명을 해줘요. 가끔은 지어내기고 하고요.”(웃음)
맛깔 나는 요리들, ‘역시 엄마 맛이야’
그의 요리는 참 맛깔스럽다. 빛깔고운 채소를 곁들이기 때문인지, 담음새가 좋아서인지, 늘 먹음직스럽다. 아이들도 ‘역시 엄마 맛이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 그가 하는 요리는 주로 봄나물과 메인 요리, 그리고 별식이다. 나물은 요즘 먹으면 좋은 우엉조림과 파래무침, 미나리, 참나물 무침, 청경채김치, 쥬키니 호박볶음, 멸치볶음, 오이소박이, 방풍나물, 콜라비 생채 등을 추천한다.
“나물은 잎의 두께에 따라 데치는 시간이 달라요. 미나리나 쑥갓 같은 건 끓는 물에 넣어서 위, 아래 한번만 뒤집어서 꺼내세요. 끓는 물에 소금을 넣으면 나물색이 선명해져요.”
자신 있는 메인 요리는 채소가 듬뿍 들어가는 월남쌈이나 바싹제육볶음, 닭갈비, 코다리 조림, 오징어 조림, 주꾸미 샤브, 쥬키니 호박 우렁살 조림이다.
“바싹제육볶음은 저만의 공식이 있어요. 직접 만든 매실청과 매실잼을 넣어서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부드럽게 해요. 양념은 고기 100g당 간장 1숟가락(10cc), 설탕 1/2 숟가락, 갖은 양념이 기본이에요. 처음엔 중불로 볶다가 육즙이 나오면 센 불로 하세요.”
별식으로는 까르보나라, 웨지 감자샐러드, 가지 피자스파케티, 유자소스샐러드, 리조또, 밥버거, 간장비빔국수, 다식, 닭봉, 참치 덮밥, 감자당근저, 단 호박전, 김밥, 손칼국수를 만든다. 요즘 자주하는 건 스파게티. 이중에서도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바싹불고기와 나물무침, 그리고 샐러드 소스이다. 샐러드 소스는 기본 오리엔탈부터 들깨소스, 사과소스까지 다양하다.
요리, 이유식 품앗이로 시작되다
그가 요리에 빠진 건 이유식 품앗이를 하면서부터다. 아이 키우는 엄마라 요리는 쭉 해왔지만 그때처럼 정성을 쏟은 건 처음이었다. 직접 만든 요리를 다른 이와 나누며 소통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인터넷 카페 ‘일산아지매’에서 ‘돼지띠’ 모임 ‘엔젤 피그’를 만들었어요. 10명이 이유식을 해서 함께 나눠 먹였는데요. 늘 하는 버섯죽, 소고기죽 말고, 다른 집 이유식 맛보는 재미가 좋았어요. 아이들이 잘 먹어주니까 신나게 새로운 요리에도 도전했어요.”
둘째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롯데백화점 요리실에서 관리 아르바이트를 했다. 갑자기 시간이 남기도 했지만, 요리에 대한 갈증을 어떻게든 풀어보고 싶었다. 옆에서 요리 강사를 도우면서 ‘요리’에 대한 마음은 더 깊어졌다.
2008년엔 아예 작정을 하고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4개 자격증을 1년 동안 한 번에 딸 만큼 열의가 대단했다.
“한식에 가장 관심이 많아요. 재료가 많아서 손질 과정이 오래 걸려도 가장 매력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들로 전혀 색다른 맛을 내보고 싶어요.”
3년 전부터 어린이집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요즘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아동요리 지도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사춘기의 아이들과 함께 요리하면서 작은 즐거움을 만들고 싶어서란다. 먼 훗날에는 한식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그의 이름으로 요리학원을 여는 게 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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