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어릴 적 엄마가 손수 만들어 주셨던 칼국수 생각이 난다. 모양은 삐뚤빼뚤 해도 면발이 탱글탱글 쫄깃한 것이 제 맛이었던 손칼국수. 일산시장에 가면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칼국수를 비롯해 각종 국수를 직접 뽑아 판매하는 곳이 있다. ‘부여 옛날국수집’(대표 김준수·김미연)에 들러 국수 쇼핑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면 뽑아
감칠맛 나는 잔치국수? 매콤 달콤 비빔국수? 아니면 얼큰한 손칼국수 한 그릇. 국수만큼 대중적인 요리가 또 있을까. 육수, 고명 모두 중요하지만 면 요리의 생명은 뭐니 뭐니 해도 면발이다. 공장에서 찍어 내듯 만들어 낸 국수로는 왠지 아쉽다. 그럴 땐 일산지역에서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국수를 만들어 판매하는 ‘부여 옛날 국수집’(대표 김준수·김미연)을 찾아가 보자.
문 연지 14년 된 이 가게 앞 진열대에는 형형색색의 국수 뭉치들이 가득해 손님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백년초와 단호박, 쑥, 메밀 등 천연가루로 예쁘게 색깔을 낸 소면, 중면이 이 가게 대표 제품. 방금 썬 손칼국수와 정성들여 손으로 빚은 만두피 그리고 가락국수 면, 자장면 면, 쌀국수, 메밀 면까지 면으로 말하자면 없는 게 없다.
그날 만들어 판매하는 시스템이라 제조 시 방부제를 넣지 않아 제품의 신선도도 높다. 옛날 방앗간처럼 가게 안에 기계를 설치해 거의 매일 새로운 면을 뽑아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 “맛있는 국수를 만드는 데 기본은 밀가루의 질이지요. 저희는 최고급 제품을 사용합니다. 아침에 나와 직접 반죽을 하고 치대어 이 기계에 넣고 면을 뽑아냅니다.” 김준수씨가 만드는 국수는 일산지역에서 제법 맛있다고 소문이 나있다.
“국수 제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건조입니다. 잘못 말리면 푸석푸석하고 맛이 없어요.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맛있는 국수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열쇠죠. 잠시도 신경을 놓을 수가 없답니다.” 가게 한켠에 빨래처럼 가지런히 늘어뜨려져 있는 수만 가닥의 국수 옆에는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서너 대의 선풍기가 눈길을 끈다.
“공장에서 나오는 국수는 히터 등을 사용해 물리적으로 단기간에 말려 그 맛이 덜할 수밖에 없죠. 저희는 블라인드와 선풍기 등을 사용해 적절한 습도 찾기에 최선을 다 한답니다”라며 김씨는 말한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소면인데 3,300~8,800원까지 사이즈별로 가격 차이가 있다. 조금 더 면발이 굵은 중면도 가격은 똑같다. 손칼국수는 2인분 2,000원, 5인분 4,000원이다. 생우동 2인분(400g)은 2,000원이고 만두피(50장)는 작은 사이즈 3,000원, 중간 사이즈 3,500원이다.
국수를 더 맛있게 만들어 먹는 팁을 물어보자 김씨는 “제일 중요한 건 끓인 물에서 국수를 건져 내자마자 바로 찬물 또는 얼음물에 헹궈내는 일이죠”라고 말한다. 현재 일산지역에서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국수를 제조하고 있는 김씨는 “옛날엔 동네 하나씩 국수 공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조 방식이 어려워 사람들이 하려 하지 않습니다.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도 많이 아쉽죠”라고 말한다. 그래도 이곳은 국수 맛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위치 일산 서구 일청로 18 (일산 시장 내)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 오후 8시
문의 031-976-5808
김유경 리포터 moraga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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