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영문법으로 데카르트 비판하기

지역내일 2016-07-24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수학자로도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미지수 x를 쓰기 시작했고 좌표 평면을 도입했으며 거듭제곱을 표시하는 지수를 처음 고안해냈죠.
데카르트는 꼼꼼하다 못해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식이죠.
“나는 의심병 환자야.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으면 믿지 않겠어.”
“그럼 선생님, 지금 저랑 말하고 있는 것도 못 믿으시겠네요?”
“당연하지. 지금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잖아.”
“그렇더라도 방정식의 근이 5인 건 믿으시죠? 선생님이 방금 푸신 거니까요?”
“그것도 못 믿어. 악마가 내 생각을 조종하고 있는지 어떻게 아니?”
이 정도면... 그런데 바로 이 때, 그에게 깨달음이 있었으니, ‘꿈을 꾸고 있든, 악마의 조종을 받고 있든, 그 때의 나 자신은 의심할 수 없다’는 것.
여기서 그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인데요. 바로 이 순간, 철학만큼 영어도 좋아하는 제가 이의를 제기합니다.
“에이, 선생님...‘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하셔야죠.”
“그게 그거지!”
“아니, 다르죠. ‘너 게임하지?’랑 ‘게임하고 있지?’가 똑같나요?”
그렇죠, ~한다’는 ‘~할 줄 안다’, ‘~하는 본성이나 습관이 있다’는 의미도 되니까요. 하지만 데카르트가 의심할 수 없다고 말한 대상은 어디까지나 의심이나 생각을 ‘하고 있는’ 나였죠. 따라서 데카르트의 명제는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영어로는 ‘I am thinking, therefore I am.’으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be는 ‘있다=존재하다’라는 뜻이고, 형용사(혹은 그 역할을 하는 분사)는 존재의 ‘양태’를 나타내는 말이니 ‘I am thinking.’을 풀어 해석하면 ‘나는 생각하고 있는 양태로 존재한다.’가 됩니다.
영어에서 현재진행형을 현재형으로 슬쩍 바꾸어 놓은 것이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는 명확합니다. 우리가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줄 아는 나’ ‘생각하는 본성이 있는 나’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나’, 무엇이든 ‘하고 있는 나’라는 것이죠.
 ‘나’의 확실성을 ‘생각(하는 능력)’에서 찾고 거기서 모든 논의를 출발했던 데카르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여러분! 의심병 환자 데카르트 선생님도 의심할 수 없었던 것. ‘뭔가를 하고 있을 때의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니 뭐든 열심히 해야겠죠? 


우리들학교 대표교사 강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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