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곤이 아빠의 수제햄]

내 아이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이난숙 리포터 2016-09-24

고양시 주부들의 인기 인터넷 카페인 ‘일산 아지매’에서 ‘승곤이 아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병득씨. ‘백석동 일산병원 맞은 편 동안교회 인근 주택가에서 축산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 유씨는 늦둥이 아들 승곤이를 위해 건강한 햄을 만들었다. 이름 하여 ‘승곤이 아빠의 수제햄’. 내 아이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햄을 직접 만들어 먹이고 싶어 시작한 일이 이제는 일산 주부들 사이에서 건강한 먹거리로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늦게 결혼해 얻은 아들, 좋은 먹거리 먹이고 싶어~
유병득(46)씨는 결혼이 늦어져 이제 6살 난 아들을 두었다. 축산물 가공 전문가로 17년째 유명 호텔에 고품질의 축산물을 납품해온 유씨는 백석동에 축산 아울렛을 열고 일반 소매업도 겸했다고 한다.
“아내가 공무원이라 아무래도 시간이 자유로운 제가 자연스럽게 승곤이를 돌보며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소매업을 하다 보니 항시 문을 열어 놓아야 하고 언제 어느 때 손님이 올지 모르니까 아이를 돌볼 환경이 안 되더군요.” 또 한적한 주택가에 축산 아울렛이 있다 보니 오다가다 슬쩍 들여다보는 이들도 있어 아이가 함께 있기엔 불안하다 싶어 아예 소매업을 접고 이제는 호텔 납품업만 하고 있다는 유씨.
직접 축산물 가공을 하고 납품하는 일인 만큼 겉보기와 달리 백석동 작업장은 웬만한 축산가공시설의 전문적인 기계가 다 갖춰져 있는 곳이다. 유씨는 오랜 경력의 축산가공 전문가로 일하면서 백석동에 자신의 축산가공시설을 갖추는 준비기간 동안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2011년 수제햄을 만드는 노하우를 배웠고 그때부터 아이가 좋아할 만한 햄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축산가공업을 오래 했으니까 햄 모양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진 않았어요. 문제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맛과 식감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많이 연구했지요.” 아들 승곤이를 위한 아빠의 수제 햄은 이렇게 시작됐다.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 목살로 만든 ‘청정팸’ 인기
“평소 시판되는 햄이나 소시지에 대한 문제점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축산가공 전문가다보니 그것이 어떤 고기들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훤히 다 알고 있어서 사실 더 어려웠던 점도 있어요. 우리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죠.”
처음엔 돼지고기 중에서 인기가 많은 부위인 안심과 등심을 사용해봤지만 구이용으로는 좋지만 햄을 만들었을 때 특유의 냄새와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안심과 등심에 비해 지방질이 적고 식감이 좋은 목살을 이용해 햄을 만들어보았다.
“일반적으로 햄이라고 하면 고급이고 소시지는 그보다 한 단계 낫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축산업자들은 햄이나 소시지가 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고기를 쓰느냐, 또 고기의 함량이 몇 퍼센트냐에 따라 달라질 뿐 만드는 방법은 똑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만든 가공육을 햄이라고 통칭합니다.”
처음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에 비해 퍽퍽하고 식감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끈기 없이 부서지는 등 시행착오도 많았다는 유병득씨.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햄의 모양이 갖춰지자 아들 승곤이의 반응도 점점 좋아졌다. 시중에 판매되는 햄을 찾던 승곤이도 ‘엄지 척’ 할 정도로 유명 호텔에 납품하는 고급 햄의 모양이 갖춰져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아이 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승곤이 아빠 표 수제 햄’
승곤이에게 점수를 따자 유병곤씨는 직접 만든 햄을 주부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축산물 아울렛을 찾은 손님들도 시식을 한 후 반응이 좋은 것도 힘이 되었다. 하지만 딱히 알릴 방법을 찾지 못하던 차 우연히 인터넷 카페 ‘일산 아지매’에 홍보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됐고 ‘승곤이 아빠’라는 닉네임으로 수제 햄을 선보였다.
“‘일산 아지매’가 주부들만 활동하는 카페다 보니 남자가 가입해서 활동하는 것이 처음엔 어떨까 망설여지더라고요. 닉네임도 그래서 고민을 좀 했죠.(웃음) 여자로 위장해 볼까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나중에 알려져 곤란해지는 것보다 아예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승곤이 아빠라고 밝혔죠.”
처음엔 호기심으로 댓글을 달아주던 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이제는 아빠가 직접 만든 햄에 대한 반응이 좋아 찾는 이가 많다. ‘승곤이 아빠’의 수제 햄은 기존 햄의 식감과는 다르다. 햄보다는 훈제고기의 식감으로 처음엔 낯설어하던 이들도 한두 번 먹을 때마다 그의 수제 햄에 빠져들게 된다. 승곤이 아빠가 만드는 것은 갈지 않고 고급 목살 그대로 만든 햄 ‘숙성고기 스테이크’와 ‘고추 파스트라미’ 등이다. 고추 파스트라미는 햄 겉면에 풋고추와 흑임자갈아 붙인 승곤이 아빠의 창작품(?)으로 개운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좋아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맛도 좋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것은 인정을 받았지만 가격이 일반 햄보다 비쌀 수밖에 없어서 아직은 단골 위주로 대부분 고정고객입니다. 고기 600g을 사용해도 햄으로 만들어지면 2/3정도로 줄어들게 되니 처음엔 비싸다는 반응이 당연하지요. 제 수제 햄을 사간 주부를 다시 만나면 맛이 어떠냐고 꼭 물어봐요. 그러면 아이들이 맛있다고 좋아 하네요 라는 대답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비싸고 좋은 건 자신이 먹지 않고 아이들만 먹인다는 것이죠. 그럴 땐 제가 좀 더 저렴하게 좋은 햄을 만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햄을 전파하고 싶어 요즘은 주부들이 운영하는 프리마켓에 참여하기도 한다. 승곤이 아빠의 ‘청정팸’은 밴드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카톡 아이디 free2010, 네이버밴드 http://band.us/@1004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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