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가 신선하지 않다거나 턱없이 가격이 비싸거나 화학조미료 맛이 강해 외식을 하고 나서 아쉬웠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식사동 위시티로에 문을 연 레스토랑 겸 카페 플랜테이션은 이 모든 불만을 다 잡겠다고 선언했다.
유기농 베이커리와 유럽식 슬로푸드 가정식, 고급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면서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다. 오픈 초라 손해를 감수하고 있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하리라는 것이 송선혜 대표의 믿음이다. 건강한 레스카페로 우직한 걸음을 떼고 있는 플랜테이션을 찾았다.
바리스타가 서빙 하는 이유
브런치 카페 혹은 스테이크 맛집으로 입소문 나기 시작했지만 애초에 플랜테이션의 무게 중심은 커피에 있다. 농장을 뜻하는 플랜테이션을 가게 이름으로 선택한 건 농장에서 방금 수확한 듯 신선한 재료로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건강한 맛을 구현해 내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베이커리도 양식도 좋은 재료로 낼 수 있는 맛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것. 이것이 플랜테이션의 목표다. 가격 효율이 맞지 않은 걸 알면서도 식사 시에 유럽에서 수입한 탄산수를 무료로 제공한다. 모든 빵은 천연효모발효종으로 만들어 재료의 깊은 맛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 가운데서 맛을 조절해주는 것이 바로 커피다.
플랜테이션에서 바리스타가 서빙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맛의 조절을 커피로 잡기 위해서다. 손님에게 제공한 음식의 맛과 향, 간의 정도에 딱 어울리는 커피를 바리스타가 핸드드립해 주기 위해서다.
오로지 맛으로 만족하기를
플랜테이션의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럼에도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두 활기차 보였는데, 이들이 어떤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플랜테이션 직원들은 이미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원하는 인재들이다. 바리스타와 셰프, 파티시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창의적인 메뉴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맛으로 즐거움을 줄까?’를 연구하는 분위기였다. 플랜테이션은 앞으로 300여 개의 메뉴를 만들어 날마다 색다른 요리를 제공하는, 그러면서도 믿고 먹을 수 있는 ‘레스카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직원들은 생계 수단을 위한 일터가 아닌 창조적인 실험의 장이면서 단련의 장소로 플랜테이션을 택했고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천연효모발효종을 사용해 만드는 유기농 빵
플랜테이션의 까다로운 식재료와 조리법 선택은 베이커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백색 밀가루와 백색 설탕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각종 견과류와 곡물의 비중을 높이고 통밀 호밀 쌀눈과 천연 발효종 효모를 사용해 당일 구워낸 빵만을 판매한다. 치아바타나 바게트 통밀빵과 미니식빵,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들어간 식빵들이 주 메뉴다.
빵이 가로가 아닌 세로로 들어가며 케이크 위에 꽃잎을 올리는 포레노아 케이크, 서초동 가로수 길에서 하루 100여개 씩 판매되며 검증 받았다는 당근 케이크 등을 맛보면 플랜테이션 파티시에들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워커힐 호텔 제과팀과 63빌딩 제과 팀 경력의 24년차 유기농 베이커리 장인 송선혜 대표를 비롯해 실력파 파티시에들이 맛을 책임진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귀한 재료로 만들지만 가격 부담 없는 스테이크
플랜테이션의 양식 파트는 트레비, 컬든 헤이리 출신의 14년차 경력 셰프가 유럽 가정식 및 스테이크, 브런치, 코스요리 등을 맡는다. 특히 앵거스 비프 스테이크는 일본의 와규, 프랑스 샤롤레 소고기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소고기로 인정받는 애버딘-앵거스 비프로 요리한다.
보통 앵거스 비프 스테이크는 최하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로 판매되는데 플랜테이션에서는 2만 5000원에 제공한다.
유럽의 가정에서 크리스마스때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먹던 슬로푸드 웰링턴도 플랜테이션에서 맛볼 수 있는 이색 메뉴다. 실제로 유럽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다 온 한 고객은 ‘한국에서 먹어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닌데 반갑다’며 바로 단골이 됐다고.
고급 고기를 사용한 안심 스테이크, 냉동 훈제가 아닌 생 연어로 만드는 연어 스테이크, 1만 원의 브런치 세트, 직접 구운 빠네로 만든 소고기 빠네와 해산물 크림 빠네, 파스타 빠네도 2만 5천 원으로 저렴하다.
원두를 취향에 맞게 로스팅한 80여 종류의 커피, 바롤로 빈티지급 와인, 이탈리아 프리미엄 부티크 맥주인 메나브레아 등 마실 거리도 다양하다. 수제 맥주 및 와인, 수입 맥주 선택의 폭도 넓다.
문의 031-967-2102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